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글픈 이별
인묵 김형식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더
여보, 당신 정문골 화전밭에 세워 놓은 인걸기
지금도 숨어서 보고 있습니껴
놀란 가슴 너럭바위로 눌러 놓고 두근두근 그 끝을 따라가면
어두운 밤 너머굴(屈)이 비어 있던 것을
그 동굴 깊숙히 얼어붙은 전란의 공포
하앟게 웃으시며 살아서 오던 것을
더러는 나무지게 짊어지고 오던것을
참꽃 한묶음 꺾어 건내 주던 것을
여보, 당신 지금도 살아서 망을 보고 계십니껴
용둔재 넘어 끌려가는 당신 보았다는
그 뒷모습 쑥꾹새 절 골에 부리고 가는 것을
어둠 내리면 아랫목에 조밥 한그릇 묻어 놓고
가끔은 화전밭에 살아서 뛰는 고라니 같이 그렇게 꿈속에서 만나는 것을
여보 당신는 모르심니껴
정금산 화전밭에 남겨놓은 인걸기와 당신 지집
지금도 내 가슴을 갈고 있는것을
2.고맙다, 초승달
김형식 (印默)
깊은밤
옹달샘에
찿아오신 귀한 손님
표주박으로
건져 올려
내안에 모셔 놓고
보름달
기다리니
곱게 곱게 자라시라
보름달
기다리니
곱게 곱게 자라시라
~~~~~~~~~~~~~~
~~~~~~~~~~~~~~
《영문본》
Thanks, Crescent
Kim Hyeong-Sik (In-Mook)
Deep in the night
At a small spring
A welcome visitor coming
Cupping it from the spring
With a gourd dipper
I hold him within my heart
The Full Moon,
As I waiting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