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성 칼럼](43) 제주 올레길 21코스(해녀박물관~종달바당) 걷기
제주해녀박물관~별방진~중간스탬프~토끼섬~하도해수욕장~지미봉~종달바당
거리 및 소요 시간: 11.3km, 약 3~4시간
9월 20일 일요일 아침, 도심 급행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 함덕 환승 정류장에서 일반버스로 갈아타고 올레 21코스의 시작점인 제주해녀박물관에 오전 8시 30분쯤 도착했다. 인증을 마친 후 제주 올레길의 마지막 종점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연대동산과 하도리운동장, 면수동마을회관을 지나며 제주 특유의 밭담길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별방진 안내판이 나타났다.
별방진은 조선시대에 축조된 역사적인 성곽으로, 1974년 4월 3일 제주도 기념물 제24호로 지정되었다. 제주 동부지역 최대의 군사기지였던 이곳은 고려시대부터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이후 올레길은 마을을 지나 바다를 향해 이어졌고, 곧 하도포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잔잔한 바다와 어우러진 포구의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각시당을 지나게 되고, 석다원 맞은편에 설치된 중간 스탬프함을 만난다. 스탬프를 찍고 다시 길을 나서니 저 멀리 토끼섬이 보인다.
토끼섬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이름 그대로 토끼를 닮은 모양을 하고 있다. 여름이면 하얀 문주란 꽃이 섬을 뒤덮는데, 그 모습이 마치 토끼처럼 보여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난들여'였다.
토끼섬을 배경으로 조성된 포토존과 해녀 동상 앞에서 인증사진도 남겼다.
여름철이면 얕은 수심 덕분에 가족 단위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하도해수욕장은 계절이 바뀐 탓인지 한산했다. 사람 없는 해변의 쓸쓸함마저도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해변 산책로의 데크 의자에 앉아 잠시 쉬면서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다시 길을 나섰다.
해안길을 벗어나 크리스마스리조트를 지나 내륙 방향으로 올라가니 지미봉 입구가 나타났다.
해발 165m의 지미봉(지미오름)은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경사가 꽤 가파르다. 오르는 동안 숨이 차고 힘들었지만 20분 정도 지나 정상에 도착하자 그 고생이 모두 잊혔다.
정상에서는 사방이 탁 트인 환상적인 전망이 펼쳐진다. 정면에는 성산일출봉이 자리하고, 왼쪽으로는 우도, 오른쪽으로는 식산봉이 보인다. 그 아래로 펼쳐진 밭과 마을, 비닐하우스, 푸른 바다와 하늘의 구름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했다.
다만 지미봉 하산길은 생각보다 조심해야 한다. 일부 구간은 미끄럽고 계단이 파손된 곳도 있어 두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지미봉을 내려오자, 올레길은 다시 바다를 향한다. 그곳이 바로 종달리 해변이다.
종달리 해변은 지미봉 아래에 자리한 모래 해변으로,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이곳에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아름답게 펼쳐져 조용한 제주 바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침내 종달바당에 도착하며 올레 21코스를 마무리했다.
이제 제주 올레길 완주도 끝이 보인다. 남은 것은 추자도 올레길뿐. 그 길까지 걸으면 길고도 행복했던 제주 올레 여정이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