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들...테마 발생시기나 내용 예측 어려워 주가 상승기에도 손실위험"
최근 AD모터스의 상장폐지로 이명박 정권의 정책테마주로 꼽히던 전기차 관련주가 증시에서 모두 사라지면서 테마주 투자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서도 증시에서 테마주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선이 끝난지 한달이 지났지만, 대선 테마주들은 이상 급등하고 있고, 새로운 테마주들도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테마주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특정 재료와 관련해 주가가 동반 등락하는 하나의 군(群)을 말한다. 과거에도 시장에서는 기업 특성, 산업 경기, 정부 정책 등과 관련된 테마주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 등장한 정치테마주는 특정 정치인과의 인맥 또는 정책관련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 형성된 테마주다. 단기간 내에 큰 매매차익을 원하는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집중 매매함에 따라 주가의 등락이 매우 심한 것이 특징이다.
◇알고도 '기대감'에 투자한다···테마주
A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테마주라고 분류된 종목 분석을 맡으면 난감하다"며 "이상급등이나 이상급락 현상에 대해 정상적인 분석이 어렵고 투자기대 심리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이 연구원은 이어 "테마주라고 분류된 것들 중 대부분이 양호한 매출이나 영업실적을 내지 않는다는 걸 알고도 투자심리에 기대 몰리는 수요가 많다"며 "피해손실을 막으려면 최소한 관련사업 부문에 매출이 나오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토부 업무 보고에서 관련부처에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사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하다 3~5일만에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재무제표가 좋아지거나 차입금이 감소하는 등의 실질적인 개선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급등에 그쳤다고 해석했다. 즉 해당업체에서 실질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테마주의 상승현상은 지속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손해보는 투자자 대부분은 개미
테마주 투자의 끝은 참혹하다. 특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방을 노리고 테마주에 올라탔던 개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정연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150개 정치테마주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21조1000억원에서 41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24조 3000억원으로 최고가 대비 17조3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테마주의 최근 1년 6개월간 주가변동폭은 평균 302.3%에 달했다. 금감원은 테마주 주가급등락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금감원이 조사한 35개 테마주의 주가 흐름과 거래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195만여 계좌 에서 총 1조5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 계좌의 99.9%가 개인투자자 소유였다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테마의 발생시기와 내용 예측이 어렵고 그에 따른 주가 변동에도 대처가 어려워 주가 상승기에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실체없는 허상에 불과한 고위험 테마주를 투자기회로 오인하지 말고 우량주 위주의 건전한 투자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