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주말 남대문시장의 풍경은 쓸쓸했다. 전시를 다녀오다 들린 시장은 파장분위기다. 어눌한 이국인들이 몰려다니고 갈치 생선조림 골목으로 몰려든 타지인들 물론 늘 이 큰 시장은 날마다 타지인이겠지. 나이가 든 상인남자가 여장을 과하게 하고 사람들을 불러 모는 곳은 좌판이다. 이천원의 가격에도 고르고 고르느라 정신없는 풍경을 보는데 바로 옆은 국내최대 백화점 신세계다. 드나드는 사람도 안 보이는 데 고급 차량이 줄기차게 보인다. 빈부의 수준차이가 시내 한복판에서 극명하게 보이는 곳이다. 주차장 건물이 더 큰 것 같다. 그곳의 명품관은 그야말로 서민의 눈엔 신세계일텐데.... 지갑하나가 한달 생활비를 훌쩍 넘을것이고, 하늘하늘 원피스가 쥐면 한주먹일 고급소재인데 그 또한 두어달 치 월급일 수도 있다. 유명세를 탄 호떡집은 불난 상황처럼 만들어내도 줄선 사람들은 줄어 들 지 않는다. 날마다 그런걸 취재해서 맛보러 가라는 방송을 해대니.... 서민들은 그런거나 먹고 살찌우고 병나고 병원가서 돈이나 쓰라는 것인가? 생명을 걸고 혹은 희귀해서 환경을 해치거나 말거나 몸에 좋다면 부당한거래로 오고가는 식재료로 겨우 접시에 섬처럼 장식해놓고 칼질해서 장시간 놀면서 먹으니 병도 덜 걸린다. 그나마 정해진 운동시간도 있을것이고 마시는 물부터 격이 다르다. 그리곤 환경을 생각해서 수돗물을 마셔야 한단다. 남대문 시장에 잠시 들려서는 온갖 생각에 빠쳐서 나는 서민인 것이 화가난 것이 아니라 서민을 화가 나게 하는 일에 몰두를 했다. 거대한 힘을 가진 자들이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더 가지려고만 안해도 살기 좋아질텐데.... 걷잡을수 없이 뒤틀어지는 세상에 가진것없이 내몰리는 청춘들이 화를 내지도 못하고 포기하여 부자들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에 안주하게 되는걸 상상하자니 맘이 아프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다보는 서울시는 다시는 오고싶지않은 낯선 풍경으로 자꾸 변해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 달팽이처럼 제 집에만 들어앉은 우울한 노인들이 더이상 아무것도 희망을 갖지않는게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13일
히카마 깍두기! 제부는 새로운 작물을 또 수확했다. 이 녀석들 세통이 어찌나 무거운지 크기가 내 머리통보다 크다. 거기다 모양은 강화순무 같다 물론 크기는 더 크다. 맛은 맛없는 배맛 딱 그렇다. 그리고 껍질은 양송이 버섯 벗겨지듯 신기하다. 그러고보니 향도 버섯향이 나는 것 같다. 식감은 아삭거리고 단맛이 적다. 그게 맘에 든다. 달면 과일이겠지. 배로 무슨 국을 끓이고 조림을 하고 깍두기를 하겠나! 일단 깍두기를 담았다. 두 개가 김치통 반이 된다. 소금에 절여서 절여진 물을 따라내고 양념을 했다. 액젓과 김치 양념정도는 같다. 맛은 무맛 물 많은 무우에 식감이 더 부드럽다. ㅎㅎ 맛이 들면 이번 추석캠핑에 들고 갈 것이다. 근데.... 짜다. 살짝 헹궈서 할걸 그랬나? 양념으로 소금은 안넣고 액젓이 과했나? 뭐 맛이 들면 나아지겄지. 후다닥 마치고 기타를 치며 찬양을 한다. 나를 사랑하는 주님.... 진정 감사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