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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문화·교육 통합복지실천
조사결과 노인복지센터 다음으로 마을에 필요한 것은 공부방이었다.
“농촌 특성상 넉넉지 못한 조손가정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야학을 생각했습니다. 교회식당을 공부방으로 이용했고, 목사님은 교장을 맡아주셨어요. 저희들이 아이들을 가르쳤고요. 2009년 5월부터 운영했습니다.” 강 대표의 말이다.
자립형 노인복지시설 운영을 시작으로 학생들을 위한 야학도 함께 운영 해 가던 여민동락 강 대표는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노인복지와 단순히 야학운영만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복지에 더해 경제·문화·교육 등이 충족돼야 농촌에 자리를 잡으려는 주민이 늘고 더불어 농촌이 살 수 있다는 것.
“여민동락 설립 3년 동안 16번 장례를 치렀어요. 농촌복지의 끝이 장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복지도 주민이 있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통합적 복지를 생각했어요.”
이에 여민동락은 우선 교육복지로 지역 교사들과 논의해 ‘여민동락을 중심으로 영광의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내 묘량중앙초등학교 등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작은학교살리기 발전위원회’를 만들고, 폐교위기의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생 모으기에 전력하게 된다. 기금을 모아 학생들이 학원을 무료로 다니게 하고, 통합버스 운행으로 인근 지역 학생들을 끌어 모은 것이다.
“귀농귀촌인이 늘어야 학생도 느니까. 귀농귀촌 문의가 들어오면 ‘아이 있어요?’하고 묻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또 귀농귀촌을 문의해 오는 사람들을 위해 빈집정보센터를 운영했고, 이런 과정을 총 정리해 귀농귀촌지원조례안을 직접 만들어 군에 전달해서 지난해 6월 귀농귀촌지원조례가 제정될 수도 있었어요.”
이와 더불어 여민동락에서는 지역민을 위한 공연개최와 의료서비스도 다양하게 제공했다. 마을축제도 열었고, 운동회를 마을 축제로 연계시키기도 했다. 문화복지다.
할머니들이 만드는 모싯잎송편
여민동락에서는 2009년 어른들이 행복하게 일하면서 천수를 누릴 수 있도록 여민동락 할매손을 개소하게 된다. 경제적인 복지 제공이다.
“대출을 받아 조립식공장을 짓고 2009년 9월부터 운영했어요. 모싯잎송편을 만드는 데 현재 67명의 지역 노인들께서 돌아가면서 한달에 3일 정도, 하루 3, 4시간 일하십니다. 한달에 15~20만 원 정도 가져가세요. 한 달 내내 일하는 것이 아니어서 어렵지 않고 송편 빚는 것은 어른들께서 잘하시는 일이라서 좋아하시죠. 처음 6개월은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자리가 잡힌 것 같아요. 할매손에서는 지역 어른 모두가 골고루 일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묘량의 명물 10원짜리 자판기
여민동락이 위치한 묘량면 소재지는 약국은 물론 차 한 잔 마실 공간도 없다. 노인들이 생필품을 사려해도,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살 수 있다.
“안타까웠어요. 고민을 하다 우선 주민들이 부담 없이 오셔서 차라도 한 잔 하실 수 있도록 주인 없는 찻집과 10원짜리 커피자판기를 설치했죠. 직원들이 망할 거라고 반대했지만 3개월만 해보자고 설득했어요. 10원은 환경부담금 명목이었죠.”
이후 커피자판기 앞에는 주전자와 1.8리터 생수 병을 가지고 와 담아가는 주민이 줄을 이었고, 100원짜리 동전을 들고 와 “오늘 내가 커피 쏠까?”하는 주민들도 늘었단다. 때문에 여민동락 직원들은 커피 재료를 보충하느라 바빴다.
“어느 날 자판기를 열어보니 1만 원짜리, 1000원짜리 등 돈이 수북하더군요. 주민들을 믿었던 제 마음을 알아주셨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10원 짜리 자판기는 마을 명물이 됐습니다. 노인전용 무료전화도 설치했어요. 어른들께서 어디든 전화를 거실 수 있습니다.”
강 대표는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중에 또 하나 생각한 것이 ‘이동 마을장터 운영’이다.
“마을에 가게가 두개 있었는데 문을 닫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어른들이 필요한 것을 사다드리자 마음먹고, 차를 한 대 구입했습니다. 자연마을 42곳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물품을 배달해 드리려고요. 자그마한 가게도 지었어요. 택배도 받아 배달도 해드리려고요. 가게 근무자로는 지역 어른들을 고용하려합니다.”
사람을 섬기는 농촌복지 실천
“가장 농촌스러움으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광주와 가까운 지리적 장점도 이용하고요. 여민동락에 후원을 보내주시는 분은 현재 450명 정도입니다. 이분들의 정성이 저희가 국가보조를 받지 않고도 지역민들을 위한 복지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후원자들께서 매달 5000원에서 1만원씩을 보내주고 계세요. 여민동락에서는 고추, 김장, 배추 등 먹을거리로 감사함을 전달해 드리고요.”
여민동락은 27개 지부가 있다. 다름 아닌 마을 경로당 등이 모두 지부다. 지부를 잘 가꾸는 일을 하는 것이 여민동락의 목표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