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주에 한 번쯤은 꼭 도서관에 다녀오는 편인데, 아예 도서관들이 폐쇄되었더군요! 이런 코로나18.. .아니 19!
그런데 책을 그토록 좋아하고 즐겨 읽었으면서도, 정작 제게 더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은 파이널판타지6 이었습니다.
재미있고, 또 재미있고, 너무 재미있고... 게다가 감동적이기 까지 하며, 그래픽은 끝내주고, 음악은 한 편의 예술이었습니다.
게다가 게임 자체도 어렵지 않게 디자인 되었습니다. 노력하면 양손 검에 2x4 = 8단 히트를 날리며, 보스를 쓸어버릴 수도 있었죠.
그래서 슈퍼패미컴으로 갈아탄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MD로는 제법 많은 작품을 접했기도 했고요 ^-^;;;)
게임의 히로인 중 한 명인 티나는 2부 세계에서 자신의 작은 공동체로 만족하며, 싸움을 회피하는데,
(사실 이 방식에 대해서는 그게 좋은 가치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스퀘어는 가차 없었습니다. "그렇게 싸움에서 회피해서는, 너가 원하는 것을 지킬 수 없다고."
그런 말들은 제게 오래도록 힘을 주었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저는 몸이 매우 약했고, 정규교육도 초등학교가 끝인 사람이라... 사회에서 적응할 가능성이 낮았음에도,
일자리를 얻게 되면, 꾸준히 일을 하는 방향으로, 종종 성실하다는 평을 얻어왔습니다.
이것을 파판6 식으로 해석하자면, 지금 힘들다고 그만둬서는, 네가 원하는 게임을 지를 수 없다고!
어쨌든 일을 열심히 해서, 한 달에 한 번은 가챠를 돌릴 만큼의 여유는 가지려고 하는 중입니다 (+_+...
성의 왕으로 나오는 에드가의 각종 기계도 참 재밌었습니다. 보우건, 드릴, 회전톱 등등...
음악이 끝내주는 쉐도우는 또 얼마나 신기했는데요. 수리검을 던지고, 어둠에 휩싸인 과거... 악몽...
그럼에도 사람은 살아가야 한다는 거에요. 어두운 과거를 가져도, 그것도 어쩔 수 없지. 오늘부터 힘내자 인거에요.
카이엔과 마열차는 매우 인상적이지요. 가족을 잃고도 살아가야 한다는 삶.
그래요. 파판6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상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쓰자면, 나같이 부족함이 있는 인간, 결함이 있는 인간 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이기에, 버려지지 않으며, 오히려 할 수 있는 일들 앞에 마주 서야 한다고 훌륭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파이널판타지는 10대 때 한 번 클리어 했고, 30대 때 안드로이드판을 한글로 클리어 했는데,
50대 때도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지, 한 번 더 클리어 해보고 싶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클립스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만엔이 결코 아깝지 않는 명작이었습니다.
아 또 생각이 납니다.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이야기도 있었네요.
하지만 그것도 결국 그만두게 되었지요.
왜들 그런 걸까요? 소소한 행복에 안주하고, 만족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진짜 소명이 있다면, 그것에 정면으로 마주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상에 공헌하는 일.
잘못된 세계를 바꾸어 가는 일.
자신의 출신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전하는 것.
.
도전은 괴로운 일입니다. 저는 어제 처음으로 뱅드림 28레벨 리 버스 데이 라는 곡을 클리어 했습니다.
좋아하는 곡이지만, 너무 어려운 곡이었고, 뱅드림 시작한 후, 2년이 넘어서야 첫 클리어를 달성했지요.
데일 카네기가 언급한 바를 빌린다면,
이 세상에서 중요한 것들 대부분은 희망이 전혀 없어 보일 때에도
꾸준히 노력한 사람들에 의해 성취되었다. 입니다.
물론, 뱅드림 28곡이 이 세계에 중요한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꾸준히 노력하면 무엇이든간에 서서히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카페도 힘낼 것입니다. 자유게시판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명작 이야기도 언제든지 남겨주세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함께 길을 가기 때문에, 먼 걸음 조차도 매일이 즐겁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고맙습니다.
- 2020. 02. 24. 오랜만에 FF6 OST를 들으면서. 시북.
첫댓글 90년대에는 그런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뭐랄까, 시장 공기가 달라진다랄까요? 각종 게임잡지에 도배가 되고 하다못해 공략기자들 조차 공략기사를 쓰는 것 이전에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 거리고 매장도 하나같이 흥분 상태가 되고 그렇게해서 게임을 손에 넣고 처음 패드를 잡았을 때 손이 부들부들 떨리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 게임 잡고 처음 오프닝 올라가는 장면 본 분들은 하나 같이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엔딩을 보게 되었을 때, 이 게임 엔딩을 위해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를 넘어서, '이 게임을 플레이 하길 참 잘했다.'라는 감정에 다다르게 되더군요.
장인정신이 게임에도 발휘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파판의 도트 그래픽은 정말 아름다웠고요...
저도 파판6 정말 재밌게 했죠. 엔딩에 흐르던 기나긴 메들리(?) 형식의 음악들도 참 멋졌던. 게임 비기로 에드가 기계를 장비로 장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는데^^
하하... 엔딩 장면 멋있었죠. 볼륨 너무 크게 틀어서 아부지한테 한 소리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