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는 가을, 겨울이 우기입니다. 주말에 보통 군바리들이 말하는 ‘하늘의 쓰레기’ 눈이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착 가라앉아서 하루종일 비가 예상됩니다. 골프, 테니스를 치기 때문에 늘 하늘과 가까이 하는 사람.
초대 받았을 때, 이 곳은 작은 곳이어서, 대기업 편의점 앞의 할매가 운영하는 허름한 구멍가게로 생각했고, 그랬기에 대기업을 상대하는 용감한 할매를 위해서 막걸리 하나 팔아주자는 심정으로 실용적 글을 쓰자고 했을 때, 큰 곳의 400개 정도의 조회와 10개 정도의 댓글과 비교, 50개 3개 정도로 예상했었습니다.
그것은 할매표 구멍가게를 너무 성기게 판단한 것이고, 현재 ‘욕쟁이 할매 40년 전통 맛집 된장찌개집’ 정도로 승격, 성업 중이라고 저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가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굴러가겠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전립선비대 씨리즈가 마름되는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훅 달라져서 부시고 3층으로 지하는 주차장으로 산뜻하게 일신한 된장찌개집이 될 것 같습니다. 마당에는 분수가 하늘을 맞이하고, 그 물방울로 무지개도 뜨고…예쁜 금붕어가 물결을 살랑이고...
댓글의 수준이 높아서 결론이 벌써 댓글에서 나왔는데요, 전립선비대의 해결은 수술밖에 없습니다. 현대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새로운 장비가 나오고 깔끔한 수술이 가능해졌습니다. 내가 바래던 약이든 수술이든에서 약은 진보하지 않았는데 장비에서 진보를 해서 구원을 받았고, 수술을 하고 하루 만에 청년으로 거듭납니다. 댓글에서 밝혔듯이 신사동에서 수술했습니다. 이 글은 궁극적으로 전립선비대 수술이야기 입니다. 이미 해답을 드렸으니 저는 훨씬 천천히 산을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려오면서 보는 심정으로 천천히 주제에 접근해가겠습니다.
지난 댓글에서 신랑의 테니스를 이기기 위한 노력으로 열거된 익숙한 승리의 기법들이 등장했습니다. 사람들의 경쟁심을 작열시키는데 테니스만한 것이 없고, 그보다 심한 것이 바둑입니다. “지면 묘하게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이 바둑이다.” 저는 바둑에 일생의 한부분을 뭉텅 잘라서 갈아넣은 사람입니다. 맨해튼 32가 기원 옆에 있었던 <고려서적>에서 산 바둑책만 500권. 돈으로 따지면 한권에 20불씩 만불. 1990년대의 돈 단위. 지금이면 2만불을 훌쩍 넘을터.
옛날에는 인천의 기원 바둑이 짜다, 아니다 이런 식으로 뚜렷한 기준이 없으니 동네마다 통용되는 급수가 차이가 났으나 인터넷 <타이젬>이 등장하면서 컴으로 승률 관리가 정확해지고 하니, 이제 몇급 두느냐로 묻지 않고 타이젬 몇단이냐로 묻게됩니다.
타이젬 바둑사이트에서 횡횡하던 깔끔하지 못한 승부매너, 이해하는 마음으로 보자면 패배의 아픔을 내면화하지 못한 정제되지 못한 외면의 상스런 행동들의 남발. 그것을 보면서 어떤 사람이 철학적 마음을 내서 <접대용아뒤>라는 아이디로서 넘들에게 일부러 져주면서 승부세계의 몰두를 야유하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그야말로 거리의 항아리 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과 막걸리 잔을 부딪히는 것이 세상을 약간 기우뚱하게 서서 보는 내게 맞는 사람일거다. 디오게네스는 재산이 간단했고 물떠먹는 국자 하나 있었으나, 아이가 손으로 물떠먹는 것을 보고는 그것마저 버림.
그의 특이성에 끌리어 알아보니, 포항에서 횟집을 하고 있었고, 포항의 후배에게 연락, 송도에 있는 그의 횟집으로. 나하고 친한 사람이라고-그래봐야 인터넷에서 쪽지로 횟집 주소 물은 것-큰 소리치고 앞장 서 간 그 곳. 밤바다의 파도소리와 항구의 깜박이는 불빛. 밤바다의 모든 이야기들이 파도로 전환되어 모래나 조약돌에게 끊임없이 신비의 얘기를 들려주는 곳. 그 신비는 꼭 막걸리 한 잔 해야만 들리는 거 겠지. "술은 내가 먹는데 바다가 취하는 거야."
접대용씨는 젊고 온화하고 나이스한 사람 같았는데 문제는 내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것. 마구 안접대적이었어.
:제가 Spinoza44입니다! 반갑습니다!
-아, 예…
제가 바둑 아뒤에 44 넣은 것은 스피노자는 44살에 죽었다. 그러니 아직 살아있는 거 감사하고 바둑 둘 수 있는 거 감사하고 쪼잔하게 승부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리마인드 장치입니다. 철학적 장치라고 할 수 있지.
그는 내 지인들에게 와서 다정하게 술을 따라준다거나, 잔을 부딪히거나 개인적인 것을 묻거나 하면서 멀리서 찾아온 내 일당들에게 내 체면을 세워주거나, 대구에게부터 운전한 사람의 당위성을 위로해주거나 그런 것도 얄짤없었고 그냥 무덤덤하게 무덤을 스치는 바람처럼 무심했고…딴 기우들이 글 올린 거 보면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는데…요상하네…이게 무신 경운가…경운긴가.
나오면서 지인들이
-형, 친한 거 맞아? 물어볼지 예측하고 있었지롱.
:흐음, 안 친한가…그런거야?..그런 거 겠지? 그 후로 나는 그와 친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더 이상 포항 바닷가 뿐이 아니고 포항 자체를 가지 않았다.
훗날 맹모삼천지교 여동상에게 연락이 왔다.
:오빠, 한국가면 포항에 아는 돌싱 간호사 친구가 있는데, 오빠하고 딱 어울릴 듯한데...
-시방, 포항? 됐다고 그래.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요, 포항에 아무 감정없고, 가족들이 소개시켜주는 사람은 부담스럽잖아요. 그래서 사양했습니다.
송도 해수욕장을 나오니, 먼 철 지난 해수욕장에서 음주검색을 하고 있네…
-이게 부세요.
불고 나서 후배-포항에서 오래된 의사-가
:그 쪽 경찰서장이 누구누구씨죠? 내 친한데…골프도 치고...사우나...는 얘기 안나왔슴.
-…맞긴 맞는데요, 안전 수치니 그냥 가시면 됩니다.
그 젊은 전투경찰의 눈빛...노땅들이 술퍼먹고 음주운전하면서 name dropping하고...같은 dog무시 눈빛...
그 날 왜 나의 운은 역주행적이었던가.
경찰서장 운운은 먼훗날 영화화 되면서 한국 영화사의 불멸의 한장면이 된다.
첫댓글 아닙니다 계속 이 된장찌게 집에 신경 써주셔야 합니다. 청하님은 구경 오신다고 하더니 감감 무소식입니다. 이럴 때 빨리 소주 한 잔 따라드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ㅎㅎ
(댓글 읽다가 ‘추조’라고??? 청하님 쓴다는 것이)
아, 예 저도 의아했습니다. 해빙의 무드가 불어오는 것인가 하고.
청하님은 그래픽 디자인하느라고 컴을 너무 들여다봐서 시력이 약해져서
눈을 극히 아끼고 있는 중입니다.
@Spinoza44 네 시력이 약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그 명문장을 다시 보고싶어서 계속 청하는 중입니다.
할매표 구멍가게치곤 넘 수준이 높은 글이 올라와 이해가 쉽지 않네요. 싼티나는 글로 해석 부탁드립니다.
언어선택에 좀 더 신중하겠습니다.
쉽게 쓸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머피의 법칙!^^
성질머리가 솔찮하요 ㅎㅎ
Good morning~~
성질머리가 솔찮하요 ㅎㅎ
으짜쓰까~~잉~~ ㅋㅋ
@물보라 우리연세에 하고싶은말 숨겨두면 암걸립니다
1호점이 시끄러운 것도 모다들 암예방차 방문하여 글로써 터는 중이라 아뢰요
@물보라 쪽지 수신을 가능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정보 수정에서 하시면 됩니다.
행간을 읽어나가면서 이해를 하려면 꽤 심오한 독해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한번에 쉬이 이해를 못해 다시 읽어보고 글을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지적 많이 받았습니다. 최근에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쓰면서 그런 고려 많이 합니다.
아마도 나아졌을 것입니다. 계속 진보하겠습니다.
짧은 공간에 많은 것을 담을 욕심이라서 그럴 거다...라는 식으로 분석도 했습니다.
계속 고심하고 분석하겠습니다.
@Spinoza44 아닙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하시고자 하시는 메시지는 와 닿았는데... 글 너머에 담으시고자 하셨던 그 의미를 헤아리려다보니 제가 이렇게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접대용님의 접대용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안접대용 태도라 민망한 상황이 되었군요.
사실, 그분의 실명은 안접대일지도 모릅니다 ^^
들어가니까 제사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중이다는 미안함을 표시하긴 했습니다 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묘함...
할매집 대박을 위해 스피노자님 막걸리 많이 팔아 주세요.
책 읽을 때 수루술술 읽어 나가는 편인데, 님 글은 한 번 술술술 읽고 한 번 더 읽어야...
뭔 추리소설 처럼, 뭐 놓쳤을까봐 걱정 되서리 ㅎㅎㅎ
감사합니다.
아마도 글 쓴이도 알지 못한 의미를 찾아 내실수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록 좋은 글이다."
스~~~님 팬이 되고자 열라
두세번씩 읽고 또 읽고 있슴다
감사합니다
추천~ 꾸~욱~
감사합니다.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아침, 글을 쓴다는 것은 행복한 존재의 순간입니다.
수술 한방에 전립선이 청년으로 돌아간다면 매일 약 먹으면서 밤잠을 설칠
하등의 이유가 없겠네요. 마지막편에선 병원이름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연하죠. 가게된 유투브도 올리겠습니다.
수술 다음날 퇴원, 입원해 있으면서 많은 물을 먹게 됩니다. 수술후의 피가 나는 것을 빨리 배설하기 위함인데요...
그 방광에 꽉 차있던 소변이 지하철 타고 집에 와서 소변을 볼 때 그 굵은 소변 줄기와 엄청난 양의 소변. 빠른 유속. 하늘을 날라가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니 왜 수술안해?
스타벅스옆에 생긴
작은다방~ 몇몇 단골들도 마주치면
눈인사정도 나누는 골목안 조용한
공간에서 누가 이런 의학상식 세미나를
나눌까 상상이나 할까요?ㅎ
시간 내서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김해 신도시에 삽니다. 산과 계곡 옆인데요. 그 스위스 산골마을 같이 아름다운 그곳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한국에 스타벅스팩터라는 말이 있죠.
스타벅스 혹은 시티뱅크 있으면 고급동네다.
저의 부모님 두분 다 고향이 김해 명지면과 녹산면이라 방학때 많이 다녔는데
엄청시리 변했다는데 안가본지 너무 오래라서 그 이름만으로도 그립네요
김해 신도시 주민으로서 사는 곳의 소개도 부탁드려 봅니다~
글이 너무너무 재치있고 재미있어요. 우리 선비님을 유심히 관찰하고서 조금이라도 문제있으면 할매 구멍가게에 들러서 풀러놓으신 로렉스 시계(=값비싼 보물)를 잠시 들여다보면서 고칠 방법을 컨닝할게요. 어머, 너무 웃겨요. 전통 원조 검은콩 청국장집이 레노베이션되는 날까정 제가 입구에서 안내해드리고 싶어요.
칭찬은 고래 옆에서 놀던 새우까지도 춤 추게 한다 하니, 이 눈오는 조용한 오후, 필 받은 김에 글 써서 올릴까 생각중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