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8. 토요일. 경기도 동두천시 마차산 588.4m
동두천에서 소요산과 마주보고 있는 마차산은 그 높이가 587m인 소요산과 거의 같고 쌍벽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 작년에 소요산에 다녀오면서 마차산도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 다녀오게 되었다.
전철 1호선 종점인 소요산역에 내리니 주말을 이용한 등산객들이 수백 명 출구로 나가는데 전부 좌회전해서 소요산 쪽으로 가고 우측 도로를 따라 마차산으로 가는 사람은 유일하게 나 혼자였다. 잘 알려진 산에 경관도 더 좋은 산으로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을 보았다.
마차산으로 가는 길은 소요초등학교 앞을 지나 소망기도원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산을 오르면서 이정표를 많이 보았는데 모두 소망기도원을 기점으로 표시하고 있었고, 기도원을 지나면서 정상을 향한 갈림길이 여러 번 있었다. 나는 약수터가 있는 약수계곡길로 해서 능선 길로 올랐다. 가장 멀리 능선을 빙 돌면서 오르는 길이었다.
조금 오른 후 평평한 능선을 따라가다가 다시 오른 후 평평한 길로 가기를 몇 차례 반복하며 걸었다. 멀리 가는 길이지만 흙길로 가기가 좋았다. 마침 선선한 바람도 불어 주었기에 숲길을 가는 것이 즐거웠다. 집에 와서 저녁 뉴스시간에 오늘 하루도 더운 날씨였다고 하면서 동두천이 30.7도로 가장 더웠다는 소식에 접하니, 나는 가장 온도가 높은 곳을 찾아갔지만 숲에서 선선함을 맛보면서 지낸 것을 알 수 있었다.
밤골재와 댕댕이고개를 지나 정상에 올랐다. 댕댕이고개에는 포크래인이 한 대 올라와 있었고 무슨 작업을 하다가 쉬고 있는 것 같았다. 댕댕이고개에서 건너편에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는 골재를 채취하는지 산이 많이 깍인 곳이 있고 작업하는 요란한 소리들로 온산이 소음공해를 입고 있었다.
정상은 큰 바위로 되어 있고 나무가 없어 햇빛만 밝게 비추어 더운 날씨에 오래 머무를 수 없고 바로 옆 숲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동두천시를 비롯한 주변 전망은 환했다.
하산은 동두천역이 있는 방향으로 했다. 암능이 있어 다소 험한 길이었고 급경사로 내려오는 부분들이 있고 평평한 길이 거의 없이 계속 내려오는 길이어서 그 쪽으로 오른다면 많이 힘들 것 같았다. 그리심기도원을 지나 동두천역으로 갈 수 있었다. 약 4시간 정도 걸었다. 정상 부근에서 몇 사람 만나기도 했지만 거의 혼자서 온 산을 독차지하고 걸어 다닌 산행이었다. 걷기 좋은 산이었지만 볼만한 경치가 별로 없어서일까 바로 옆 소요산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사람들이 없는 것을 보고 유명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심리의 한 면을 실감한 하루이기도 했다.
마차산에 유일한 약수터.
마차산에 두 종류의 꽃이 많았다.
댕댕이고개에 올라와 있는 포크래인과 작업장.
댕댕이고개에서 내려다보이는 오른쪽 산등성이 골재 채취장으로 산이 많이 훼손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군사시설이 산에 드문드문 있다.
댕댕이고개 쪽에서 올라 늦은고개 쪽으로 하산했다.
마차선 정상에서의 조망.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만난 첫 이정표. 동두천역 방향을 가르쳐 준 곳은 여기 한 곳 뿐이었다.
하산길에 만난 마지막 삼거리에서 잠시 생각하다가 그리심기도원 방향으로 내려왔다. 잘 선택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