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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경애의 시와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시와사랑
<꽃보다 남자>에 열광하는 아이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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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딸도 <꽃보다 남자>를 볼 때는 얼굴에 빛이 나고 목소리가 한 옥타브 더 높아져 기분 좋은 목소리다. 심지어는 얼마 안 되는 용돈으로 F4의 사진들을 사 와서 자기 방에 장식해 놓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선생님께 주는 선물이라며 구준표(이민호역) 사진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 마음이 예뻐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 드라마가 도대체 무슨 드라마인가 싶어 보게 되었다. 첫 느낌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하며 내용도 어딘가 어색하고 억지스럽고 아이들에게 끼칠 영향력까지 생각하면서 보게 된다. 어쩌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4회를 연속 보게 되었다. 평소와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고 그저 함께 동감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아이들은 함박웃음이다. 결국, 나는 저녁에 어이없이 생머리가 아파서 두통약을 먹어야 했지만 말이다.
<꽃보다 남자>는 일본의 ‘가미오 요코’의 만화 36권으로 만들어진 것이 원작이다. 일본과 대만에서는 드라마와 에니메이션으로도 나와 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일본 만화가 다시 한국판 <꽃보다 남자>로 제작된 것이다. 평소 만화에 관심이 없어서 만화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아이들의 시선이 고정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허세와 사치에 찌든 온실 속 화초 집단속에서 최고봉으로 군림하는 초부유층 자제 F4들에게 레드카드를 받게 되면 학교생활이 어려워진다. 금잔디는 F4에게 레드카드를 받게 되고 집단 따돌림(왕따)의 대상이 된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 초등학교들은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이기에 집단 따돌림의 모습이 선망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이야기 진행이 구준표가 조금씩 변하면서 금잔디에게 마음이 쏠려 친해지게 되지만 문제는 계속된다. 고등학생인 구준표와 금잔디의 키스 장면을 아이들과 보면서 조금 민망했다.
그렇다면 함께 보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어떤 아이들은 <꽃보다 남자>를 못 보게 하는 엄마가 밉다고까지 얘기했다. 24회로 진행예정인 이 드라마가 벌써 14회가 방영이 되어 중반을 지나 시청률이 11회 때는 31.8%가 넘었다. 인기층들도 초등학생뿐만이 아닌 중, 고생은 물론이고 장년층에 이르기까지라고 한다.
<꽃보다 남자>는 의류 쇼핑몰 등 광고계에서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고 F4따라잡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돈이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 있는 것들의 대해서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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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