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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물푸레 동면기
이여원(李如苑)
물푸레나무 찰랑거리듯 비스듬히 서 있다 양손에 실타래를 감고 다시 물소리로 풀고 있다 얼음 언 물에 들어 겨울을 나는 물푸레 생각에 잠긴 척 바위 밑 씨앗들이 졸졸 여물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얼룩무늬 수피가 물에 닿으면 물은 파랗게 불을 켰었다 바람은 지나가는 분량이어서 몸 안에 들인 적 없고 팔목을 좌우로 흔들어 멀리 쫓아 보냈었다 손마디가 뭉툭한 나무는 실을 푸느라 팔이 아프다 나무의 생채기에 서표(書標)를 꽂아두고 녹아 흐르는 물소리를 꽂아두고 말린다 푸른 잎들은 물속 돌 밑에 들어 있고 겨울 동안 잎맥이 생길 것이다 추위가 가득 엉켜 있는 물가, 작은 샛길이 마을 쪽으로 얼어 미끄럽다 빈 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들 모두 봄이 오는 방향 쪽으로 비스듬 마중을 나가 있다 날짜를 세는 가지는 문맹(文盲)이다 개울이 키우고 있는 것이 물푸레인지 물푸레가 키우고 있는 것이 개울인지 알 수 없지만 나뭇잎 하나 얼음 위로 소금쟁이처럼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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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여원씨 신춘문예 입상을 축하합니다. 늘 좋은 시로 문운이 더욱 있기를 기원합니다. 건강 속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여원씨께 거듭 축하의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덕분에 우리 회원님들과 함께 유쾌하고 멋진 여행 잘하고 왔습니다.
그날의 생생한 모습과 좋은 글을 정성껏 올려 주신 조규철시인께 감사드립니다.
박시인 님!
모든 뒷처리를 다 맞아 하신 시인님이 진짜 수고 많으셨지요.
준비된 대로 덜렁거리며 따라만 가서 많이 죄송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꾸벅~ ^ ^*
멋지세요...ㅎ..축하사절단으로 문화원 식구들도 보이네요...많이 많이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짝짝짝!!! 함께하신 분들의 우정도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