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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꾼의 근육질-대둔산 글/사진: 이종원
나는 대둔산과는 인연이 없다. 몇 년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해질 무렵이라 발길을 돌려야 했고, 작년에 찾았을 때는 안개 때문에 쇠줄만 더듬고 왔다. 이번에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도 산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 찾지 않겠노라고 산에 엄포를 놓았다. 대전쯤 지났을까 주변에 안개가 깔려있어 '이번에도 대둔산은 날 반기지 않는구나.' 그냥 포기했다. 되돌아 갈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먼발치에서 애인을 보는 심정에 이치재에 올라섰다. 산마루에 오르자 안개는 귀신 같이 없어지고 씨름꾼의 단단한 근육질의 자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 그어진 스카이 라인에 넋이 빠져라 바라보며 감탄사만 내 밷는다.
한산, 행주와 더불어 임란 3대첩 중에 하나인 이치대첩 유허비가 고개 마루에 있다. 적의 시신이 수 십리나 이어져 있었다. 아마 이 전투에서 패했다면 전주가 무너졌을 것이다.
추부IC-17번 국도-복수-진산-이치 순으로 오면 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발길이 바빠졌다. 1년중 대둔산에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계절이 가을인데 아침 일찍 서둘러 케이블카를 타지 못하면 마냥 줄을 서야 한다. 10시쯤 되니 다행히 기다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기다리면서 운주의 명물인 연시감을 6개나 사 입에 털어 넣었다. 왠지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귀에 잘 닿지 않는 삭도(케이블카)에 올라 맨 앞에 창문을 열어 제치고 카메라를 올려두었다.(왕복 5천5백원 6분 간격 운행) 올라가는 그 짧은 6분 동안 스쳐지나가는 대둔산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야 한다.
편안한 이기를 거부한 채 산을 오르는 노인은 진정한 산꾼이었다. 저 분이 부럽건만 그래도 난 편안한 삭도가 좋다. 힘을 비축했다가 더 좋은 것을 보면 더 이득인데.... 산에 와서도 손가락으로 셈을 하는 내가 한심스럽다. 어쨋튼 대둔산은 내게 제대로 걸렸다. 기가 막힌 단풍이 산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경을 보여주기위해 그동안 몸을 감추었나보다. 협곡을 따라 비단폭을 늘어 놓은 듯하다. 눈도 마음도 붉은색으로 요동친다. 가뭄에 말라 비틀어진 단풍을 볼 때마다 늘 가슴아팠는데 가끔 이런 풍경을 만나니 기분이 좋아지낟. 그래야 내년에도 오색단풍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 카메라를 들이대고 요란한 셔터소리를 냈어도 별로 건진 사진이 없다. 이 장엄을 담아야한다는 욕심에 의욕이 앞서고 그러다보니 여유마저 없어지고 셔터수만 남발하게 된다. "한심한 놈"-주몽에 자주 나오는 대사다. 케이블카 착륙장이 기가 막힌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렇게 편하게 왔건만 자연을 망치는 흉물덩어리라고 손가락질 한다. 참 인간의 마음은 알 수 없다. '내려갈 때 걸어가나 보자.'
가을날 대둔산에서는 사방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멋진 경치가 보장된다. 동쪽으로는 금산군 진산면이다. 이치대첩에 승리를 이끈 권율장군을 보는 듯하다. 단풍은 피로 물든 적의 시신이라고 표현하면 너무나 잔인할까?
육각정에서 장쾌함을 맛보고 계단을 타고 오르면 대둔산의 명물인 금강구름다리가 나온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데 그 양쪽 절벽의 높이가 무려 81m다. 폭 1m, 길이 50m의 다리위에서 까마득한 아래까지 볼 수 있도록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데 바닥을 보고 걸으면 오금이 저려온다.
짓굳은 사람이 다리마져 흔든다면 여기 저기서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중간에 앉아 울어 버리는 사람, 괴성을 지르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다리를 건너고 있다. 현기증이 나서 가지 못하는 사람은 아래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구름다리는 입석대와 임금바위를 잇는다.
다리를 건너면 기막힌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좌측이 정상인 마천대이고 우측이 왕관바위다.
금강구름다리에서 200m쯤 더 오르면 127계단의 삼선다리가 나온다. 100여 미터는 족히 되는 직각 절벽에 70도 급경사 다리가 이어져 있다. 심장 약한 사람은 쳐다보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난간에 손을 대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땀이 절로 난다. 뒤의 멋진 풍경을 구경하자니 겁이 덜컹나고 밑을 보자니 까마득한 절벽이고, 앞사람 엉덩이를 보자니 뒤로 넘어 갈 것 같고, 눈을 감을 수도 없고 ....뜰 수 도 없고 진퇴양난이라. ^^
하늘로 향한 출입구다.
내가 저기를 올라왔네. 내 뒤에 아줌마들은 모두 도로 내려갔다. 이 아줌마들의 고함소리 때문에 더 공포감에 떨어야 한다. 저 멀리 금강구름다리가 보인다.
힘들게 올라간 만큼 그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울쑥불쑥 솟아난 기암절봉이 눈을 시원스레 만들어준다. 우람한 장사의 어깨살을 보는 듯하다.
칠성봉, 장군봉등 멋진 암봉이 솟구쳐 올라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옆을 봐도 좋고, 아래를 내려봐도 좋고 위를 봐도 좋다. 바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자연이 만들어낸 조각품에 흠뻑 빠져들었다.
구름이 정면으로 떠다닌다.
단풍 좋고.....지긋지긋한 급경사의 바윗길을 따라 올라가면 능선이 나온다. 우축으로 가면 서해바다가 보인다는 낙조대가 나오고 좌측으로 가면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가 나온다.
마천대 정상의 탑이름이 개척탑이다. 힘겨운 세파와 싸우다 마음의 안식을 찾으려고 이곳을 찾았는데 또다시 개척을 해야하는 불쌍한 민초들....좀 더 고상하고 부드러운 이름이었으면 더욱 좋으련만....
이곳의 풍경이 죽인다. 서쪽으로는 논산시 벌곡면, 남으로는 완주군 운주면, 북과 동으로는 금산군 진산면이 산을 둘러싸고 있다. 보기만 해도 까마득한 절벽에 사람이 올라섰다.
발아래 내려다본 풍경도 기가 막히다. 맹렬한 기세로 스크럼을 짜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내가 저 바위길을 따라 올라왔다. 기특한지고..
지금은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몰려 오고 있다. 아침 일찍 산을 찾지 않으면 인파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
하산 할 때 본 대둔산.
비단속에 떨어질 것 같은 케이블카.
단풍과 산
단풍의 세계로 풍덩
112년 전 청일전쟁에 승리란 일본군은 경복궁을 점령하고 국권을 침탈하자 논밭에서 농사만을 지었던 농사꾼들이 오직 구국의 일면으로 농기구를 들고 전북 삼례로 달려갔다. 1894년 전라 좌, 우도에서 모인 10만여명의 온민군은 죽창으로 무장을 하고 서울로 진군하였다. 왜군을 몰아내고 부정부패한 관리를 혁파하고 나라를 세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적의 가공한 화력에 무릎을 꿇게 된다. 패한 농민군은 논산을 거쳐 전주로 후퇴를 거듭할 때 최공우가 이끄는 1천명의 농민들은 이 곳 대둔산에 들어가 험준한 지형을 이용하여 일본군의 공격에 맞서 필사적인 항전을 계속하였다. 주력부대가 태인전투에서 참패하고 해산되고,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었어도 그들은 항복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항전하다가 장렬하게 순국하였다. 1천명에서 마지막 25명이 남았고 그들은 장렬하게 싸우다고 죽고 만다. 접주 김석순은 1살된 딸을 안고 150m 절벽에서 자결하고 만다. 피를 토하며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산화한 영령들이여. 바위산이 장사들의 근육질처럼 보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산촌전주식당 공기 좋은 대둔산 자락에서 키운 산채로 만든 요리다. 비빔밥(6천원)을 시키면 덤으로 파전도 내온다. 말을 잘하면 동동주까지 서비스로 .....나물의 향기가 짙다. 산채정식 12,000원, 버섯전골 30,000원, 산채비빔밥 6원원, 더덕구이 20,000원, 동동주 대둔산에서 내려오면서 제일 첫집 063-263-9358
(노래;안치환의 사랑하게 되면) |
첫댓글 와장관입니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곳이 많군요........남편은 매주 휴일이면 대둔산으로 인명구조 출동을 자주 나갑니다...전주에 있어도 대둔산이 관할이라고 하더군요..이렇게 멋진곳이라서 사람들이 많이 오나봐요...오늘도 휴일인데...
삼일 동안의 여정 마치시고 무사히 안착하셨네요. 아직은 리포트 제출이 남으셨겠지만 마음이 조금은 홀가분 해 지시리라 믿습니다. 내일 주일....아직은 몸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늦잠좀 푹 주무시고 몸 추스리신 담에 정수와 성수랑 함께하는 행복한 휴일 되시길....
우와....멋지네여. 수고 많으셨고,,, 몸이 좋지 않다더니 괘안나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아름다운 모습 잘 봤습니다... 단풍이 멋 지네요...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등산했던 옛 추억이 생각 납니다... 그때는 케이블 카가 없어서 한참 걸어 올라갔는데....
우~~~~~~~~~~와 멋있다.....처녀적에 가 보고 이즉 못 만났는디....
두 주 전에 대둔산을 다녀왔는데 사람에 치여 죽을뻔한 기억만 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새롭고 멋지네요 같은 산을 다녀왔건만 시선은 어찌 이리 달랐던건지~
언제 가보나...에휴~~
대둔사 볼때마다 멋진곳~~~언젠가는 꼭 가봐야지 벼르고 있슴
대둔산 참으로 아름답네요....철개단 아주실은디 참으로 많은것같네요...
지두 어제 강천산 가서 무서운 철계단이랑다리 건넜어요..
말로만 듣던 대둔산의 절경, 덕분에 눈호사 잘하고 갑니다. 언제나 이런데 가보나....
대둔산 언제나가볼까나? 지금막 출발하고싶네요...
너무나 멋집니다. 비가 와서 쬐끔 우울모드였는데 가슴이 확~~~ 풀리네요. 항상 좋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모놀식구들과 같이 가볼날이 오겠지요? 항상 모두 건강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끈내주네요!!! 끝내준다구요!!! 끈내줘요!! 모놀대장 파이팅!!!!!!!
대단하네요... 좋은 글,정보 감사합니다... 스크랩좀 해가겠읍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멋져요. 꼭 가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멋진 사진으로 가을 대둔산 다녀왔네요..ㅎㅎ 정말 장관입니다...바위와 고운단풍..//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곳도 장관이지만 논산 수락리에서 오르는 계곡또한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더군요...담엔 그쪽으로도 한번 올라 보시죠...중국 무협 영화에서 본직한 그런 인상이었답니다..(나만의 생각인지 모르지만요..ㅎㅎ)
아! 멋지네요 , 철계단 만 보는데도 아찔합니다. 멋집니다.. 언젠가는 가보겠지요??
약 30년전에 한번 가보았는데.지금 사진을 보노라니...
언제나 내 가슴을 설레게하는 경관이네요 언제나 가보나 늘 마음속에만있네요...
대장님! 수요일날 저도 대둔산에 갔다왔는데요,아주 죽는줄 알았네요. 다시 사진을 보니 무서운 구름다리 철계단이 떠오르네요.... 단풍은 아주 끝네주더라구요.....
아~~~~감탄사가 절로 나오 내여~~~참 아름 다운 곳입니다~~
요로코롬 멋진곳을 갈수만 있다면....요번 주일에 댕겨올랍니다~~ 초장부터 겁나요~~흐미~~
대장님 말씀 대로 단풍속에 풍덩 몸을 던져 버리고 싶네요 넘~ 아름답다
3년전 가을에 다녀오긴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구름다리만 건너봤지요!! 더이상 가보지 못한 마천루까지의 고운 풍경, 이아침에 담고 가네요. 내년 가을엔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열정도 가져보면서..아름다운 풍경 감사합니다
늘감사합니다....단풍이환상이네요...
대둔산 관광 덕분에 잘했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환상입니다. 빠른 시일내에 한번 가도록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정말 잘 보았읍니다.
작년 금강 구름다리 까지 가면서 삼선계단을 못올라 보아 못내 아쉬웠는데 대장님 의 노고로 앉아서 이렇게 다시 보게되니 정말 종군요!아름다운 단풍 감상 잘 했습니다 !노고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