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간단한 줄거리 소개를 하겠다.
주인공 콜터는 군인으로 중동에서 헬기를 몰던 기억을 마지막으로 한 기계 장치 안에서 깨어나, 영문도 모른 채 다른 사람의 기억으로 들어가 테러를 막아라는 임무를 강요 받는다. 사실 콜터는 중동에서 작전 중 사망하였으며, 그의 뇌는 소스코드라는 기계장치에 부합하여 열차테러의 희생자 중 한 명(션이라는 교사)의 죽기 전 마지막 8분의 기억속으로 돌아가 테러를 막는 임무를 수행 중인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말이다. 결국 콜터는 모든 진실을 깨닫고 임무를 수행한 뒤 굿윈에게 소스코드의 전원을 내려 줄 것을 부탁하고 자신이 사랑하게 된 한 여자를 위해 다시 소스코드로 돌아간다. 그리고 소스코드의 전원은 내려진다....
여기까지의 줄거리를 보고 자신의 의지와는 관련없는 반복되는 굴레 속에 자신의 의미와 정체성을 찾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결론을 내렸다.
1. 이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아닌 의지없이 반복적으로 '살아져 가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현재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의지와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라는 교훈을 내포하는 것 같기도 했다. '살아지지 말고, 살아가라'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이 났다. 영화를 보면서 나의 하루를 돌이켜봤다. 지하철, 학교, 집...나의 의지와 정체성은 나의 하루에 얼마나 자리 잡고 있었는가?어쩌면 나는 소스코드 속의 인물 처럼 프로그래밍 된 반복적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상 속에선 사람과의 만남도 수업시간 교수님들의 강의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 스스로 존재의 의미와 내가 하는 일들의 의미를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꼇다.
2. 혹은 수많은 생을 윤회하며 해탈의 경지를 갈망하는 불도의 이야기를 하는 듯도 했다. 어릴 적 부터 늘 잠자리에 들기 전 생각하곤 했다. '자고 나면 다른 세상에서 눈을 뜨진 않을까?그 세계에서 또 다른 모험을 하진 않을까?어쩌면 오늘의 나도 어제의 나와는 다른 세상 속에 존재하지만 내가 깨닫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공상이다. 생각해보면 하루하루가 그러하 듯 나의 인생도 그러할 지도 모른다. 만약 전생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나는 이번 생을 통해 어떤 삶을 통해 어떤 결론을 맞으며 생을 마감할 것이가?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죽음을 택한 채 가상이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구한 채 평온한 안식을 맞는 주인공. 기차 내부의 모든 움직임이 멈추고 모든 사람들은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그 뒤에 몇 장면이 더 추가 된다. 가상이라고 믿어왔던 세계는 '평행이론'을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세계이며, 콜터는 션의 몸을 빌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평행이론에 관한 자막이 한 줄 나온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이 결론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열차 안의 모든 것이 정지한 장면에서 끝을 맺었다면 좋았을 듯 하다. 기억 속의 세계가 또 다른 실존의 세계가 되면서 나에게는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우선 콜터의 해피엔딩을 위해 두 명의 인물이 희생하였다.
첬째, 콜터가 몸을 빌린 '션'이라는 남자이다. 결국 주인공 콜터는 션의 희생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찾은 것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션의 희생'은 과연 올바른 것인가?
둘째, 굿윈이라는 군인이다. 콜터가 원래 존재하던 세계에서 굿윈의 도움(소스코드 전원을 내리는)으로 콜터는 안식을 맞고, 새로운 세계에서 평안을 맞는다. 굿윈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였고, 이는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를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스코드 속 가상세계가 또 다른 현실이 되면서, 주인공은 자신이 원래 실존하던 세계를 버려둔 채(버려두었다는 표현이 불쾌하거나 어색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세계에서 행복을 찾게 된다. 그것도 '션'이라는 남자의 희생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찾은 주인공의 행복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재미있는 영화, 훈훈한 마무리. 하지만 그 뒤의 사족이 오히려 나에게는 찝찝함을 남겻다. 역시 영화든 사람이든 마무리가 중요한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수업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 최대한 여러 생각을 하려고 노력을 했다. 색다른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이번 실습을 하면서 아이들의 눈을 유심히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진정 내가 그 자리에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볼 것이다.
더 이상 '살아져 가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살아 나가기'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