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성 해외출장을 포장하기 위한 아산시장의 뻔뻔한 언론 작업에 대한 논평
- 쓰레기장으로 변한 온양온천역 족욕시설이나 당장 개장하라
지난 30일 오후 아산시는 박경귀 시장이 대만에서 외유를 즐기면서도 마치 정책적 시사점을 찾기 위한 행보(견학, 벤치마킹)인양 포장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 박시장이 ‘2023년 대한민국 온천산업박람회’ 개최지로 아산시가 선정됐다는 소식을 해외에서 보고 받고 한마디 보태기 위한 의도이거나 관광성 해외출장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듯하다.
2023 스마트시티 서밋&엑스포(SCSE 2023) 참석차 출국해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한 박 시장이 공식 일정이 없는 29일 하루를 이용해 인근 자오시를 관광했다는 보도다. 박 시장 등 방문단은 자오시 곳곳에 위치한 무료 족욕시설을 둘러보며 이를 이용 중인 현지 관광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아산시에 접목 가능한 아이디어로, ‘온천 족욕시설과 공공온천 설치’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마치 바쁜 공무 중에 틈을 내서 아산 지역 온천사업 활성화를 모색했다는 포장이다.
한국 사람과 아산 시민의 눈은 그 즈음에 타이베이에도, 자오시에도 있었다. 한마디로 뻔뻔한 홍보성 기사로 볼 수밖에 없다. ‘오로지 거리 족욕탕을 즐기기 위해 자우시를 찾은 이들도 많았다’지만 주중이라 별로 사람도 없었다. 박시장은 두루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온양온천시장 입구 족욕시설이 좁아서 거리 온천시설 조성’ 필요성을 말했다지만 아산시에는 온양온천시장 앞보다 몇 배나 크고 잘 만들어 놓은 온양온천역 바로 옆에 족욕시설도 있다. 족욕시설을 더 늘리는 걸 환영하지만 현재 온양온천역 하부 족욕시설은 쓰레기만 나뒹굴고 있다.
타이베이 시민을 인터뷰한 듯 ‘공공 온천 이용료가 본래 80대만달러’라는 썼지만 자오시 온천공원 내 공공온천 이용료는 100대만달러(元:우리 돈 4,242원)다. 족욕탕 거리에서 도보로 10분도 떨어지지 않은 온천공원 내 무료족욕탕과 야외공공온천, 수영장은 방문하지 않은 듯하다. 공공온천도 좋지만 아산오거리 현대탕은 작년에 이용료가 올라 5천원이니 대만물가와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도 않다.
박 시장이 ‘2023년 온천산업박람회’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독일 해외출장에서 시사점을 받았다는 ‘치료용 온천을 스파공원으로 조성하고 온천수를 이용한 치료 및 재활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 운영’, ‘온천시설 내에 소중규모 문화향유시설 구비’ 등은 얼마나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여기에 또 다시 공공온천 건립 이야기 하면 관광을 다닐 때마다 아산시 온천정책이 산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양명산 국가공원 방문도 마찬가지다. ‘신정호 수질개선과 새로운 볼거리 마련에 적합한 화초류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데, 신정호에는 이미 연꽃이 유명하고 아열대인 대만과 날씨가 다르며 그곳과 지형도 다르다. 어쨌든 공무가 바쁜 중에 하루 관광이라는 포장을 하기 위한 홍보성 발언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박 시장이 말한 것처럼 대만 방문의 주목적인 ‘SCSE 2023’ 참석과 스마트시티 관련 발표는 과연 아산시의 위상을 높이는 공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평가될 수 있는가?
‘2023 스마트시티 서밋&엑스포(SCSE 2023)’ 행사장에도 아산시민의 눈이 있었다. 아산시는 애초 ‘전 세계 47개국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엑스포처럼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실제는 거의 대부분 대만 기업과 대만 정부, 지자체가 참여하였고 부스도 많아야 130여 개에 불과하였다. 무슨 ‘각종 최첨단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세계의 스타트업 기업이 다수 참가’하는 행사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특히 넷제로시티엑스포(Net Zero City Expo) 층에는 전시관 반이 비었고, ‘Global Pavilion’과 ‘Korea Smart City Supercluster’는 아무런 전시물도 없는 작은 부스에 회사나 협회들 이름만 붙어있었다. 국제행사 시늉이라고나 할까. 그나마 한국 부스는 서울디지털재단 공모에서 선정되어 재정이 지원된 3개 업체 공동부스만 있었다. 그중 하나인 ‘주)에이원 트래픽 R&D’는 횡단보도 정지선에 ‘LED 바닥형 보행신호등’을 지자체 등에 공급하는 업체였는데, 아산시에 경쟁업체가 생겨서 아산시 납품이 안된다면서 아산시장이 방문하면 자사업체 선정을 홍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돌아보기에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23개 도시 리더 회의(Summit)는 전시회를 흥행시키기 위한 성격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아산시가 아산시 업체를 선정해서 엑스포에 참여했다면 모를까, 수많은 세션 회의 중 2개에서 10분 내외 2개 패널, 발표자로 나서는 것이 얼마나 아산시 위상을 높일 수 있을까? 타이베이와 자매도시인 대구시장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추후 국외출장보고서에서 박 시장이 발표한 프리젠테이션(ppt)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교통 문제와 탄소배출 문제 대응을 위한 아산시의 정책’과 ‘탕정 2신도시에 적용될 전략과 사업구상’은 평이하거나 구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을 듯하다. 10월 초 말레이시아 출장 시사점에서 밝힌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 계획부터 실행단계까지 국제적인 스마트도시 인덱스 기준에 맞는 정책적 분석과 준비’가 어느 정도였는지 정말 궁금하다.
어쨌든 진짜 필요했던 공무출장이라면 시장과 두세 명 공무원이 수행해서, 1박 2일 정도 돌아보기에 충분한 행사였을 뿐이다. 일방적 교육경비 지원예산 삭감으로 아산시의원이 여전히 시청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시기에, 선거법 위반 재판 중인 아산시장이 10여 명이나 되는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해 4박 5일 동안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것을 어떤 시민이 이해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러한 비판을 회피하고자 족욕을 하는 사진과 함께 자신의 외유를 포장하는 기사를 홍보하는 행태는 아산시의 뻔뻔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겠다.
박경귀 시장은 공직자 재산을 20억 6914만원으로 신고했다. 30일 언론에서는 충남 시군수 중에서 박 시장 재산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본인과 배우자 공동명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공시지사 상승 등으로 전년 대비 3억 5894만원 늘었다고 한다. 국회의원 47명이 강남 3구에 주택을 소유했다는 비판 기사가 나오는 즈음에 박 시장의 강남 3구 아파트 소유는 다시 한번 조명되어야 한다.
아산에 자기 집이 없는 박 시장이 언젠가 시장을 그만두면 대만 자오시에서 말한 것처럼 자주 서울에서 아산으로 족욕을 하러 오려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떠난 해외출장이니 일정표대로 ‘화산1914 문화창의산업원구’를 보았으면 자신이 폐지한 ‘사회적경제과’의 중요성이나 배우고 오기를 소망할 뿐이다.
2023년 3월 31일
아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