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의 민속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민속놀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대체로 전국적으로 널리 전승되는 놀이가 행해진다. 집단적인 놀이로는 두레놀이·장치기·줄다리기와 정월대보름의 세시놀이인 달집짓기놀이·비녀돌리기 등을 들 수 있다. 두레놀이는 마을 장정들이 농사철에 풍물을 치면서 농사일에 흥을 돋우는 놀이이지만 시가 도시화되면서 농사를 짓는 가구가 많지 않아 동제(洞祭)나 특별한 마을 행사가 있을 때만 농악놀이로 행해진다. 장치기는 나무공이를 둥글게 깎아 이것을 작대기로 쳐서 상대편 문에 집어넣는 놀이로 지금은 행해지지 않으며, 줄다리기 또한 세시놀이로 보다는 체육대회의 놀이로만 남아 있다. 달집짓기놀이는 정월 대보름날 밤에 높은 산마루에 올라가 달집을 짓고 달맞이를 하는 놀이로 이 또한 현재는 행해지지 않는다. 달집은 마을에 있는 모든 집에서 짚을 조금씩 얻어다가 쌓아서 오두막집처럼 만드는 것으로, 이 달집을 지어놓고 기다리다가 달이 떠오르면 즉시 달집에 불을 붙이고는 온 마을 사람들이 활활 타는 그 주변을 빙빙 돌면서 풍물을 치며 놀았다.
다음으로 비녀돌리기는 정초나 한가위에 젊은 부녀자들이 모여 둥그렇게 둘러앉고는 술래가 그 둘레를 돌다가 어느 한 사람의 뒤에 비녀를 놓으면 그 사람이 술래가 되어 다시 둘레를 한 바퀴 돌기 전에 비녀를 찾아 술래를 잡으러 따라가는 놀이로, 오늘날의 수건돌리기와 같은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다. 한편, 개인놀이로는 어른의 경우 씨름·엿치기·돈치기·고누·골패·화투·그네·널뛰기 등이 있으며, 아이들의 놀이로는 숨바꼭질·말타기·공기놀이·다리세기·딱지치기·말이어가기·땅뺏기·달랑개비돌리기·연날리기·제기차기·팽이치기 등을 들 수 있다. 이 시에서는 본래 한강 이남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화랭이패 세습무에 의해 주도되는 도당굿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현재의 동제에서는 이러한 면모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6·25 이전에는 화랭이패들이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 사이에 마을을 돌아다니며 우물고사도 하고 각 집에 고사를 지내주기도 했다는 노인의 증언이 있고, 군포와 거리상 멀지 않은 과천 찬우물에 화랭이패 세습무였던 임상문 일가가 살았던 것으로 보아 화랭이패에 의한 도당굿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불확실한 사실이고, 현재 군포에서는 4곳 정도의 마을에서 동제가 유교식으로 조촐하게 치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행해지고 있는 동제로는 산본동 수리산 산신제를 비롯해 당말 당동 도당제, 피곡동 느티울 산신제, 삼성마을 도당제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수리산 산신제는 일제 때 일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이 일대에서 가장 오래 된 당제로 전해 온다. 이 산신제는 일 년에 두 차례 지내는데, 제일은 제를 지내기 3∼4일 전에 초하루나 초이틀 중 택일하며, 혹 마을에 부정한 일이 생기면 다음 달로 연기한다.
제의장소는 원래 제당 없이 나무와 바위를 신체(神體)로 모셔 제를 올렸다고 하지만, 현재는 수리봉·태을봉의 기와로 지붕을 한 당집이나, 태을봉 옆 갓모봉에 있는 작은 당에 제를 올린다. 당주는 생기복덕하고 부정이 없는 사람으로 제의 사흘 전에 결정하며, 조라술을 올리기 전까지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또한 당주집 앞에는 부정한 것을 물리치고자 황토흙을 깔아둔다. 축관과 봉준(奉尊) 등 제관 2명은 제일 바로 전날 선정된다. 제물로는 아직까지도 소를 통째로 잡아 사용하며, 과일, 떡시루 3개 등이 진설된다. 제의과정은 큰당에서 먼저 산신제를 지내고 작은당에서 간단히 제를 올리는 형태이다. 큰당에서는 ①강신 및 참신 ②독축 ③헌작(단작) ④대동소지 및 개별소지 ⑤철상의 순으로 제가 진행되며, 큰당의 제를 마친 후 제관을 비롯한 몇 사람만이 작은당으로 옮겨 간단히 제를 올린다.
제의에 사용되는 비용은 산축회나 애양회의 계(契) 공동기금으로 쓰고는 행사 후 지출액만큼 돈으로 추렴해 걷는 방식이다. 군포 지역 여타 마을의 동제도 대체로 수리산 산신제와 대동소이하다.
2024-05-02 작성자 청해명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