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원산도 오봉산 오로봉트레킹
[ 元 山 島 ] 면적 10.28 km2, 산높이 118 m, 해안선 길이 28.5 km인 원산도는 보령시 대천항에서 서쪽 선촌항까지 9.6 km, 안면도 영목항과는 불과 4.4 km 지점에 위치한다. 인구는 533가구, 1074명이다. 원산도와 대천항을 잇는 보령해저터널은 총 길이가 6,927m고려 25대 충렬왕 때 대사성 최해 부자가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시를 지어 인물과 풍습을 읊었다는 이곳은, 이후 1914년에는 구릉이 많고 산이 높으며 뫼 산(山)자 모양을 닮았다 하여 원산도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한다. 이 섬은 옛날에는 고만도 또는 고란도라고 불리기도 했다. 대천항에서 출발한 배는 안면도 영목항을 닿고 원산도 선촌항과 저두항에 정박한다.
원산도와 안면도 영목항과의 인연
대천시에 소속된 원산도는 태안반도에 있는 안면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살아왔다. 연륙된 안면도는 태안반도에 위치해 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하여 아름다운 해수욕장 등의 자연여건을 자랑한다. 원산도와 불과 1.8 km 정도로 가까워 안면도 끄트머리인 영목항에서 수시로 객선이 다닌다.
원산도 국내최장 해저터널
예전에는 원산도로 가려면 생활권인 보령의 대천항과 오천항, 안면도의 영목항 등에서 배를 타야했다. 하지만 2019년 12월 26일 안면도 영목에서 원산도까지 길이 1720m에 이르는 원산안면대교가 개통되면서 이제는 차량으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2021년 12월 국내 최장의 보령해저터널이 완공되면 대천항과 원산도, 안면도 영목항을 오가는 소요시간이 9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된다. 보령해저터널은 총 길이가 6,927m에 달하여 전 세계 해저터널 중 다섯 번째로 길다.
2024년까지는 원산도와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인근 삽시도를 3.9 km 케이블카로 연결하는 공사가 추진된다. 마치 블랙홀처럼 수많은 관광객들을 빨아들이는 명소가 될 것이 기대된다. 이에 발맞춰 원산도에서는 해양치유센터와 자연휴양림, 리조트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상습적인 식수부족으로 인해 고통을 겪어왔던 원산도 주민들에게 상수도가 공급된다. 원산도의 1천여 명의 주민들은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어 주는 5개의 해수담수화시설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지만, 여름철 관광객들이 몰리는 때에는 물이 부족하여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원산도에는 저두선착장을 비롯하여 선촌선착장, 초전선착장까지 모두 3개의 선착장이 있다. 초전선착장에는 국가주요시설물인 '지적삼각점'이 있다. 초전은 원산도의 서쪽에 있는 마을로 윗말과 안동네로 나뉜다. 초전마을은 그렇게 큰 마을은 아니다. 선착장 앞에 구릉지가 있어 좌우로 해안길이 나 있다.
오른쪽은 초전마을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큰 마을로 들어가는 해안도로다. 마을 뒤로 밭이 있다. 마을입구에 표지석과 함께 버스정류소가 있다. 섬의 유일한 마을버스는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운행된다. 마을버스 한 대가 섬을 오가고 하루 대여섯 번 배가 닿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해안도로. 왼쪽으로 펼쳐진 드넓은 해안이다. 이곳에 양식장이 있다. 썰물이 되면 서해의 명물 '갯벌'이 드러난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해변에서 조개를 잡는다. 원산도에서는 '맛조개'를 많이 잡는다.
섬의 모양은 동서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 배를 타고 섬을 일주하면 모래밭의 흰색 띠가 섬 전체를 휘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그 하얀 띠의 길이는 70리를 넘는다. 그리고 섬마다 식수가 귀한데 원산도는 다섯 개의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어 지하수가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관광객이 몰리지 않으면 식수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곳이다.
초전의 남쪽 오봉산 산꼭대기에는 봉화대가 있다. 고만고만한 다섯 개의 봉우리를 나란히 지니고 있다고 해서 오봉산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 봉화대는 왜적의 침략이나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오천성의 수군절도사로 연락을 취하던 곳이다. 밑에는 관가(관개)라는 마을이 있다. 옛날 봉수대를 관리하던 관아 건물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홍주관할의 이 관청은 관가 아래가 당산인데 큰당과 작은당이 있다. 지금까지 해마다 여기서 당제를 지낸다고 한다. 관청 건물이 있던 곳이라고 전해지는 자리는 널따란 평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도 많은 기와가 출토된다고 한다.
다섯 형제가 어깨동무를 한 것 같은 오봉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고봉은 서쪽에 있는 오로봉(118m)으로 이곳에서 서해안의 여러 섬들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다. 오봉산의 반대쪽에 오봉산해수욕장이라 불리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T자형 섬의 독특한 형태 때문에 작은 섬이지만 백사장은 무려 30km나 된다. 남쪽 해안선을 따라 굽이굽이 꺾어지면 백사장이 나타나니 작은 해수욕장이 계속되는 셈이다. 원산도 내 해수욕장은 오봉산, 원산도, 저두 등 3곳으로 섬 남쪽 해안에 몰려 있다.
오봉산해수욕장은 오봉산 남동쪽 해안에 위치해 있다. 백사장 규모는 폭 150m, 길이 2 km 정도다. 수년 전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모래가 인천의 유리공장으로 실려 나가면서 해수욕장으로 재탄생했다. 백사장을 따라 소나무 숲이 우거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백사장 주변 갯벌에서 바지락, 맛조개 등을 잡을 수 있다.
진촌을 지나면 사창에 이른다. 원산도 가운데 부분에 있는 마을로 구치와 진촌 사이에 있다. 사창 쪽에서 바라보는 해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만큼 찬란하다. 그리고 이 마을 남쪽으로 해수욕장이 있으니 바로 사창해수욕장이다. 사창해수욕장은 손길이 많이 타지 않아 아직도 태초의 자연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해수욕장이다.
진촌에서 구치를 지나다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작은 구릉과 작은 다랑논과 밭을 지나면 눈이 부시도록 하얀 백사장과 만난다. 원산도해수욕장이다. 섬에 있는 해수욕장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는 넓은 백사장이다. 모래가 곱고 해안 경사가 완만하다.
섬의 북쪽은 갯벌이 발달되어 있어 조개와 낙지가 많이 잡히고 있다. 저두선착장 남쪽으로 저두해수욕장이 있다. 진고지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바로 선촌이다. 가장 큰 마을이다. 경찰서 원산도 분소가 있고 농협과 함께 우체국도 있다. 이곳에 대천항 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있다. 이곳 선착장에는 빨간 등대가 있다. 그리고 마주 보이는 섬이 효자도이다. 그리고 북쪽으로 보이는 섬이 소도이고 그 옆이 바로 안면도 영목항이다.
선촌의 선착장에 서니 보령시의 화력발전소가 보인다. 날씨가 좋다. 운무도 없어 멀리 보령화력발전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운 곳에 있는 섬이지만 한적한 풍경이다. 선착장 끝에서는 온 가족이 낚싯대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원산도는 조개잡이 외에도 우럭양식, 꽃게잡이, 주꾸미잡이를 한다. 섬에는 번듯한 식당도 별로 없고 좋은 놀이시설도 없다. 마치 70년대에 멈춘 듯 섬은 개발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런데 선착장 주변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공인중개사사무소가 눈에 들어온다.
산이 높기에 남쪽의 해변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북동, 북서쪽은 땅을 개간해 논농사와 염전 등으로 사용된다.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과 염전에서 나는 천일염을 이용하여 만든 까나리 액젓, 조개젓, 굴젓, 멸치젓, 갈치 속젓이 유명하다. 주민의 3분의 2가 어업에 종사하고, 3분의 1은 농업에 종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