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택 선생님과 김채근 선생님의 만남
월등 박종택 선생님 댁에 갔다. 대석경로당 김채근 회장님과 연배도 같고 관심사도 비슷하여 두분을 중매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박종택 선생님이 몇가지 질문을 준비해 오셔서 풍성한 대화가 되었다. 나는 생명으로돌아가기 워크숍에 나온 질문을 드렸다. 70세가 넘은 어른들의 대화가 기뻐서 정리해 보았다.
박종택- 어떤 마법사가 자 너에게 세가지 소망을 다 들어주겠다. 이야기 해 봐라. 그렇다면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세가지를 들려주실래요?
김채근- 우리 집사람이 인성교육이 제대로 안됐다고 해. 유년시절 고아원에서 살았거든요. 따뜻한 부모님에서 사랑 받고 정코스를 밟고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 소원은 이 사회 약자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어요. 세 번째는 마음의 평화예요.
박종택-몇년 전보다 육체적 기능과 정신적 기능이 약화, 삶의 질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왼쪽 귀는 청력이 거의 없습니다. 떠들썩한 식당에 가기 싫어진 것이 대화가 힘들다. 시력도 그렇고, 제가 후각이 발달해서 꽃향기 맡으면 기가 막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후각이 마비, 거의 냄새를 못 맡아요. 신체적 감각기관이 다운되고 있어요. 사고력과 판단력도 70% 통합사고가 안돼요. 첫째 소원은 젊었을 때와 비슷한 신체기능 회복하는 거예요.
김채근-그래요. 그 나이 돼봐야 알 수 있습니다.
박종택- 두 번째 소원은 아들 결혼 3년 되었는데 직업이 없다. 며느리도 수입이 없다. 아들 독립하면 좋겠다. 세 번째 소망은 명상에 관심이 많다. 명상이 잘된다면 마음의 평화, 자유로운, 여유를 얻을 수 있다. 깨달음의 경지, 생사의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데. 명상을 잘해서 평화, 자유, 기쁨, 끊임없이 갈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조용하고 고요하고 태평하면, 대단히 많은 욕구, 욕망, 생각이 분출하고 있거든요.
박종택- 살아오면서 보람찼다. 이 부분에 긍지를 느낀다. 이런 부분을 말씀 하신다면?
김채근-1971년에 월남 갔다 왔다. 1년 파월장병 복무기간 1년, 월남 다녀온 사람이 피부병이 온다.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것을 본인도 모른다. 전우들이 단체를 만들면, 유공자 만들려고 해외참전 전우회를 만들라고 하더라. 사무국장이 되어 조직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다. 시골에서 병명도 모르는데 다리가 썪어가, 그런 사람 데려다가 치료받고, 자녀들이 보훈 혜택을 받도록 해. 거기서 단돈 10원도 안받았다. 국가유공자가 되면 살길이 열린다.그런데 더 이상 하면 양심대로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걸 놓고 열심히 장사를 했다. 장사가 아주 잘됐다. 하느님이 주신 복, 하느님의 뜻을 받으면, 이렇게 복을 주신다.
박종택-전교조 4년 반 해직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교육발전에 일정한 헌신, 노력을 한 것. 그 당시에는 수많은 고통스런 말들도 많았고 편치 않았고 가정적으로도 남편으로서의 역할도 못하고 노모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아픔은 있었다. 4년반 동안 재판도 받고 6번 경찰서 잡혀들어갔다.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세 번 네 번 가니까 적응의 천재. 적응해 버리면, 일반사. 청량리 경찰서 들어가서, 48시간 구금, 경찰서마다 분배, 고등학교 동기가 경찰서장이 되어 앉아있어. 어이 자네 어쩐 일인가? 개인적으로는 즐겁지는 않았지만, 교육자가 되고보니 안좋은 것이 많아서 분출구가 전교조였다.
김채근-돌이켜보면 파병 전우를 위해 헌신한 것은 괜찮은, 당시에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박종택- 살아오면서 이런 일은 안 했어야 하는데, 후회스런 부분은?
김채근-수없이 많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은 없고, 아내를 힘들게 했다. 아내와 성격이 달랐다. 가치관도 다르고. 내 다듬어지지 않는 성격, 가정 하나도 건사를 못하는 나를 다듬어 보고 싶은데, 교회라도 가보자. 스스로 간거다. 좀 다듬어졌다. 군수물자 만드는 일을 해. 아버지가 시골에서 와서 할 일이 없어. 다듬어질 기회가 없었다. 이렇게 살다보니 코로나로 형수 돌아가시고 누나가 돌아가셔. 누나에게 좀 잘했을건데. 돌아가셔서, 가족간의 사랑을 나누지 못한 것.
박종택-가족에 대한 책임, 한 살에 아버지 돌아가셔. 어머니 16세에 결혼해서 26세 혼자되어. 83세까지 청산과부. 3남매. 어머니 말년에 자식으로서 잘 보살피고 배려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김채근-아버지에게 양말 하나도 못 사 드렸다. 너무 미안, 지금 제가 노인 섬기는 이유, 또다른 부모다. 그것이 한이 된거다. 제대하고 오니 아버지가 무덤에 계시더라.
박종택-딸하고 아들, 그당시 아빠로서의 역할을 나름 신경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런 느낌이 들 때. 지금 가르치려면 귀찮다고 한다. 어려서 성격이 형성되고 인성이 자랄 때. 어머니에게 자식 노릇, 자식에게 아빠 노릇, 아내에게 남편 노릇. 가족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못 한 것이 가슴에 남아.
김채근-자식에게 잘못한 것이 후회스러워. 50대 말까지 사회에 환원하고 싶었다. 대학 1학년 때에 용돈을 안주었다. 어느날 내려왔는데 피골이 상접. 가난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가난을 벗어나고픈 것이 뼈에 사무쳤다. 운동회 할 때 부모들이 김밥을 싸오는데, 나는 짜장을 사먹으라고 했다. 아이가 양말목에다가 동전을 넣어둔 것이 빠지니 뛰다가 돌아가 주었다고 하더라. 그날 하루 장사 안해도 되었을텐데...
박종택-가족으로서의 적절한 역할을 못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회복할 수가 없다.
김채근-이런 후회가 손자들에게 가는 것 같다. 과잉사랑.
박종택- 다시 태어나서 부부의 연을 이어가시겠습니까?
김채근-안해요. 너무 안 맞어. 성품도 좋지만. 나를 이해해 주고, 성장과정을 보고 이해해 주어야하거든. 굶기를 밥먹듯이 해서 돈에 집착하는구나 이해를 해주어야지. 부부지간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편들어주는 거다.
박종택-저는 아내에게 물어봐야겠다. 아내가 괜찮다면 다시 부부의 연을 맺고 싶다.
박경숙 이제 제가 여쭐께요. 지금 가장 걱정되고 두려운 일은 ~~ 이다.
박종택-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쇠락,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
김채근-아내가 무릎이 아프다. 손자도 키워야 하고, 둘째 손자가 장애가 있어서.
박경숙- 그래도 감사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이다.
박종택-가족,, 각시가 손주를 봐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역할을 충실하게 잘하고 있는 것, 두 자식이 건강하고 원만하게 사는 것.
김채근-아내가 나를 다 포용해준 것, 사랑으로 감싸준 것이 고맙다. 손자들을 그렇게 예쁘게 사랑으로 키웠다. 아들은 선교사로 생활한다. 한족 선교를 한다고 그쪽 아가씨 결혼, 수입이 제로, 노인실버타운, 자금, 건물 준비되었다. 돈도 벌고 사회공헌도 하는 이중삼중 좋은 일이었다.
박경숙- 나의 일상을 돌아보니 난 이미 노후를 잘 살아가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박종택-농촌에 주거가 안정, 텃밭 가꾸는 것이 노년 생활에 대단히 도움이 된다. 하루 두세시간 텃밭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 흙냄새 맡으면 풀 뽑고 괭이질, 생활의 중요한 바탕
김채근-웰다잉 심리상담-노인의 4대문제 질병, 경제적 어려움, 역할상실, 질병 심장이 안좋아. 문제없다. 병은 있지만 극복할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문제없다. 역할상실-사회적 역할은 많다. 경로당 지도사, 회장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섬길수 있다. 교회있다가 사회로 나왔다. 외롭지않다. 난방비를 36군데 가가호호 방문해서 떡을 나누었다. 1주일에 한번 12경로당을 책임졌다. 금요일은 현장 방문하여 위로하고, 내 역할이 많아지니 외로움 해결, 지금이 더 행복
박경숙- 여러분이 계획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돈과 인원 무한대로 이용 가능, 시작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면,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않고 생명망 안에 있는 모든 힘을 이용할 수 있다면) 3년 안에 무얼 하고 싶나요?
박종택-현재 지구촌의 가장 큰 도전과 문제가 기후위기다. 부분적으로 깨어나고 있고 활동하지만, 기후위기의 흐름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미약하다. 그런 자원과 지원이 가능하다면 기후위기 해소할수 잇는 광범위한 조직, 운동, 교육을 추진하고 싶다. 분단된 나라 부끄러운 일이다. 70년이 넘도록 오도가도 못하고 이산가족들, 10살에 ㅎ어진 사람이 수없이 많다. 남북관계까 지금보다 훨씬 열리고 화해할 수 잇는 역할을 하고싶다.
우리나라가 잘되고 못되고를 결정하는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언론이 중요하다. 언론이 너무나 혼탁하고 거짓언론이 팽배, 진실과 거깃을 분별할 능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이것들이 하도 발광을 하니 일반 시민들이 분별력이 없어졌다. 언론이 정확한 길을 제시하면 정확한 길을 제시할수 잇는데, 올바른 언론으로 만드는 것이 사회발전에 필요하다.
김채근-대통령 놀이네?
김채근-기후위기,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고 복지정책을 받더라도, 기후위기 앞에서 무기력하다. 장애인이라도 사회약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광대한 구조변경 시키는 것.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개선을 해보고 싶다.
박경숙- 내가 갖고 있는 자원, 필요한 자원 알아보기(내부자원, 외부자원, 내가 갖추어야 할 것, 배워야 할 것)
박종택-삶을 검소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이 기본이다. 환경과 기후를 걱정하면서 쓰레기 양산하면 말이 안된다. 가능하면 글로 쓰든지 말로 하든지,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이야기 하고 여러사람으로 하여금 인식 내지 각성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겠다.
김채근-현재 누리고 있는 삶이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대로 계속될수 없다는 심각성을 분명하게 깨닫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에너지 절약, 절제해야겠다. 순환농법, 절제, 얼마나 많은 자연이 훼손되는가? 얼마나 많은 토양을 훼손시키나?
나에게 있는 자원은 실천할수 있는 것, 교회. 단체에 가서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것. 계속 보여주는 것.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세상이 망가져서 못산다면 후손들에게 큰 죄인이다. 동식물 자연세계까지 큰 재앙, 기온이 1도가 변하면, 교회에서도 끊임없이 말한다. 영혼 구원이 최대의 목적, 교회 1만명으로 불어났다고 합시다. 기후위기가 와서 겨울 40도 내려가고 여름 40도 영혼구원이 무슨 필요가 있나? 모든 것이 끝이다. 그런데 심각성을 모른다. 예배 끝나면 대형쓰레기 봉투가 다섯 개 나온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나오면 이것은 아닌데.
좀 더 해볼 수 있는 것, 노인회에서 자원봉사단을 만들어 25명, 주위 환경이라도 청소해 보자.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교회가 교회주의에 빠져. 우리끼리만 좋은 거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우리끼리만 좋아하는 것이 너무 답답해. 신대에 화장실 지어 놓은 곳, 아침마다 일어나서 주변 청소한다. 토요일 오후부터 미화원이 쉬기에. 어르신들이 보람을 느끼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