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旅通信 7
백 승 돈
< 第 7話 >
이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출발한다. 해리가 A급이라고 소개한 가이드 '리벅' 이란 청년은 그 역시 한국 취업 경험자다. 대구 섬유업체에서 5년간 일했다고 한다. 해리가 A급이니 B급이니 하는 것은 한국말을 할 줄 알면 A급이고 못하면 B급이라는 것이다.
일찍 간편식으로 아침을 먹고 7시에 택시를 불러 타고 해리부부의 전송을 받으며 가이드와 함께 버스터미널로 갔다.
트래킹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가까운 비레탄티까지 버스로 가는 것이다.
버스가 다니기 전에는 트래킹 코스였는데 버스 노선이 생기고 나선 지독한 먼지 때문에 걸을 수 없는 길이 되었다.
이길은 버스가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는 최악의 험로다.
바위 벽을 헐어내고 급커부로 길을 냇고 노면은 울퉁 불퉁해 버스가 널을 뛰듯하고 춤을 춘다.
어쨌든 그런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갔으니 ABC까지 가는 총 보행 수를 줄이는 데는 기여 했지만 차라리 그런 길은 버스를 없애고 걷는 게 나을 듯하다.
본격 트래킹은 입산 체크 포인트인 비레탄티를 지나 멋기우란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지누단를 향해 걸었다. 그러나 지누 단다까지도 그 어설픈 자동차 길을 내놔 찦 차가 트래커를 싣고 다닌다. 찦 용차비는 8,000루피 라는데 5~6명이 탄다니 N분의 1로 하면 큰 부담이 아니어서 많이들 이용하는것 같다.
그러나 나는 걷자고 온 사람이니 그런 건 외면해버렸다.
지누단다에 이르는 큰 골짜기에는 몇 년 전 270m 짜리 출렁다리를 놓았다. 그 다리를 놓기 전엔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골짜기로 내려갔다가
물을 건너 다시 절벽 같은길을 걸어 올라와야 했는데 다리를 놓고 1시간 이상 시간이 단축 되었다고 한다.
지누단 다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경 출발해서 계속 걸어 오후 4시경 촘농에 도착해 오늘 트래킹을 마쳤다. 3시간의 여정은 까마득히 올려다보이는 계단을 걸어올라갔다가 내려오기도 하고 또 다시 오르고 그런 지루한 행보가 이어졌다. 보행측정 앱으로 확인한 걸음 수는 18,000보 인데 그중 대략 절반은 계단을 걸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9천여개의 계단을 오르내린 셈이 된다.
오늘 촘롱의 해 발 표 고는 2,170m로 포카라 800m에서 1300여 m를 올라온 셈이다. 그러나 3,000m 이상에서는 하루 500m 이상 표고를 높이는 것은 무리라고 한다.
안나 푸르나 트래킹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단순히 걷는 게 목적이라면 서울 둘레길도 있고, 북한산 둘렛길도 걷기 좋은 길이다. 굳이 먼 나라 여기 까지 와서 트래킹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안나프루나 라는 超 大 巨岳의 名聲도 있고, 하루 수천 개의 계단을 연속적으로. 걸어 오르내리며 健脚의 자신감도 느껴보고 또 고도가 높아짐에 따른 고산증의 위험도 극복해 본다는 스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산간 Lodge의 침실에는 난방이 없다. 밤이되니 기온이 급강하해 온몸이 움츠러든다. 이것도 안나푸르나 트래킹으로 할 수 있는 체력 단련 항목이 되지 않을까?
침낭 렌트 업자가 영화 20도에도 괜찮다는 침낭이라는 걸 빌려 왔으니 별 문제는 없을 듯하다.
오늘은 트래킹 첫날이다
앞으로 칠~팔 일 동안 극기와 인내로 精進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