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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링후기· 경험담… 스크랩 [세일링후기] 09/8/19: 동해안 항해 제5일-양포항>부산수영만
이일병(cool2848) 추천 0 조회 260 09.09.02 15:47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이다.

4시반에 일어나서 찬물에 대강 샤워를 하고나서 모텔에서 잘 자고 있을 선원을 깨웠다.

아침 먹을 것 사서 빨리 오면서 출항신고 하고 오라고.

 

조금 있으니 거의 먹을 것을 못사온 선원이 그래도 출항신고는 했다고 한다.

약간 준비하고 6시4분전 출항이다.

빠아앙~~~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첫날은 40분후 다음은 약간 늦고 드디어 마지막 날은 예정 시각보다 오히려 약간 이르게 떠날 수 있게 됐다.^^

 

양포항 방파제 위로 떠오르는 동해의 태양.

 

해무 낀 아침 바다.

 

해류가 쎄서 부이와 표식대가 저리 기울어지고 물꼬리가 보인다.

 

파고 0.5미터, 바람은 남풍 (흐미 또 우리가 가는 방향이네...), 해무로 가시거리 약 3마일.

그래서 결국 대부분을 엔진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너무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중간에 울산항 근처에서 범주를 시도했으나 1시간 반 동안 동쪽과 남서서로 가다 보니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

바람도 바람이지만 해류가 급하게 우리 거슬러 흐른다.

브이들이 우리가 가는 반대방향으로 45도 이상 기울어져 있다.

엔진을 걸어도 3노트 이상 나오지를 않는다.

 

울산만 근처의 묘박한 대형 화물선들. 

 

결국 한시간마다 연료량을 연료탱크에 막대기로 찍어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다섯 시간 해보니 아직 연료가 많아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다 보니 고리 원자력발전소 앞까지 지나왔다.

 

 

기장 앞바다부터는 다시 어망/부이들이 많이 나타난다.

저녁이 되고 목적지에 가까워지니 저절로 연안에서 멀리 네비게이션 라인대로 가던 배가 연안에 가까이 붙은 것이다.

이렇다가 점점 외곽으로 나가는데, 기특하게도 선원이 플래쉬를 들고 자진해서 보우맨으로 선두에 가서 어두워진 바다 위에서 부이를 살피고 있다.

기특하기도...ㅎㅎ

그런데 오른쪽에 뭐 잇다고 해서 왼족으로 돌았는데 내눈에 붉은 오랜지 색갈의 부이가 몇개 보인다.

그래서 왼쪽에 부이를 외치며 오른쪽으로 도는데, 결국 마지막 부이와 다음 것 사이로 배가 들어가는 것 같다.

 

툭!

엔진이 꺼졌다.

걸렸다!!!

에고에고.

문제 없는 날이 없네...

둘이서 바로 전에 달맞이언덕이라고 생각되는 불밝은 언덕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무사히 도착하나면서 불안반 안도반의 얘기를 나눈 것이 한시간도 되지 않는데...

 

 

09/8/19 22시10분

위치: 북위 35도 09분, 동경 129도 13분.

부산시 기장군 시랑리 용궁사 동남 0.5마일 해상이다.

위는 나중에 사고를 처리한 해경 송정출장소(051-704-0719)에서 확인한 내용이다.

 

시랑리 마을에서 바라본 사고 지역: 사진 가운데 멀리 보이는 산에 있는 곳이 유명한 해동 용궁사.

 

해동 용궁사 대웅전이 남동으로 앉았다고 하니, 대웅전 앞에 바다를 향해 찍은 이 앞바다 0.5마일(0.9킬로미터 정도)에서 저녁에 사고가 난 것이다. (신심이 부족해서 이런가???)

 

구조신고를 하니, 우선 큰 해경경비정이 근처에 와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근처에서 지키고 있다.

또, 다이버를 수배하여 나와 통화해서 가격을 의논하게 한다.

그리고 다이버를 태운 송정출장소의 해경 작은 배가 어망, 정확히는 미역 양식장이 많은 사고 현장에 출동했다.

물론 이 사이에 입항 예정지인 부산수영만의 신당출장소와 통화 및 해경본부(?)와의 위치 확인, 큰 경비정과의 통신, 송정출장소와 통화, 다이버와의 가격에 대한 통화 등등 전화로 둘의 전화가 바뻤다.

 

일단 양식장 주인이 와서 보는 데서 다이버가 들어가 보조줄을 묶은 후에 스크루에 걸린 로프를 자른다.

그런 후에 단단히 물린 앞 앵커를 풀기 위해 나는 선수에 가서 앵커를 올리기 위해 정신이 없고 선원보러 배를 전진, 후진시키라고 외치는 중에 말도 없이 다이버가 물에 다시 들어가 스크루에 걸린 로프를 제거하다가 손이 다칠 뻔 했다.

죽을 뻔 했다고 소리소리치는 다이버에게 나는 궁시렁거리는 선원을 제치고 사과를 되풀이해야 햇다.

결국 나중에 돈을 더 줘야 햇다...

이런 상황에서 빨리 올리라는 앵커를 올리지 못하자 앵커를 자르는 상황이 발생햇다.

모든 쇠사슬을 다 내리니 맨 마지막 배에 묶인 1미터 정도가 밧줄로 연결되어 있다.

팽팽하게 늘어진 그 밧줄 부위에 칼을 가져다 대니, 축하며 쉽게 밧줄이 잘리고 나는 내 주 앵커와 안녕을 고해야 햇다.

  

광안대교와 해운대비치, 그리고 달맞이언덕. 휴우~

 

그리고 흐르는 배에서 엔진을 다시 켜고 우리는 큰 경비정의 안내를 받으며 수영만으로 돌아왔다.

경비정은 완전히 연안에서 5마일 정도로 나가서 해운대 앞바다 멀리까지 가서 직각으로 되는 방향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다른 일이 생겼다며 우리가 입항하는데 문제없음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피곤해서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선원을 재촉해서 배를 수영만 입구에서 여러번의 원형과 8자로 기다리면서 펜더를 배의 우현에 적절한 높이에 걸게한 후에 내가 배를 어떻게 댈 것인지를 설명하고 배를 대고 정지하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되풀이 설명햇다.

이제 더 이상의 문제는 겪고 싶지 않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의외로 문제없이 잘 배를 대고, 우리는 밤 12시반 정도에 안착햇다.

일단 신당출장소에 전화로 입항신고를 하고.

배가 서자마자 선원은 자기 짐을 챙겨 배에서 내린다.

나는 배를 정리하며 아직 30분은 더 정리해야 한다고 경고햇다.

배의 계루줄 8개를 다 다시 매고 대강 정리하고.

선상의 먹던 것과 쓰던 안전 장비등을 대강 정리하고.

비미니도 대강 다시 붙히고.

무전기 등을 다시 챠져크래들에 앉히고.

쓰래기 봉투를 내고.

대강 묶은 돛은 정리하지 못하고 돛카버도 씌우지 못하고 물청소는 물론 못햇다.

기다리는 선원이 않되어 1시가 넘어서 숙소로 돌아왓다.

 

이후 며칠은 이사고와 저사고로 인해 부른 다이버와 수리공에게 돈을 이체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를 입은 어민과 보상협의를 해야한다.

 

그런데 선원은 라면과 후루룩면을 꺼내서 기적기적 라면을 끓인다.

그리고 둘이는 처음으로 오늘 정식 식사(라고 할 수 있나?)를 한다.

일어나서 21시간만이다.

물론 나는 그 사이에 과자와 점심으로 우유와 오곡 등으로 대강 먹었다.

그러나, 선원은 거의 먹지못했다.

그래도 잘 먹어야 일도 잘 한다.

잘 먹지 못하면, 일도 못한다...힌트, 힌트.^^

 

샤워하고 잠이 한참 들은 새벽 6시를 조금 넘은 시간, 내 휴대폰이 울린다.

일어나서 받으니 포항 해군 (레이다 기지?)이란다.

다시 동해안에 올 예정이냐고 알고 싶단다...ㅎㅎㅎ

이젠 해군도 걱정한다.

나와 바라밀다의 안전을.

고맙기도 해라.

내 답은 "당분간 절대 동해안에 갈 예정이 없습니다."였다.

그리고 다시 잤다.

후우~

여긴 육지다, 그리고 나는 안전하다.^^

더 이상 사고는 없다.

 

<레슨>

(1) 김선장에 따르면 야간에 보우맨이 플래쉬를 켜는 것은 오히려 부분만을 보고 전체를 잘 못볼 수 있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어둠에 적응된 눈으로 전체를 보고,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플래쉬를 켜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2) 다시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점은 우리나라에서나 모르는 곳에서는 항해노선만 따라가면 안전하다.

특히, 연안 5마일 밖에서 항해를 유지하면 양식장이나 어망에 걸리 경우가 없다.

(3) 어망이나 양식장 로프에 걸리는 경우, 재빨리 엔진을 중립으로 놓으므로 걸림을 막을 수 있다.

(4) 일본배들처럼 로프 끊는 긴 장대에 달린 톱을 준비하여 로프에 걸리면 보조줄을 잘 묶은 후에 자르는 방법이 좋다. (물론 나중에 연락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5) 연료는 항해의 모든 경로를 기주로 해도 충분한 경우가 엔진 사용을 평균으로 계획하여 모자랄 수가 있는 경우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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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9.02 16:27

    첫댓글 이일병님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역시 쎄일링이란 준비한 만큼, 그리고 아는 만큼 안전 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무사 항해를 축하 드립니다.

  • 작성자 09.09.03 09:07

    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으니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이죠. 너무 비싸게 배우는 것 같습니다만...

  • 09.09.03 09:38

    고생 많이 하셨네요,,,,, 이러면서 많은 경험을 축적 시키는것 같습니다,,,,

  • 작성자 09.09.03 15:04

    오랫만입니다. 여수에서는 만나서도 별로 얘기할 기회가 없었네요. 될 수 있고, 마음이 편하다면 작년에 못가고 돌아왔던 을릉도를 가보고 싶었지만, 아직 제 능력이 이정도네요. 내년쯤이면 연안을 벗어나 울릉도를 갈 수 있겠지 희망해봅니다.^^

  • 09.09.04 11:43

    바다에서 훌륭한 요트인의로서 거듭나기 위한 좋은 경험을 많이 겪느라고 고생이 많았습니다. 바다에서 나가 겪는 모든 경험은 살아있는 교육이고 살아있는 경험을 많이 겪을 수록 더욱 훌륭한 요트인이 된답니다.

  • 작성자 09.09.04 12:39

    네, 그런 생각으로 자주는 못되지만 아주 가끔이라도 탈 수 있도록 나름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요트에 않되는 기계들이 제 마음을 불안하게 하네요... 그렇다고 다 고치는 것도 시간이 너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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