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대기소에서
젖은 장작이 검은 연기를 뿜는다.
‘타 닥!’ 천공에 불 총을 쏜다.
새벽, 근로자 대기소는 삼삼오오 몰려온 중 노년 인생이
이대로만 있을 수 없어 쏘아 올리는 불티천국.
사랑하는 가족을 위하여 이든
혼자만의 생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든
곁에 쌓아둔 폐기물 장작더미처럼
자신을 태워 황혼에 불꽃 되려 대기 중이다.
초초한 기다림을 끊으려는 듯 담배를 태우고
한 조각씩 떼어주는 오징어 다리를 힘껏 물어뜯으며
질기게 살아온 한평생 인생의 맛을 되새김질 하고 있다.
팔려가는 사람, 남는 사람.
결국 쓸모없는 재만 누적되었다.
또다시 내일을 기약하는 근로자 대기소의 축축한 장작인생들은
먼저 타는 불쏘시개로 팔려가고픈 희망으로 마른 손을 비벼대는 기도를 올린다.
*이전 개업을 했으니 가게 문이라도 일찍 열어두려고 나섰다.
근로자 대기소 앞을 지나노라면 허름한 옷차림에 황혼들을 본다.
가끔은 젊은 사람도 끼어있었지만 그는 어울리지 못하는 망설임으로
오가는 사람 눈치를 보며 먼~불을 쬐고 있었다.
먼저 팔려가는 사람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근로자 대기소의 새벽풍경.......
돌아오는 길에 아무도 없으면 ‘모두다 일터로 떠났구나!’하며 내 발걸음이 즐겁지만
허름한 노인장이 쓸쓸히 서 계실 땐 마음이 아팠다.
2006년 4월 첫날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