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의 사전적 정의는 ‘네가 죽을 날이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이다.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덧없이 허비하지 말라는 경고로 쓰인다.
간혹 은퇴한 옛 직장 동료들의 부음을 접할 때 마다 아 나도 다람쥐 쳇바퀴를 돌리듯 판에 박힌 생활을 하다 소리 없이 세상을 뜨겠구나 하는 허무감에 빠지곤 한다.
우리말 살리기 겨레모임의 공동대표인 김수업 교수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삶을 아는 것’또는 ‘삶을 아는 목숨’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논거를 살펴보면:
“‘사람’ 이란 ‘살다’와 ‘알다’라는 두 낱말이 함께 어우러져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싶다. 맞춤법으로 말하자면 ‘살다’의 줄기 ‘살’에다가 ‘알다’의 줄기 ‘알’을 이름꼴 ‘앎’으로 바꾸어서 붙인 것으로 보고 싶다. 그러니까 맞춤법으로 보면 ‘살+앎’이라 하겠으나 뜻으로 보면 ‘삶+앎’으로 알아야 하겠다.”
‘삶을 아는 목숨’이 사람이라고 하지만 사람마다 삶의 의미와 방향은 다를 수 있다. 먼저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하기 위해 삶의 길에 관한 견해를 알파벳 순서로 간단히 살펴보고자한다.
Arthur Michael Niemann(1) Charles R. Swindoll(2)
(미국 인력자원경영 컨설턴트) (미국신학자, 목회자)
Attitude (긍정적 태도) Attitude(긍정적 태도)
Belief (믿음) Belief(믿음)
Courage(용기) Capacity(능력)
Discipline(기강) Determination(굳센 결의)
Enthusiasm(열정) Enthusiasm(열정)
Note: (1) The ABCs of Achievement in Sport, Business & Life 중에서
편의상 A-E 가지만 발췌.
(2) Living Above The Level of Mediocrity 중에서
개인의 성공을 하느님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기독교국가에서 믿음의 힘을 절대시하는 종교적 관점은 누구에게나 불변이다. 그 외에 긍정적인 태도와 뜨거운 열정도 빼놓을 수 없는 훌륭한 삶의 공통덕목이다.
한국에서도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직장과 개인의 정체성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도 그 시대 사람이라 직장을 은퇴한 후 한때 삶이 곤두박질 쳐 혼미한 적이 있었다.
직장을 떠난 후 성장과 발전이 멈추고 갑자기 무명씨가 된 조기퇴직자들이나 은퇴자들은 자포자기의 심리적 암흑기를 경험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도 방황과 자기 학대의 질곡에서 벗어나 다시 삶의 길로 들어오게 된다.
읽는 분들에게 생각의 실마리를 끌어내는데 도움이 되고자 필자가 생각한 삶의 길 ABC를 정리해 보았다.
A Appreciation(감사-의식적 노력 없이 심장이 온전하게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 할 일이다. 금주에 감사할 유사한 성격의 목록을 만들어 보자.)
B Behavior(이름에 합당한 처신-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장관은 장관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하고
어머니는 어머니다워야 하고 딸은 딸답게 처신해야 삶의 문화유산이 계승된다.)
C Commitment(몰입-몰입을 통하여 일의 성과를 도모하고 일상의 지루함을 몰아 낼 수 있
다. 일상이 지루 할수록 인생은 반대로 짧아진다.)
D Dream(꿈-희망이 있는 사람은 내일 죽을 운명이지만 단식을 감내 할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희망은 삶의 건전한 활력소 이다. 내일 친구들과 등산 약속도 소박한 희망의 원천이 될 수 있다.)
E Empathy(공감대 형성- 타인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사랑의 다리를 구축하면 오는 정, 가는 정을 나눌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인생 백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퇴자들도 건강한 몸으로 세상에 발을 붙이고 30년-40년은 더 살 수 있다. 사람은 “삶을 아는 목숨”을 뜻한다. 은퇴자들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현실을 인정하고 오늘을 충실하게 살면서 더욱 매력적인 내일을 추구하는 꿈을 꿔 보자! 잘살아 낸 삶의 경험이 많을수록 죽음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내가 꾸준히 삶의 길을 가고 있는 한 정신적인 풍요로움에 한걸음이라도 가까이 다가 갈수 있다는 사실은 가진 것이 많지 않은 평범한 사람에게 크나큰 위안이다. 삶의 길에서 지루함이 반란을 일으키면 삶속에서 죽음 현상이 순식간에 엄습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시인 지아코모 레오파르디(1798-1837)는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서 ‘죽을 지경의 지루함 보다는 차라리 고통과 아픔이 더 달갑겠다고’ 호소했다.
은퇴자들도 마치 현직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으로 스스로 과제를 만들어 자기계발을 계속하며 삶의 길을 지키는 한 삶속의 죽음 현상은 발을 붙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간 저의 주말 편지를 읽어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 다시 돌아 올 가합니다.
저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하여 2012 마지막분기/ 2013년 전반기 에는 한 달에 한번 정도 비정기적으로 글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그간 보내 주신 격려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Life passes like a flash of lightning
인생은 번개의 섬광 같이 지나가는 구나
Whose blaze barely lasts long enough to see.
번개의 불꽃을 채 볼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사라지는 구나
While the earth and the sky stand still forever
땅과 하늘은 그 자리에서 영구불변 인 반면
How swiftly changing time flies across man’s face.
변하는 시간은 사람의 면전을 스치면서 재빨리 지나가는 구나
O you who sit over your full cup and do not drink,
아 넘치는 잔을 마시지 않고 부여잡고 앉은 당신은
Tell me, for whom are you still waiting?
아직도 누구를 기다리는 지 말 좀 해 주게!
Hermann Hesse, Klingsor’s Last Summer중에서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클링소의 마지막 여름 중에서
오랜 가뭄 끝에 주말에 반가운 비소식이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잘 나 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끝”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늘 격려를 주시는 정 동기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