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2020. 6. 28 ● 가엽다 / 가엾다¿ "딱하고 불쌍하다"는 뜻의 그림씨가 뭘까요? '가엽다'가 맞을까요, '가엾다'가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복수표준어입니다. '가엽다'와 '가엾다'는 발음이 [가ː엽따]로 같습니다. 다만, 가엽다가 ㅂ불규칙활용이라 쓰임이 좀 까다롭습니다. 가엽다는 가여우니, 가엽고, 가여운으로 쓰고, 가엾다는 가엾으니, 가엾고, 가엾은으로 씁니다. 따라서, '추위에 떠는 가여운 사람'도 맞고, '추위에 떠는 가엾은 사람'도 맞습니다. 이런 게 또 있습니다. '서럽다'와 '섧다'입니다. 뜻이 같은 복수표준어입니다. '서럽다'는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으로 쓰고, '섧다'는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으로 씁니다. ‘가엽다’와 ‘가엾다’는 제3장 제5절 제26항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라는 규정에 따라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말들입니다. 이 두 단어는 의미나 쓰임에 거의 차이가 없지만, ‘가엾다’는 ‘아이, 가엾어라’와 같이 규칙형으로 활용하는 말이고 ‘가엽다’는 ‘아이, 가여워’와 같이 ‘ㅂ’불규칙으로 활용하는 말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마음이 아플 만큼 안 되고 처연하다."는 뜻을 지닌 낱말은 '가엾다'입니다. 이를 '가엽다'로 써도 됩니다. 한꺼번에 부모와 형제를 모두 잃은 그 애가 가엾어 보인다, 소년 가장이 된 그 애가 보기에 너무 가엾었다. 그는 세상에 의지할 곳 없는 가여운 존재이다, 견딜 수 없이 그녀가 가엽게 여겨져 자신도 모르게 화가 풀려 버리는 것이었다처럼 씁니다. 사람은 누구나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갑니다. 돈을 많이 가져 보지 못해서, 그게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 돈이 꼭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가엽습니다. 보태기) 한자 품사이름을 우리말로 다듬으면 이렇습니다. 명사(名詞) → 이름씨 대명사(代名詞) → 대이름씨(갈음이름씨) 수사(數詞) → 셈씨 형용사(形容詞) → 그림씨 동사(動詞) → 움직씨 부사(副詞) → 어찌씨 관형사(冠形詞) → 매김씨 조사(助詞) → 토씨 감탄사(感歎詞) → 느낌씨 앞으로는 품사 이름을 명사, 형용사 따위로 쓰지 말고, 위와 같은 우리말로 고쳐쓰면 좋겠습니다. ※자료출처 : 고려대 우리말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