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골령골에 관한 시를 썼다. 골령골은 대전 동구 낭월동에서 1950년 6월 한국전쟁 직후에 일어난 국가 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었다. 이 이야기를 쓰고 오랫동안 구상만 하고 쓰지 못했던 동학농민운동(1894년)을 이끌었던 인물, 전봉준에 관한 시를 썼다. 근대사(전봉준)와 현대사(골령골)를 쓰고 나니, 관심사가 내가 태어난 동네 이야기(1970년-2010년대)로 옮겨갔다. 당산堂山이 그렇게 나왔다. 골령골 연작을 막 쓰기 시작했을 때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가 쓰고 있는 시가 시대를 살았던 이름 없는 백성(국민)들의 삶을 조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사시 골령골>과 <전라도 사람 전봉준>으로 이어진 연작의 마무리는 내가 태어났던 동네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시대가 끝나고 다시 한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한 시대가 올 것이다. 아버지(엄마)가 그랬고 할아버지(할머니)가 그랬다. 그것을 보고 자란 우리는 우리의 시대를 열었다. 떠난 이들의 이름은 한 명, 한 명 불리어지지 않지만 백성(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시대는 결코 끊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었다.
강물이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지만, 강으로 물이 모이기 전 수많은 지류(백성)가 있었다. 역사는 백성(국민)들을 기록하지 않지만 문학은 그 역사를 만들어 낸 지류를 기억하고 소환할 책무가 있다.
이번 ‘당산’ 시집은 잊혀진 사람들(동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재조명했다. 의식주를 구하고 그 의식주를 구하는 시간에 배어있는 삶을 이야기 형식으로 가져와 시로 형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누구누구의 아버지로 누구누구의 엄마로 불리어진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의 삶을 통해 함께 사는 것에 대한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되새김질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2024년 오늘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50년 전 1970년대의 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늘의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시집 ‘당산’을 생산했다.
첫댓글 희정아, 축하허여. 표지가 지난번 보여줬던 거보다 밝어졌다. 고생했네.
헤헤헤!^^
많이많이 축하드립니다.^^
고마워요!^^
축하드립니다. 수고많으셨어요^^
고마워요!^^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축하, 축하드립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