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이 혹한(酷寒)속에 눈이 내릴 것이라는데 그런 분위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 中에 하나가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라는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일 것이다. 최백호는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많이 불렀다. 물론 ‘영일만 친구’ 등 몇 곡인가는 씩씩한 분위기지만. 그리고 아마 내가 10여년前부터 노래방에 가면 즐겨 부르던 노래가 ‘낭만에 대하여’였는데 40대 중반에 그 노래를 부를 때는 “내가 너무 일찍 노땅 노래를 불러 조로(早老)하는 것 아닐까?”하면서도 ‘그의’ 낭만(浪漫)이 좋아서 자주 불렀던 것이다. 흔히 이렇게 애절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삶도 불행해지는 암시가 있다지만 어쩌랴, 그래도 슬픈 노래가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위해서는 훨씬 좋은 것을!
하긴 최백호도 겉보기에는 그리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것 같지는 않다. 일전에 병사(病死)한 전처(前妻) 김자옥과의 사연(事緣)도 그렇고. 그러나 삶의 행·불행을 그저 한번 햇볕이 들다가 또 한 번은 그늘이 지는 심상(尋常)한 일로 생각한다면 크게 집착할 일도 아닌 것 같은 체념(諦念)이 그의 노래에서 읽힌다. 그런데 최근 내가 가끔 시청하는 KBS 주말연속극 ‘가족 끼리 왜 이래’가 끝날 때 몇 번인가는 최백호의 그 애절한 음성이 들리는 게 아닌가? 내가 오늘은 그 노래가 바로 ‘길 위에서’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리고 이 애수(哀愁)에 찬 멜로디를 좋아하게 될 것을 직감(直感)하고 있다. 때로는 이 노래를 들으며 눈물 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그러면 어떠랴, 체념이 관조(觀照)에 이를 때까지 말이다.
첫댓글 최백호 노래 모두좋아하는데 그 중 영일만친구가 젤좋음. 길 위에서 엇그제 끝난 드라마 삽입곡 가사가 참 슬프네...
영호도 복 마니받고 하는일 잘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