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20.10.6. 화 맑음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버스정류장에 나왔다. 환절기라 사람들의 옷차림이 무척 다양했다. 어떤 젊은이들은 아직도 반팔, 반바지 차림을 하고 다녔다. 아직 춥지도 않은데 어떤 아가씨는 벌써부터 롱패딩코드를 입고 다녔다. 보기에 좋지 않았다. 마치 추위에 공포증을 갖고 사는 나약한 사람 같았다.
어떤 아가씨는 한여름인 줄 아는지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녔다.
그녀의 몸가짐과 걸음걸이가 씩씩하고 자신만만 했다.
나는 두정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7번 버스를 타고 신방도서관으로 가는 중이었다.
버스안은 좌석이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아기씨가 자리에 앉지 않고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갔다. 어깨에는 묵직한 책가방을 메고 있었다, 책가방 옆에는 물병이 꽂혀 있었다. 얼핏봐도 단정하고 자기관리를 잘하는 아가씨였다. 버스가 패션거리와 쌍용 터널을 지나 이마트 정류장에 도착했다. 거기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려 빈자리는 더 많아졌다. 그러나 그 아가씨는 의자에 앉지 않고 기어코 입석을 고집했다. 그녀는 신방동 한성필 하우스에서 하차 했다. 내 생각은 그녀는 터미널에서 탄것 같았다. 터미널에서 한성필하우스까지 경유 정류장은 28곳이었다. 누가 봐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녀가 왜 기어코 입석을 고집했는지 궁굼했다. 그래서 검색해 보았다.
영국정부에서는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5일을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남성 7%, 여성 4%에 불과다고 한다.
개인사정상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서있는 운동을
권장했다.
서있을 때는 작은 근육들을 사용하게 되므로 일주일에 5번씩
3시간 정도 서있는 것은 일년에 열번의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그녀는 서있는 운동을 하느라 그렇게 서서 갔는가. 아무리 그렇다 한들 28정류장을 서서 간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린 나이에 저렇게 강인한 의지로 살진대 무슨 일인들 못해 내랴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