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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구봉산 1,002m /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 9개의 봉우리, 유격코스 방불케 하는 짜릿한 손맛!
국내 최장 구름다리, 용담호와 주변 산군을 거느린 조망 인기 으뜸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진안 구봉산(九峰山)도 어느 순간부터 유명해지게 되었다. 골산(骨山)인 구봉산은 그동안 노령산맥의 지붕이라 불리는 운장산(雲長山·1,125m)과 마이산(馬耳山·678m)의 명성에 가려져 있었고, 연석산~운장산 종주구간의 하산지점에 있는 암릉이 좋은 산 정도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러다가 2015년 8월 구봉산 4봉과 5봉 사이에 길이 100m의 국내 최장(영암 월출산 구름다리 54m, 완주 대둔산 90m, 순창 강천산 90m) 구름다리가 설치되면서 지금은 구봉산을 보기 위한 산악회 차량으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양명마을 인근 대형주차장 옆에 산행개념도와 이정표가 있다. 9개의 봉우리가 낙타 등처럼 우뚝 섰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높아 보이지 않은 이유는 이미 해발 300m 고지대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정상이정표는 2.8km를 가리킨다. 커다란 은행나무를 지나면 구봉산농장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꺾어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40분 정도면 1봉 갈림길에 닿는다. 1봉은 갈림길에서 100m 거리에 외돌괴처럼 우뚝 솟아 있다. 거친 암봉 위에 멋진 노송들이 운치를 더 하고 멀리 적상산과 덕유산 주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1봉에서 8봉까지는 막힘이 없어 어느 방향을 바라보아도 시야가 좋다. 2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사납다. 가파른 퇴적암층리면을 쪼고 깎아서 만든 길이어서 로프에 의지해야 한다. 사방으로 보이는 붉은 회색빛 암벽은 공룡시대로 불리던 중생대(2억4,000만~6,000만 년)에 형성된 암괴다. 구봉산에서는 특히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돌출형 바위길이 여간 신경 쓰인다. 2봉에서 3봉, 4봉까지는 툭 떨어지듯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된다. 사다리 수준의 계단을 지나면 ‘구름정’이라는 2층 팔각정이 있다. 조그마한 화강석이 4봉임을 알게 한다. 보물찾기하듯 봉우리 표지석을 찾는 재미도 있다. 4봉을 벗어나면 구봉산의 랜드마크인 붉은색 구름다리(산악형 보도현수교)가 늘씬하게 뻗어 있다. 해발 740m 지점에 국내 최초로 시공되었다는 무주탑 현수교 방식이어서 주변 조망을 가리지 않는다. 길이 100m, 폭 1.2m로 150명까지 왕복 교차 통행이 가능하다. 발밑으로 아래를 볼 수 있으며 흔들림은 거의 없는 편이다. 구름다리를 벗어나서 6봉으로 내려가는 길이 무척 위태롭다. 가느다란 난간과 로프에 의지한 채 50여 m 절개면을 내려가야 한다. 사람으로 정체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6봉을 지나면 거대한 암벽 옆으로 나무 계단을 올라간다. 암벽 위 소나무들의 고고한 자태는 한 폭의 동양화다. 7봉을 지키는 노송을 지나면 아찔한 절벽을 가로지르는 목재연도교 경치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8봉(780m)은 길에서 살짝 비켜 있어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8봉에서 10여 분 정도 내려가면 돈내미재 갈림길이다. 산죽이 많이 자라고 있고 넓은 공터가 있어 식사장소로 많이 이용한다. 천황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협곡 같은 옛길을 지나면서부터 사다리를 걸쳐 놓은 것처럼 계단의 경사각도가 크다. 커다란 소나무에서 숨을 돌리는 것도 잠시이며 계속 오르막이다. 구봉산 정상까지 0.5km를 가리키지만 실제로는 40분가량의 오름길이다. 구봉산 정상인 9봉은 천황봉이라고도 부른다. 용담댐 너머로 덕유산과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과 부귀산, 만덕산, 명덕봉, 대둔산까지 선명하게 조망된다.
사찰에서 만나는 전나무 볼거리 정상에서 천황사까지는 3.6km 거리다. 용담댐을 바라보며 걷는 능선길은 좀처럼 눈을 떼기 힘든 산맥들의 절경에 발걸음을 여러 번 멈추게 된다. 정이품송을 닮은 소나무를 지나면서부터 왼쪽으로 8개의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명품길이 이어지는 도중 단박에 눈길을 잡는 미인송이 있다. 구봉산 최고의 적송이다. 정상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면 ‘바랑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정표에는 주차장으로 표기)과 만난다. 천황사는 계속 직진한다. 이곳부터는 인적이 눈에 띄게 적고 길이 다소 거칠어진다. 20분가량 길이 좁아졌다 넓어졌다 하며 내리막이 이어진다. 바위봉을 지나고 정상에서 1.6km 거리에 갈림길이 있다. 여러 기의 봉분이 있다. 왼쪽으로는 ‘지댕이재’ 방향이다. ‘천황사 1.7km’ 이정표를 따라 더 내려간다. 죽산 안씨 묘를 지나고 10분 정도면 고도가 떨어지며 계곡을 만나다. 천황사는 서기 875년 창건한 신라시대 고찰이다. 고색창연한 절의 입구엔 수백 년 수령을 자랑하는 전나무가 있고 ‘남암’이라는 작은 암자 앞에도 400년 세월을 버틴 전나무가 우람한 모습으로 서 있다. 높이 35m, 우리나라 전나무 중 가장 크고 나무의 모양과 수세가 매우 좋다. 전나무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495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행길잡이 ■주차장~양명교~1봉~2봉~3봉~4봉~구름다리~5봉~6봉~7봉~8봉~돈내미재~9봉(정상)~바랑재~바위봉~무덤(이정표)~천황사 (약 6.4km, 5시간 10분 소요) ■주차장~양명교~1봉~2봉~3봉~4봉~구름다리~5봉~6봉~7봉~8봉~돈내미재~천황암~주차장(약 5.2km, 3시간 40분 소요) 교통(지역번호 063)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진안까지 하루 2회(10:10, 15:10) 직행버스가 오간다. 요금 1만5,000원. 약 3시간 소요. 서울에서 전주로 와서 진안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서울에서 전주까지는 10~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수시 운행한다. 우등 1만8,700원, 일반 1만2,800원. 2시간 40분 소요. 전주에서 진안행 버스는 약 30분마다 운행하며 요금은 4,600원, 약 30분 소요. 진안시외버스공용정류장(433-2508)에서 군내버스 ‘주천’ 방향으로 하루 3회(06:20, 08:00, 15:30) 운행. 요금 1,000원. 진안개인택시(433-5959)를 이용할 경우 구봉산 주차장까지 2만 원 정도다.
숙식(지역번호 063)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유명 블로거가 직접 검증한 진안베스트 식당 3곳을 추천한다. 마이산 입구 ‘초가정담(432-8840)’은 산채비빔밥 등 토속음식이 맛있다. 4인 알뜰세트(산채비빔밥+도토리묵+목살+갈비) 5만 원. 진안읍 진안시장 내에는 ‘빵돌이네 멸치국수’가 있다. 3,000원짜리 물국수와 4,000원 하는 비빔국수가 맛있다. 국수는 무한리필 된다. 진안읍 국민은행 근처 ‘마이담(433-5535)’은 홍삼시래기밥+떡갈비 정식이 1만2,000원이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구봉산 근처 화심 삼거리에는 순두부집이 여럿 있다. ‘화심순두부 본점(243-8268)’은 2대째 이어오는 순두부집이다. 볼거리(지역번호 063) 도립공원 마이산(678m)의 암마이봉, 수마이봉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적인 명소다. 태풍에도 끄떡없는 100여 기의 석탑도 신비롭다. 진안읍내에는 산삼과 인삼의 고장답게 인삼가게들이 즐비하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홍삼한방센터(433-8626)에서는 뜨끈한 홍삼스파까지 즐길 수 있다. 진안8경 중 2경인 용담호 주변 40km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드라이브코스다. 여름이면 비경지대 백운동계곡과 함께 운일암반일암도 대표적인 피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