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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뺑뺑이' 올해도 원성 | ||||
수원지역 매년 장거리 배정 싸고 반발 "선의의 피해자 양산… 당장 수정해야" 교육당국 "소수 피해자까지 구제 못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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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배정을 둘러싸고 이른바 ‘장거리 배정’을 받은 학생·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평준화 지역인 수원에서 매년 고교 배정 이후 반복되는 문제점이 올해도 제기되면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시교육청은 지난 6일 2010학년도 수원지역 26개 일반계 고등학교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7일 각 고등학교에서 임시 소집을 가졌다. 도교육청은 올해 배정도 ‘선 희망지 배정, 후 거주지 고려’라는 원칙을 적용, 학생들이 지난해 11월에 제출한 지망 학교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거주지의 교통 여건 등을 감안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망한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무원칙적인 일명 ‘뺑뺑이 돌리기식’ 배정 방식으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임시 소집에 참석한 몇몇 학부모들도 이 같은 불만을 쏟아 냈다. 권선동에 거주하는 김 모(45)씨의 아들은 집 근처 100m 내외에 위치한 권선고, 효원고, 화홍고를 1,2,3 지망으로 적어냈지만 버스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고색고에 배정받았다. 김 씨는 “첫째 아들도 이 세 학교를 적어냈지만 결국 다 떨어지고 한참 먼 매원고에 다니고 있다”며 “둘째 아들은 근처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먼 학교에 배정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고색동에 거주하는 한 입학생은 팔달구 우만동 C 고등학교에 배정받았다. 전교에서 자신만 머나먼 학교를 배정받아 당황스럽다는 이 학생은 “고색고 바로 앞에 사는데 먼 학교까지 어떻게 등교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며 “우리 동네에서 이 학교로 온 학생은 나뿐이라 통학 봉고차를 구하기도 힘들 것 같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고교 배정이 자신들에게 벌어지자 이들은 현행 추첨식 고교 배정 제도에 대한 신뢰성까지 의심하고 나섰다. 의무교육에서 벗어나 생애 첫 진학하는 고교 배정이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로또나 다름없다’라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이른바 명문고를 선호한 것도 아닌 집 근처 학교를 보내달라는 것인데 이마저도 수용하지 못하는 현행 추첨식 배정은 탈락한 학생들에게 피해만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누구는 도보 통학을 하고 누구는 월 8~10만원 정도의 통학 봉고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교육당국의 행정편의적인 추첨식 배정은 당장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학생들을 최대한 희망 학교에 편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소수의 피해자까지 구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망 학교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거리정보시스템을 활용해 근거리 배정을 우선으로 했다”며 “자체적으로 판단할 때 희망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전체 90%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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