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한계세이(寒溪洗耳)
가랑잎 살 구르는 쓸쓸한 산중 고성
소쩍새 밤 지새운 찬 개울에 귀 씻을 적
마지막 잎새에 스친 한 줄기의 실바람
* 설악산 한계고성(寒溪故城) 릿지; 설악산 한계리(물한골) 옥녀탕에서 안산(鞍山)에 이르는 험준한 능선에 쌓은 산성으로 현존 약 2km에 달한다(강원도 지방기념물 제17호). 신라 경순왕 때부터 축조하기 시작했다는 고성인데, 현재 학술조사 목적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된다.
* 세이; 더러운 말을 들은 귀를 씻고 깨끗이 함. 옛날, 요(堯)가 천자(天子)의 위(位)를 허 유(許由)에게 물려주겠다고 말하자, 허 유가, 은자(隱者)인 자기는 자기본분에 따르고 싶다고 거절한 후, 더러운 말을 들었다고 해서 귀를 씻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
* 조락(凋落)의 철 가을이 오면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思惟)’를 한번 쯤 해보게 된다. 자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광대한 우주도 자기만큼 귀하지 않으나, 우주 전체에서 본다면 자기라는 존재는 티끌에도 미치지 못한다.
* 《山書》 제15호 2004년 설악산 특집 ‘설악8제’ 산악시조.
* 졸저『한국산악시조대전』제 277면.
* 시조 중장 앞 구 두견새는 오류라, ‘소쩍새’로 바꿈.(2019. 9. 23 추분)
첫댓글 신라의 마지막 경순왕의 태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계에 들려 귀를 씻은 것이 아닌가 하네요. 감사합니다.
하하! 좋습니다. 마의태자도 씻고, 힘들게 등산하는 저도 귀를 씻습니다.
사실은 권력자들이 귀를 씻어야 하겠지오? 고맙습니다.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산을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