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뭐 이리 내라는 자료가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무슨 자료를 개조식으로 정리해서 주말까지 보내달라고 하네요.
개조식이라...
느낌에 우리말은 아닌 것 같은데...
개조식이 아니면 서술식일텐데
서술식도 사전에 없을 것 같고...
오늘은 개조식을 좀 뜯어볼게요.
개조(個條)는 "낱낱의 조목을 세는 단위."라는 뜻의 의존명사로
12개조로 이루어진 회칙처럼 씁니다.
이 개조에
어떤 방식을 뜻하는 '-식(式)'을 붙여 개조식이라고 쓰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개조식은
"조목조목 쓰는 방식" 또는 "조목이나 조항을 나누어 쓰는 방식"정도의 뜻이 되겠죠.
또, 짧게 끊어서 중요한 요점이나 단어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개조식은 일본어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정확한 근거를 대지는 못하겠네요.
아마 사회에서는 별로 쓰지 않는데,
권위를 좋아하는 공무원들만 쓰는 낱말일 겁니다.
이런 것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제 딴에는 유식과 권위를 뽐내려고 쓰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기의 무식을 드러낼뿐입니다.
하루빨리 학자들이 모여서 개조식을 다듬어서 좋은 우리말로 고쳐야할 겁니다.
저라면......
서술식은 풀어쓰기로,
개조식은 끊어쓰기로 바꾸고 싶네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5년 전만 해도
IC나 인터체인지라는 말을 많이 썼습니다.
그때 '나들목'이라고 쓰는 사람은 아마 욕 좀 들었을 겁니다.
"너는 그러면, 비행기는 날틀이고, 이화여자대학교는 배꽃계집큰서당이라고 하냐? 세상을 너 혼자 사냐?"라는 말로 핀잔을 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들목이라고 쓰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느낍니다.
이렇게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깨끗한 우리말을 찾아내야 합니다.
한꺼번에 다 바꿀 수는 없기에 조금씩 조금씩 시나브로 다듬어 나가야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사전에 따라 개조식과 서술식이 올라있는 것도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빠삭하다]
저도 십여 년 전에는 컴퓨터 잘 다룬다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은 어디 가서 컴퓨터 'ㅋ'자도 못 꺼냅니다.
도저히 못 따라가겠더군요.
어제 한 후배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컴퓨터에 대해 빠삭합니다.
특히 프로그램 분야는 따라갈 사람이 없죠.
요즘 그 친구가 애가 없어서 고생이 많은데,
다음 주에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합니다.
다음 주에 듣게 될 그 친구의 '시험관 임신 성공' 소식을 기대하면서
오늘은 '빠삭하다'를 소개드릴게요.
'빠삭하다'의 뜻은 다 아시죠?
어떤 일에 대해 아주 잘 알거나, 통달한 것을 말합니다.
왠지 사투리 같죠?
'빠삭'에는,
"가랑잎이나 마른 검불 따위의 잘 마른 물건을 가볍게 밟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는 뜻이 있고,
'빠삭하다'에는,
1. 어떤 일을 자세히 알고 있어서 그 일에 대하여 환하다. 그는 컴퓨터에 빠삭하다. 이분은 자동차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꿰고 있다. 대중가요는 빠삭한 모양이야.
2. 조금 빳빳하다. 만져보니 빠삭한 새 돈이야. 돌이는 빠삭하게 생긴 종이에 글씨를 쓴다.
라는 뜻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