역사와 충절의 고장 영월. 단종의 한이 서린 영월에 기차를 타고 4년만에 다시 왔습니다.
영월역 앞에는 다슬기 식당이 많습니다. 아침식사로 다슬기 해장국을 주문하여 먹었습니다. 벽에는 그동안 다녀간 사람들의 후기가 가득한데 애즈산이 들어간 이 식당의 맛은 별로네요.
오늘의 첫 방문지 동강변에 우뚝 솟은 봉래산(802m)을 영월대교를 건너며 바라 보았습니다.
봉래산 오름길에 만나는 (구)KBS 영월방송국을 리모델링한 영월 라디오스타 박물관. 18년전 상영되었던 '라디오스타' 촬영지입니다.
출입구에는 옛날 라디오의 조형물이 있고..
박물관내의 카페의 모습도 아날로그 라디오처럼 만들어져 정겹고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많은 감동을 주었던 안성기, 박중훈 주연의 2006년 코미디 장르의 영월을 배경으로 한 영화 '라디오 스타'. 학무님이 좋아하시는
'비와 당신' 이란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둘이 재회하는 모습에 눈물도 찔끔 나왔었지요.
'라디오 스타' 박물관 광장에서 남쪽을 바라보니 계족산이 보입니다.
봉래산 들머리입니다.
오전의 오늘 날씨는 무척 초여름처럼 뜨겁습니다. 그리고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데크 계단길도 몇차례 나오고..
쉼터가 있어서 헐떡이던 숨을 고르며 잠시 쉬어 갑니다.
봉래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끈질기게 오름길이 이어져 다리를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상을 앞두고 출입금지의 금줄이 있어 맨붕이 왔습니다. 일단 펜스를 넘어 통과합니다.
봉래산에서 바라 본 영월시가.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 되어 흐르는데 강이 있어 더욱 아름답습니다.
좌측으로 계족산이 보이고..우측은 태화산입니다.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입니다. 영화 '라디오 스타' 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이 이곳에서 안드로메다 성운과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정감있게 나누는 대화장면과 영월 시내의 밤풍경이 생각나 그리웠습니다.
봉래산 정상에 있는 행글라이더장입니다. 이 곳이 바로 그 봉래산입니다. 단종의 복위가 실패하여 성삼문이 고문끝에 형장에 끌려가면서 읊은 시가 생각납니다. ..봉래산 제일봉에 낙낙장송 되었다가..
봉래산에서 하산하여 청령포 가는 길에 영월부 관아를 잠시 둘러 보았습니다.
영월관아의 우측에 관풍헌이 있습니다. 관풍헌은 동헌 건물로 지방 수령들이 공사를 처리하던 곳입니다.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에 홍수가 나서 단종이 머물다 이곳에서 17세의 나이로 사사되었습니다. 우측이 조금전 오른 봉래산입니다.
영월관아를 탐방한후 단종이 귀양을 온 청령포에 왔습니다. 청령포는 3면이 강이고 뒤에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서강을 건너 청령포로 들어왔습니다. 상왕이었던 단종이 계유정난 이후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유배되었던 애절한 청령포입니다. 춘원 이광수의 역사소설을 극화한 어린시절에 보았던 옛날 영화 이예춘과 허장강 주연의 '단종애사' 가 기억이 납니다.
어소에서의 재현한 단종의 모습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단종은 장인과 숙부 금성대군의 죽음 소식을 듣고 슬픔을 못이겨 목을 매고 자살을 했다고 하는데..당시 역사의 정황이나 기록을 볼때 타살에 의한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구중궁궐의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단종에게는 청령포의 어소 생활공간이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하며 견디기 어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청령포 뒷산인 육육봉과 노산대 사이에 있는 돌탑으로 망향탑이라 합니다. 한양을 그리워 하며 단종이 돌을 쌓았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헤어진 정순왕후를 그리워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단종은 어린 나이에 숙부 세조에게 죽음을 당했으나, 정순왕후는 81세까지 장수하며 살았다니, 통한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열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망향탑에서 바라 본 서강입니다. 영월 동쪽의 동강과 합을 이루어 남한강이 되어 충주로 흐릅니다.
노산대입니다. 역시 유배생활때 이 바위에 올라 강건너 멀리 한양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 하며 깊은 시름에 잠겼던 곳이라 전해집니다.
청령포 탐방을 마치고 걸어서 장릉을 가면서 바라 본 영월의 관문. 바위에 조각물을 만들었는데 그럴 듯합니다.
청령포에서 장릉까지는 약 2.5km 정도.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건강한 투다리로 갑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영월의 발산인데 봉래산 옆에 있는 산입니다. 발산의 좌측 산기슭 아래에 장릉이 있습니다.
영화 '라디오 스타' 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이 장기 투숙하며 생활했던 청령포 모텔입니다. 정면에는 봉래산과 별마로 천문대가 보입니다.
장릉으로 걸어가다보니 우측으로 계족산도 보입니다.
장릉에 올랐습니다. 조선시대 커다란 왕릉과 달리 묘역이 소박하고 검소합니다.
이곳은 제향을 지내는 정자각입니다. 부대 시설은 모두 장릉 아래에 있습니다.
정자각으로 들어오는 홍살문과 신도.
장릉에 있는 우물 영천입니다. 아마도 제사를 지낼때 이곳 우물을 이용했을 겁니다.
영월 호장 엄홍도 정여각. 단종이 죽은 후 강물에 버려지자, 목숨을 걸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고 암장하여 후대에 충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장릉내의 엄홍도의 사당입니다. 노산군은 사후 240여년이 지나 숙종때 단종으로 묘호를 얻었습니다.
장릉을 탐방하고 버스를 타고 영월 시내로 나갑니다. 영월시내-청령포-장릉을 연결하는 버스 노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더운 날씨에 이동하느라 불편하였습니다.
예정했던 산행과 관광을 마치고 여유있게 영월역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다슬기 순두부찌개입니다. 이번에 들른 식당은 정갈한 밑밭찬에 맛도 역대급으로 훌륭하였습니다.
영월역에서 바라 본 발산(좌)과 봉래산(우)
영월역에서 17:40 청량리행 열차에 탑승합니다. 봉래산, 관풍헌, 청령포, 장릉..시간에 쫒기어 마음은 많이 바빴지만 오랫만에 영월 관광을 예정대로 마쳐서 마음이 므흣합니다.
첫댓글 영화도 대박 났지만 ..박중훈이 직접 불렀던 비와당신도 깨나 인기 있었던 같아요.^^
산행과관광 일타이피 행복한 나들이 하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애즈산님^^ 제가 좋아하는 노래도 기억해주셔서 고맙구요, 그노래가 좋아 영월을 자주 오가고 있어
영월역, 비와당신 박물관,봉래산, 관풍헌 등 낯익은곳을 잘봤습니다.
봉래산정상에 패러글라이딩활공장이 있어 등산로를 막았나 봅니다.짧은 시간에 더운날씨에 청령포, 장릉까지 도보로 이동하느라 수고하셨네요
영월군에 청룡포, 장릉, 관풍헌 등 관광셔틀버스 운행하라고 민원넣어야겠네요 ㅎㅎ
학무 올림
봉래산 정상은 3년간 등산로가 폐쇄되었습니다. 정상부위는 굉음을 내며 공사중이었는데..아마도 라디오스타 박물관에서 정상까지 운행되는 모노레일 공사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살고픈 영월, 아름다운 청정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