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특색 있는 전통시장이 늘고 있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 전통시장이 변신을 꾀하고 있는데요.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의 개념을 넘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으로 변화해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죠. 간편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구축한 자갈치 시장, 시장 곳곳에 예술 작품을 장식한 강원 원주미로예술시장, 수제맥주축제로 유명해진 경기오산오색시장, DMZ 일대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문산 자유시장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1. 중국 관광객을 잡아라! 자갈치 시장의 알리페이
부산 최대 전통시장인 중구 자갈치 시장은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1위인 ‘알리페이’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습니다. 생선회 식당과 건어물 가게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업소 150여 곳에서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해진 것인데요. 알리페이는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 스마트폰 앱이나 가맹점별 QR 코드로 손쉽게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환전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 간편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죠. 결제 수수료도 신용카드보다 낮습니다. 때문에 자갈치 시장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 것으로 전망됩니다.
2. 미로 속에서 발견한 재미, 원주 미로예술시장
원주의 미로예술시장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전통시장으로 유명합니다. 원주중앙시장 안에 위치한 이곳은 이름처럼 미로 같은 골목이 특징인데요. 중앙시장은 화재와 외환위기 등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1층 상가와는 달리 음침한 분위기의 2층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오랜 침체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은 건 청년 예술가들입니다. 2013년 청년 예술가들이 이곳에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 비어 있던 2층이 청년 창업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2층 상가에는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공방, 갤러리, 카페, 맛집 등이 자리잡았습니다. 상점 사이사이 벽면에는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 중간에는 이정표를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죠. 시장 내에서는 공연이나 전시회가 열리고, 매월 둘째 토․일요일에는 여러 소품과 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이 열립니다. 이처럼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미로예술시장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이달의 추천 여행지’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3. 맥주 마시며 시장 구경, 오산 오색시장
경기도 오산의 오색 시장은 조선 후기 때부터 5일장으로 유명했던 곳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켜온 오색시장은 변화를 거듭해왔습니다. 그 결과 이곳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색시장에서 열리는 야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2014년부터 매주 금․토요일 저녁이면 오색시장 상점가에 일제히 불이 켜지며 야시장의 시작을 알리는데요. 막걸리와 전부터 수제맥주, 큐브스테이크 등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돼 가족 단위는 물론 젊은 층도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이면 오색 야시장에서는 수제맥주축제가 펼쳐집니다. 작년 가을 열린 ‘제3회 야맥축제’ 기간에는 4만여명의 관광객이 오색시장을 찾았습니다. 전국 15개의 브루어리에서 빚어낸 80여종의 맥주와 다양한 야식 메뉴, 흥겨운 음악과 마임 공연은 관광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또한 수제맥주 공방을 열어 인근 주민들이 직접 맥주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4. 지역 특성을 활용한, 문산 자유시장
아니라 젊은 세대, 외국인 등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모두 문산 자유시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DMZ 땅굴관광투어’ 덕분입니다. 2015년 4월부터 시작한 DMZ 땅굴투어는 시장에서 1만원 이상 물건을 사거나 식사 영수증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데요. 자유시장은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 하루 두 차례 ‘임진각-통일대교-제3땅굴-도라전망대-통일촌’을 돌아보는 3시간짜리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DMZ 땅굴관광투어는 하루 평균 50~60명, 총 2만 3,000여명의 관광객이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시장의 매출 역시 50% 이상 상승했습니다. 자유시장 내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군인 복장을 착용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판문점을 본뜬 휴게실 ‘통일관광정’이 마련돼 있습니다. 올해는 통일관광정에 가상현실(VR)체험 기기를 설치해 판문점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문산 자유시장은 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됐습니다.
전통시장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情)이 녹아든 곳이지요. 하지만 요즘엔 대형 유통 시스템에 밀려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앞에서 언급한 몇몇 시장들처럼 특색 있는 이야기와 흥미로운 구성으로 전통시장만의 장점을 부각시켜 나간다면,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첫댓글 가까운 문산 자유시장이나 오산 오색시장 구경 한번 가볼까합니다. 정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