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8월 중순 다시 산행에 나선다.
35도를 웃도는 더위에 무슨 산행을 하랴마는 그래도 그냥 집에 있기에는 몸이 근질근질 하니 어찌 그냥 시간만 죽일 수 있으랴!
해서, 좀 가벼운 산행을 위해 쌍용계곡을 끼고 있는 문경 도장산을 찾아간다.
계곡도 좋으니 시원한 물놀이도 겸해서 말이다.
10여 년 전에 두어 번 찾은 적이 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바로 주차장인데 이미 만차라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어 도로 돌아나오니 다행하게도 도로 한 켠에 딱 한 대 주차할 정도로 임도로 연결되어 움푹한 곳이 있었다.
주차장을 지나면 계곡을 따라 길이 나 있고...
주변에는 물놀이를 온 피서객들이 곳곳에 텐트를 치고 있었다.
쌍용폭포 갈림길을 지나 심원사 방향으로 간다. 폭포는 내려올 때 들러볼 예정이다.
심원사갈림길에 도착했다. 좌측 도장산으로 오르는 주등로가 있지만 이곳으로는 올라간 적이 있어 다른 등로를 이용하기로 한다.
등로 옆으로 약수터가 보이지만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고...
심원사 조금 못 미쳐 다시 좌측으로 오르는 등로가 나타나고 이곳으로 올라간다.
초장부터 가파르게 올라가는 이 길은 산객이 그리 이용하지 않는 듯 등로가 거칠기는 하나 구분 못할 정도는 아니고 제법 뚜렷하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에 바람도 거의 없는데가 경사가 무척 심하니 벌써 온 몸은 땀에 흠뻑 젖어버리고...
그런 가운데 잠시 조망이 트이며 도장산이 보이고...
급경사를 계속 오르니,
다시 조망이 트이며 멀리 속리 연봉이 살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마침내 주등로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섰다. 덥고 땀을 많이 흘린 터라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능선으로 진행한다.
정상까지 1.2km.
백악산도 보이고,
얼마전에 올랐던 청화산과 시루봉, 그 우측으로 둔덕산과 희양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흰 구름이 제법 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야가 좋아 조망은 정말 좋다!
궁예의 대궐이 있었다는 대궐터산(청계산).
속리 연봉이 제법 뚜렷하게 드러나고...
흰구름과 어우러진 푸른 하늘이 너무나 맑고 깨끗하다.
앞의 시루봉과 그 왼쪽 뒤 조항산, 시루봉 오른 쪽으로 둔덕산, 그 뒤는 대야산인 듯...
도장산(820.9m).
경북 서북부 백두대간 자락에 숨은 명산으로 택리지에서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경치좋고 사람살기 그만인 복지가 있다"는 문구가 있으며 속리산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전통사찰 심원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산이다.
바쁠 것도 없으니 느긋하게 진행한다.
갈림길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진행.
조망이 탁 트인 곳에서 바라본 청화산과 조항산, 시루봉, 연엽산, 둔덕산, 그리고 희양산의 암벽.
속리능선도 보이고...
좌측 천왕봉을 필두로 우측의 문장대와 관음봉, 묘봉, 상학봉, 그리고 미남봉으로 이어지고...
좌측 멀리 구병산.
좌측 청화산과 조항산,시루봉, 마귀할멈통시바위, 둔덕산, 연엽산, 장군봉 등.
자그마한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
무더위에 높지는 않지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니 땀에 흠뻑 젖은 옷은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다.
속리능선은 수시로 모습을 보여주고...
명품 소나무가 있어서...
속리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대간라인이 아련하다.
원추리가 예뻐서 담아보았다.
지나온 능선도 돌아보고...
헬기장도 지난다.
심원골.
내리막 경사가 제법 급하다.
급경사 숲길을 내려가면,
멋진 고사목과 함께 다시 조망이 트이고...
심원사까지 300m 남았다.
계곡을 건너 우측 심원사로 향한다.
물을 좀 마시려 했더니 입구 약수터는 말라있고, 경내에 있는 수도물도 나오지 않아 그냥 바로 되돌아 나온다.
심원폭포에 도착.
이미 많은 사람들이 휴식 겸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조금 더 내려가서 알탕을 하려 했으니 많은 땀을 흘린데다 덥기도 하여 그냥 옷 입은 채로 풍덩...
가까이서 본 심원폭포.
물줄기가 생각보다 약하다.
쌍용폭포로 향한다.
어느 물놀이객들의 버린 양심.
쌍용폭포로 가는 계단 옆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너무나 보기 흉했다.
싸가지 없는 것들.
쌍용폭포 주변에는 피서객들로 가득하고...
저 뒷쪽 쌍용폭포는 그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살짝 당겨보았다.
우리도 여기서 20여분 다시 알탕을 즐긴 후,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산행을 마감한다.
주차해 둔 곳으로 돌아와 보니 도로 변은 어느새 피서객들의 주차 차량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GPS 상 거리 9.3km, 무더위에 수시로 쉬어가며 느긋하게 걸었더니 6시간이나 걸렸다.
여러 번 와 본 곳이지만 역시 이곳은 여름산행지로 제격인 곳이라 하겠다.
예전에는 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지 않았고 계단 등도 설치되지 않아 쌍용폭포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아예 없어 호젓하게 알탕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즐거움마저 사치가 되어버린 듯 해서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