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스마트폰 문제
아이들만의 문제 아냐
당사자를 이해하려면 그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 속에서 살핍니다.
생태관 점은 당사자나 그가 속한 환경, 어느 한 조건만으로 문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개인과 환경을 따로 보지 않고 서로 깊이 연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태 관점으로 당사자를 바라보는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와 그가 속한 환경,
이 둘 사이를 좋게 만드는 일을 궁리합니다.
그러니 스마트폰 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거나, 스마트폰 속에서만 친구를 만날 수밖에 없는 환경.
이런 환경을 외면한 채 문제를 학생들에게서만 찾을 수 없습니다.
입시 지옥의 ‘오아시스’
(스마트폰은) 입시 스트레스 푸는 ‘친구’인데 엄마는 “스마트폰 그만해”
…부모와 교사가 스마트폰 사용 자제를 요구할 때도 ‘학습 방해’가 주된 명분이다.
스마트폰을 “시험 잘 보면…” “대학교만 가면…” 등 공부와 관련된 보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공부와만 관련된 도구가 아니다.
입시지옥의 오아시스이면서 세상을 보는 창이자, 스스로 항해할 수 있는 나의 세계다.
…책만 보던 눈을 들어 세상을 둘러보는 도 구이기도 하다.…
한겨레, 2014.1.7
게임 중독, 부모가 바뀌면 아이도 바뀌어요
혼자 있는 시간 많거나 우울감에 의한 현실도피가 원인’,
‘아이만의 문제 아냐, 부모가 관심 가지고 함께 노력해야’,
‘…아이가 왜 이런 행동에 빠지게 됐는 지 찾아보라.
혼자 있어서, 우울해서, 친구가 없어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원인을 찾은 다음에는 그에 맞는 대처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인터넷 중독은 대인관계가 힘들고 현실에 지쳐
우울감에 빠진 아이들의 일 시적인 증상이다.
부모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 언제든 해결할 수 있다.’
한겨레, 2013.3.4
아이를 더 이상 다그치지 마세요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상담을 하면 할수록 ‘벽’을 느낀다.
아이가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경우 대부분 구조적 원인 이 개입돼 있다.
우연히 게임을 접하고 빠져들었던 경험이 중독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중독 수준까지 악화되는 경우는 대부분 가족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공통점이 확인된다.
우연히 시작한 게임을 통해 고질적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경험이 중독의 빌미가 된다.’
‘또래 집단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게임으로 인정받으려고 한다는 점도 흔히 발견된다.
대부분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가 게임을 통해 왜곡된 자존감을 맛보게 되는 경우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다. 게임이 바로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되어버린 탓이다.’
한겨레, 2013.2.18
스마트폰 말고 날 좀 봐줘요, 왈왈
“(동화책) <무럭이는 다 알고 있다>는
아기 때부터 부모가 던져 준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를 물고 빨고 핥으며 자란
요즘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에 ‘경고’ 딱지를 붙이는 동화다.
가족 간의 대화 단절, 유해한 전자파 문제, 스마트 폰이 없으면
초조해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금단 증상’ 등을
강아지 무럭이를 화자로 내세워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다.…”
“‘모바일 중독’이 비단 아이만의 책임일까. 책 속 수찬이네 가족은 온 가족이 스마트폰에 빠져 산다.
6학년인 누나 채연이의 휴대폰은 종일 ‘카톡, 카톡’ 하고 울려대고
엄마와 아빠는 스마트폰으로 각자 드라마와 야구 시청에 여념이 없다.
아빠의 생신날, 온 가족이 식탁에 모여도 서로 얼굴조차 바라보지 않는다.
설사 수찬이에게 스마트폰이 없었다고 해도
수찬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놀아 줄 가족은 한 명도 없는 셈이다.”
한겨레. 2013.4.27
이처럼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이 중독에 가깝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당사자인 학생에게서만 찾지 않는 기사는 상당히 많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아닌 이들도 이런 관점으로 사람과 사회를 바라봅니다.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당사자와 그 둘레 환경을 함께 생각합니다.
더 재미난 일 찾기
컴퓨터 중독. 예전에 어떤 영상을 보았는데,
아이들의 컴퓨터 중독을 극복하는 방법은 컴퓨터보다 더 재미난 일,
친구들과 어울려 땀 흘리며 혼이 빠지도록 노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놀고 나니 컴퓨터에 흥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컴퓨터라는 문제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보다 더 재미난 일을 만듭니다.
이렇게 강점을 찾거나 만들고 이를 생동시 켜 컴퓨터 문제를 희석했습니다.
2013년 11월 EBS ‘초등학생 성장보고서’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남녀 아이들을 대상으로 작은 실험을 진행합니다.
두 방을 만들고 한 방에서는 축구와 같은 놀이 기구를 두었고,
다른 방에는 스마트폰과 이를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아이들은 친구와 놀 거리가 있으면 스마트폰을 단 한 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친구와 스마트폰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모든 아이가 친구를 택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사용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이 역시 친구와 수다를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 2014년 2월호(124호)
11살, 12살, 13살 아이들의 대화 내용(고래토론)이 실렸습니다.
단비 : 난 스마트폰 중독인 거 같아.
혜은 : 나도, 안 하면 금단 현상이 있어.
단비 : 없으면 불안하고. 세림 : 계속 생각나
단비 : 어디에 있든 학교에 있든 학원에 있든 계속하고 싶어 지고.
소빈 : 그런데 스마트폰은 같이 놀 사람이 있으면 딱히 생각나지 않아.
룡 : 에이~ 너희 셋이 만나면 맨날 스마트폰 하잖아.
소빈 : 놀 사람 있으면 스마트폰은 딱히 생각 안 나는데?
…
소빈 : 시골에서 살 때는, 친구가 옆에 없을 때도 거기는 마당이 있으니까,
거기서 민들레 씨앗도 뿌리고 네 잎 클로버 찾고 놀았었는데….
친구가 있으면 더 신나게 놀고.
근데 요즘은 학교 가지 않을 때는 친구도 없고 그러니까 재미가 없어.
스마트폰 말고는 할 게 없어.
처음에는 딱히 스마트폰 필요 없었 잖아. 통화는 집 전화로도 할 수 있고.
EBS 다큐 ‘교실이 달라졌어요, 열세 살 놀이로 통하다’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혹은 학원이나 공부에 치여 놀이를 빼앗긴 아이들.
아이들은 놀이를 잃고 소통하는 법도 잃었답니다.
눈치만 보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에 아이들이 익숙해졌답니다.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와 부모님 관계에서의 마찰과 갈등.
이런 고민을 그저 가슴속에 묻고 사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놀이’를 아이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교실로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정규 수업시간으로 놀이 과목을 만들어 아이들이 서로 어울리게 도왔습니다.
‘제대로 놀아본 경험’을 주기 위해 담임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저 반 친구들과 열심히 어울려 놀기만 했는데 자신을 알고 친구를 이해했습니다.
자아존중감이 높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타인을 받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이 영상에서 주목한 게 강점 관점이었습니다.
따돌림, 스마트폰, 다툼, 이런 문제가 이 학급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일일이 다루지 않고 서로 어울리게 주선하기만 했더니 이런 여러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나아가 이런 문제 외에 다른 어려움이 생기는 것도 예방, 억제했습니다.
이 활동을 마칠 즈음 떠난 학급 여행에서 한 학생이 이렇게 말합니다.
“휴대폰 게임을 할 시간에 우리는 친구들과 협동심, 배려, 소통이 많이 되는 놀이를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