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견기업인 '후나이전기'가 파산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참고로 후나이전기는 TV, 프린터, 에어컨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한때 LCD TV 사업 부문에서 북미 시장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또 2018년에는 일본 TV 시장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소니와 파나소닉을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기 시작했고, 점유율 역시 빠르게 하락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2021년에는 도쿄의 출판사 계열이 인수된 뒤 상장 폐지됐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올 8월에 공표한 작년도 결산에 따르면, 최종 손익은 131억 엔(1200억원) 적자, 올해 3월 말 현재 부채 총액은 461억 엔(416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부채로 인해 지난 10월 24일 후나이전기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동시에 "모든 직원을 해고 할 수 밖에 없다. 25일 지급될 예정이던 급여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직원들의 입장에선 정말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상황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일본 기업이 망한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위기가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후나이전기의 경우 가격 경쟁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이센스, TCL 등 중국 TV 제조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TV업체들을 줘패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 단순하게 우리의 기술이 조금 더 좋으니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는 것이죠.
즉 소비자들이 아무리 비싸게 사지 못하면 안달 날 정도의 고부가가치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럭셔리 브랜드인 샤넬과 루이비통이 끝없이 가격을 올렸지만 계속해서 잘 팔렸던 것처럼 말이죠.
물론 지금은 너무 안팔려서 문제이긴 하지만요...
아무튼 현재의 엔비디아와 같은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단순히 TV생산 뿐만 아닌 OTT 플랫폼 연동, 게임 콘텐츠 지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필요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후니아전기의 파산 사태는 단순히 본업만 잘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는 혁신 및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메모리, HBM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위기에서 후니아전기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정말 사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여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