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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없이
흘러가는 시간안에서도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 있다. 고색창연한 옛기와집들... 하늘을
향하여 뻗어나가는 아파트, 빌딩 숲과는 달리 나즈막히 땅과 친화력을 자랑하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통가옥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팍팍한 도시의 느낌을 씻어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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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강동면. 신라시대의 유적들이 널려있는 경주 한구석에 조선시대 유교문화가
버젓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설창산을 배경으로 들어차 있는 150여채의 고풍스런 가옥, 15개소의 정자, 비각 등 조선시대의
전통가옥은 그들의 모습이 보여주는 민속적인 색채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위치의 의외성에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조상의 모습이
녹아있는 민속마을은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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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좋게 뻗어있는 영취산, 새하얀 모래뻘 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백천.
경북 성주군 월항면, 조선 세종때 진부목사를 지낸 이우가 이주해 오면서 마을을 이룬 성산 이씨의 집성촌이다. 봄철 진달래로
유명한 영취산을 끼고 100여채의 전통 고가옥이 남아있다. 풍수학상으로 영남 최고의 길지로 꼽힌다고 한다. 한개마을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옛날 가옥들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다. 멀찍이 떨어져서 여유롭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집들은 낮은 토담으로
싸여있으며 군데군데 담너머로 황소와 토종닭들의 모습이 그림같이 엉기어 있다.
마을을 돌고 나서 영취산으로 향하자. 영취산에는 감응사가 있고 그 안에는 신라 애장왕 아들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는 신령스런
약수가 솟아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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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댐의 준공과 함께 만들어진 임하호는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어우러질 때 그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뜻하지 않게 내륙 깊은 산골에서 만나는 임하호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공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은빛 수면은 주위를 둘러싼 산과 함께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임하댐에서 느낀 서정은 이곳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지례예술촌으로 연결된다. 임동면사무소 근처의 소곡교를
건너 비포장 산길을 10km 가량 가면 고색창연한 옛기와집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임하댐 수몰지구에 있던 고택을
옮겨다 놓은 것이다. 지례예술촌에는 예술인들이 주로 찾아오는데 이곳을 다녀간 예술인만 해도 이문열, 홍신자, 조병화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곳에서는 창작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주의사항을 지켜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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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하다. 민속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라고
하면 좀 맞아떨어질까. 자연의 모습 그대로, 인공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은 천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 예천의
물돌이마을, 회룡포이다. 기암괴석이 늘어선 연안이 아름답고 그것에 강이 더해져서 더 아름답다. 회룡포에서는 흐르던 강물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둥근 곡선을 그리며 다시 상류로 거슬러 흘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이한 풍경, 도저히 인간이
생각해낼 수는 없는 모습이다.
이 광경을 제대로 보고자 한다면 인접한 비룡산의 장안사로 가자. 산능선에서 바라보면 물돌이 모양으로 굽어진 내성천과 강으로
둘러싸인 항아리모양의 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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