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 초등학교에 다닐때 적어 놓았던 글 입니다.
어느날 아침 밥 먹는 큰 딸에게 잔소리를 이 잡아 먹게했다 .
딸이 신경질을 내면서 숫가락을 놓고 나갔다.
남편이 들으니 내려가면서 " 마귀할멈이 따로 없어' 하면서 씩씩거리더란다
"누가? '하고 물으니
"누구긴 누구야 엄마지 '
나는 하루종일 내가 좀 심했나! 싶었다. 미안한 마음에 학교에서 돌아온 딸에게 맛있는 간식을 해 주었다.
딸 아이가 막 먹으려 할때
" 민주야! 조심해서 잘 살피고 먹어 독 들어 있을지도 몰라'
어색해진 관계를 어떻게든 풀어보려는 엄마의 마음을 안 아이가 슬쩍 웃었다.
그 날부터 다섯아이들은 나를 "마귀할멈' 이라고 부른다.
내가 지들을 기분나쁘게 하는 날이면 나 몰래 핸드폰에 못생긴 얼굴을 넣고 "마귀할멈'이라고 써 놓는다.
그런 아이들이 밤만 되면 마귀할멈의 마법에 걸려 내 주위를 뺑 돌려 감싸고 잔다 .
하나는 오른쪽 ,하나는 왼쪽 , 또 하난 다리밑에, 그리고 머리위에, 그도 차지못한 놈은 팔이라도 끌어다 비비고잔다 .
그래서 우리는 거실에 커다란 요를 쫙깔고 모두 모여 잠잔다.
혹시 자다가 화장실 가는 놈은 기회는 이때다 하고 지 동생 슬쩍 끌어다 저 만치 놓고 내 옆에 누워 행복해한다.
나는 자면서도 밤새 아이들이 움직이는 소리를 느낀다.
마귀할멈이니까
고등학생이 된 딸은 지금도 주말에 집에오면 동생들과 자리싸움을 합니다.
"니들은 매일 엄마랑 자니까 오늘은 내가 엄마 옆에서 잘꺼야 알겠지?"
첫댓글 글을 읽고 나니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네요. 참으로 행복한 엄마이구, 공주님, 왕자님들이네요. 부러버라.....
어여쁜 폭군 천사같은 마귀 엄마, 다섯복덩이들.....참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존재하는 그 이유만으로도 힘이되는 사람이니까요. 단 수필잘 감상했습니다.
^^ 행복하신 모습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