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중 “어용 지식인 유시민보다 나훈아가 소크라테스에 가까웠다”
김승현 기자
입력 2020.10.02 11:53
윤평중 한신대 정치철학과 교수가 최근 방송에서 각각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언급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가수 나훈아씨에 대해 “우리는 장안의 지가를 올린 자칭 지식인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한 예인(藝人)이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공연하고 있는 가수 나훈아. /KBS
윤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크라테스 소환하기~나훈아와 유시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두 유명인이 한가위 명절에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며 이같이 썼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에서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생방송에서 자신의 히트곡들과 함께 지난 8월 발매한 신곡 ‘테스형’을 불렀다. 나훈아는 이 노래에서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으로 지칭하면서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세월은 또 왜 저래’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등의 가사를 담았다.
같은날 유시민 이사장도 소크라테스를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에 비유했다 논란이 인 것에 대해"(나의) 계몽군주 (발언)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비판하는) 분들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2500년 전에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비판한 이들을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아테네 시민들에 비유한 것이다.
/윤평중 교수 페이스북
◇"소크라테스와 나훈아, 당당한 정신에 단단한 몸"
윤 교수는 글에서 “소크라테스는 가난과 세속적 평가에 전혀 구애받지 않았고, 세번 보병으로 참전한 전쟁에서 아군이 세가 불리해 후퇴할 때도 동료들을 추스려 가장 늦게 물러난 담대한 인간이었다”며 “소크라테스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의 재판과 죽음의 풍경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군중에게 영합하지 않았으며 죽음으로써 지행일치라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훈아씨는 노래에 삶을 바친 장인이자 자유인으로 보인다. 권력이나 돈 앞에서도 당당하다. 그만큼 성공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세상에 성공했다고 다 그같이 의연한 건 아니다”라며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른 게 난 아주 맘에 들었다. 소크라테스도 크지 않은 키에 평범한 용모(추남이라고 평한 기록도 있다)이지만 나훈아 같이 당당한 정신에 단단한 몸과 체력을 과시했다”고 했다.
◇"소크라테스, 어용 지식인과 달리 권력 아부 경멸, 오직 진리 추구에만 관심"
윤 교수는 또한 “어용 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씨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권력에 대한 아부를 경멸했고 오직 진리추구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이게 권력획득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웅변술(궤변)을 돈을 받고 가르쳤던 소피스트들과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차별화하는 결정적 지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결사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 지식인이 스스로를 슬쩍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모습이라니”라며 유 이사장을 비판했다.
윤 교수는 끝으로 “유시민 씨는 ‘김정은 계몽군주설'을 옹호하면서 자기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죄라며 동료 시민들의 무식과 무지를 개탄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든 아테네 시민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며 “우리는 장안의 지가를 올린 자칭 지식인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한 예인(藝人)이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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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신드롬
나훈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