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출 3위 화장품 5년마다 화장품 안전관리 강화
과학연구자 기술창업 촉진, 석탄발전 폐지지역 지원
범죄수익 은닉재산 추적 몰수하는 환수 규정 강화
국회 본회의에서 K-뷰티 산업 경쟁력 강화와 범죄수익 환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지역산업 위기 대응, 연구자 기술창업 촉진 등을 위한 법안이 통과되면서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회복,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사진 위로부터 권향엽,유상범,황정아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이 대표발의한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안전관리와 규제 지원, 국제협력을 체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5년마다 화장품 안전관리와 규제 지원, 국제협력 등을 위한 ‘화장품관리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관련 정책을 협의·조정하기 위한 ‘화장품관리협의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2024년 102억 달러로 세계 3위를 기록했으며, 화장품은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국내 중소기업 수출품목 1위를 이어가는 등 K-뷰티의 세계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화장품 정책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관세청 등 여러 부처와 연계돼 있어 중장기적인 정책 조정과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범죄수익 환수를 강화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됐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이 대표발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대안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가해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거나 범인이 사망 또는 해외 도피 등으로 기소할 수 없는 경우에도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명령을 통해 범죄수익을 선제적으로 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범죄자가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에게 재산을 무상 또는 헐값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는 경우에도 해당 재산을 추적해 몰수할 수 있도록 환수 규정을 강화했다.
그동안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가해자 특정이 어렵거나 주범이 해외로 도피하면 범죄수익을 확인하고도 환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유죄판결을 전제로 했던 기존 범죄수익 몰수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유상범 의원은 “범죄로는 단 1원의 이득도 얻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며 “중대 범죄의 돈줄을 완벽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와 노동자 지원 근거도 확대됐다.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이 대표발의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안」은 발전소 폐지로 인한 고용 위기와 지역경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법안 심사 과정에서 폐지지역의 범위를 발전소가 위치한 시·군·구에만 한정하지 않고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의 생활권인 인접지역까지 포함하도록 해 사천시 등 실질적인 생활권·경제권을 공유하는 지역도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하동화력발전소가 위치한 하동군뿐 아니라 삼천포화력발전소와 생활·경제권을 공유해 온 사천시도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
법 시행에 따라 발전소 폐지지역을 대상으로 노동자 고용 안정과 대체산업 육성, 자금 지원, 지역 활성화 사업 등 종합적인 국가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천호 의원은 “석탄화력발전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를 보전하고 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며 지역 발전과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역산업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제도도 보완됐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대표발의한 「지역 산업위기 대응 및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은 재석 197명 가운데 찬성 196명, 기권 1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산업위기가 악화된 경우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에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마련하고, 특별지역 지정 만료 이후에도 필요한 후속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산업위기지역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관계부처가 협조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했다.
이는 선제지역에서 위기가 심화되더라도 특별지역으로 전환할 절차가 없어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문제와 특별지역 지정 종료 이후 후속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철강산업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광양시를 2년간 선제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어 이번 개정으로 지역산업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한층 신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향엽 의원은 “중국발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국발 관세폭탄으로 지역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지역 산업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지역경제가 위기를 딛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 성과를 창업과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연구자 딥테크 창업 촉진법’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의 기술이전과 창업, 사업화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법 개정안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연구자들은 기관 보유 기술을 이전받거나 해당 기술을 활용해 창업한 기업에 노무·조언·자문 등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거나,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직무 관련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해당 기업의 직위에 취임하는 것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 등이 연구자들의 기술이전과 창업, 후속 사업화 참여를 제약해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이 실제 산업과 시장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연구성과의 기술이전과 사업화가 활성화되고 혁신기업과 신산업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정아 의원은 “연구자의 창업과 기술사업화의 길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연구실의 우수한 기술이 실제 경제와 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연구성과가 기술과 혁신기업, 새로운 산업으로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들은 각각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범죄수익 환수의 실효성 제고,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의 경제·고용 충격 완화, 지역산업 위기 대응력 강화, 국가 연구성과의 사업화 촉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산업과 지역, 연구개발 분야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이현동 전문기자, 상하수도기술사,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