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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혜담 김 민 경
하늘이 너무 높아서
날아드는 새들도 더 높이 못오르고
구름 떠다니는 한가한 들녁은
노랗게 물들어간다
농부의 발걸음이
아직은 바쁘질 않아
막걸리 한사발 넉넉히 마셔도 될만큼
모든게 편안하다
햇살 한 줌 손을 뻗어 쥐어서
살랑 바람에 흩어놓고
새들이 불러주는 휘파람 소리에
낮잠이 소르르 온다
가을은 꿈을 꾸는것같다
어린아이 처럼 크게 소리내어 웃고싶고
못그리는 솜씨로
시골길 가다가 해바라기 고개번쩍
치켜들고 있는 얼굴도
화폭에 고스란히 담고싶어진다
해질녘이면
그리운어머니 음식이
불현듯 생각나
입맛을 다셔본다
아 !
아름다움이 물든 가을은
모든이들의
꿈인것같다
별이 질때면
혜담 김 민 경
하늘에 고운 빛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 울려퍼지면
잠을 자던 숲속의 작은 벌들은
어제 꽃잎에 묻엇던 꿀의 단맛을
기억하며 몸을 꿈틀 거린다
어느 하나라도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는
밤이다
어둠속에서 더욱 빛이 나는
별들의 속삭임이 정겨웁다
낮에 뛰어놀던 앞마당에 복실이도
아무것도 못들은척 잠을 청하면서도
별이 내리는 빛이 있기에 잠자는 내내
포근할 수 있는것 같다
풀끝에 이슬이 내려앉을 수 있게
풀잎은 두손으로 감싸듯
서로 부둥켜 안으며 잠을 청한다
별빛은 창문틈 사이로
흘러들어와 잠 못드는 이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그리움으로 지친 이들도
이 시간 만큼은 가슴 아프지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듯
별들이 진다
어르스름 한 새벽녘이 오면
제일먼저 잠에서 깨어나는 새 한마리가
숲속의 모든 이들을 깨운다
나무들은 이슬방울 한모금씩 마시고
나서야 눈을 뜬다
아침
이또한 아름답다
추석
혜 담 김 민 경
일년 중에
제일 푸짐하게 먹을거리 늘어놓고
인심좋게 나누어 먹으며
집집마다 그 해 농사 의 안부를
물어가며
봄의 씨앗을 이제서야 맛보는
즐거움을 나누며
마음마저 풍성한 한가위
손이 열개라도 모자라서
새벽 별이 뜰때 밭을 나서던
그 시간들이 있엇기에
오늘의 풍요로움이 잇엇거늘
배나무에는 큼직한 놈이 더이상
몸을 버티지못하고 터질듯
대추나무에는 포도송이 처럼
주렁주렁 주먹만한것들이
잘도 컷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것이 행복이고 기쁨이니
올 추석은 풍년이어라
가족들 나누어 줄 마음에 들떠있고
아버지산소에 올해농사 잘지은놈
하나 얼른 올려놓고 와야지싶다
우리엄마 얼굴처럼 보름달 뜨는
추석이오면
어린시절 먹던 것들이
더 그리워진다
잊혀진 것들도 많지만
보름달 달빛 만큼
아름답던 시절을 기억하며
올 추석은 풍년이로다
9월입니다
행복한 아침
모든게 감사합니다
새벽에 방문을 열어보니
세상모르고 잘 자고 있는 아이들
꿈을 꾸듯 나이만 먹는 세월
그래도 모든게 감사합니다
어머니 병실에
작은 햇살이 드리우면
창문 너머로 꽃한송이 피엇거든
내얼굴 닮앗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이 몰려들어오면
우리는 서로 눈물을 감추면서
사랑하는 이름을 불러봅니다
미움도 그리움이되고
설움도 잊게됩니다
9월은
아버지 만나러 갈때는
여러가지 색색들의 꽃을
갖다드려야겠습니다
보고싶은꽃에
보고싶은 얼굴들을 모두
기억할수잇게
9월에는
혜담 김민경
모든것을 용서하고
많은것을 베풀며
1년의 반을 훌쩍 넘어왓으니
9월에는 잠못 들고 싶다
솜처럼 곱고 흰 구름은
곧 손에라도 잡힐듯한 기세
나 처럼 늙어가는 나뭇가지새로
새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놀다간다
9월에는 모든걸 털어놓고싶다
삶에 대한 애착도
못다한 이야기도
세월의 끝까지 가기전 처럼
고요하고 적막한 이시간을
나는 즐겨야한다
9월에는 많이 걷고싶다
황금들판 사이로
대추나무 가득열린 동네 골목길로
모처럼 뒷동산에도 오르고
흙내음이 나는 오솔길
솔밭사이에 벤치 에 앉아
땀을 식히며
햇살의 넉넉함을 느끼며
9월에는
아름다움도 지쳐 쉬듯이
모든게 완성되어 숨고르는 시간
고독해지고 싶다
솔직하게 얘기한다고
바보로 취급하는 사람이 있다해도
괜찬습니다
남들은 그런 당신을 부러워 할 수도 있습니다
변명하지마세요
그 변명은 하루 지나면
부끄러워집니다
내가 무엇을 노력하든지
하고 있다는것에
자신에게 아낌없이 칭찬하세요
때론
자기 자신도 칭찬받기를 원합니다
꿈이 있다면
꿈을 꾸세요
꿈속의 주인공은 언제든
당신이니까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것 또한
당신입니다
꿈은
꿈꾸는자의 것입니다
아무도 대신 꿈을 꿔주지는 않습니다
세상살이가 지겹다고 느끼는 순간에
아무일도 하지말고
따뜻한 차한잔 손수 끓여마셔요
찬물을 뜨겁게 만들어
향기나는 녹차한잎 띄워
보기좋은 찻잔에
담습니다
누군가는 우리들이 마셔야할 녹차를
만들어내기위해
얼마나 많은 노고를 해야하는지
그분들때문에 우리는
편하게 먹을수 있는건 아닌지
인생은 쉬울때도 있고
쉽지않을때도 있는것같습니다
차 한잔 마실 여유만 갖는다면
지겹던 일상도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꽃망울이 토~옥
터지는 순간처럼
우리는
늘 그런 순간을 안다
본능적으로
그래서 인내해야한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완성하기위해
살면서 지치고 힘들때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않을때
세상이 나를 버린것같을때
우리는 한가지를 잊고있는게 있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 인지를
그동안
잊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당신은 정말 누군가에겐
소중한 한사람 입니다
누군가 힘들어한다면
손을 잡아주세요
백마디 말보다
때론 말없이 손을잡아주는것이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불행해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마세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불행은 사라집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늘 잠시
우리는 행복했던 순간을
오래 기억하지를 못한다
행복은 찰나
연극을 보면서
엄청 울었다
슬픈건 아닌데
연극속 주인공의 열연이
내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것 같은
고마움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건
내 인생도 드라마 같앗던 순간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다보니
예뻐보이는것이 많아졋고
좋아보이는것이 많아졌고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습니다
말 한마디 라도 꼭 기억에 남는
칭찬의 말은
당신을 더욱 소중한사람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고마운일입니다
당신도 누군가를 아껴줄때
그 누군가도 당신에게 고마워한답니다
바람을 한 손에 잡고
놓지 말아보세요
인생도 그런것 같습니다
잠시도 머물지 않는게
인생입니다
어디론가 멀리 훌쩍
떠나고 싶다면
가까운 곳부터 가봐라
내 주변이 큰 위안이고
쉼터 인것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일만 하고 산다면
꼭 한번은 후회하게된다
건강을 잃고 나서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나
오늘 너무 힘든일이 있었다면
너무 괴로워 하지 않아도 된다
해결되고 안되고는
오늘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기때문이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잘 할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다면
지금도 먼가 잘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겻기때문이다
과거로 돌아간것처럼
그 용기로 앞으로를 살면
반드시 후회하지 않을수 있다
엄마에게
말해보세요
엄마없음 나는 못살아
나이가 들으셧어도
엄마한테 늙은자식은
그저 어린애 입니다
정말 포기하고 싶은게 있어도
포기못하는 한 가지 이유라도 있다면
견뎌보세요
그하나의 힘이
나머지 아홉개의 힘보다
클 수가 있습니다
고민하고 있다는건
긍정의 이유가 더 많기때문에
결정할때는
긍정의 방향으로 흘러갈때
후회확률이 줄어들 수 있다
휴식이 주는 의미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내 나머지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명상을 줄 수도 있다
잠시 쉬는시간에는
머릿속에
색깔을 입혀보자
내가 갖고싶은 색으로
힘들때는 힘들다 말해보자
안힘들다고 말할때보다
더 힘이 난다
걱정하지마라
그대생각대로
다 되지는 않는다
나쁜것도
좋은것도
청산가 (시조)
혜담 김민경
산천을 등에지고
한량없이 걷다보니
길 잃은 사슴처럼
고된하루 보낼적에
님 계신 곳을 향해
눈길한번 돌려보고
하늘한번 쳐다보니
눈물가득 고이누나
한 맺힌 적삼고름
부여잡고 님보낼때
둥기둥기 내둥기야
나를 두고 못간단다
그리운님 보고싶어
이내발길 멈춘곳에
풀이라도 반기려나
눈길한번 주고보니
어여쁘게 나를반겨
반가운님 맞이하듯
꽃한송이 숨어피어
바위틈에 잠들엇네
둥기둥기 내둥기야
어허둥기 내둥기야
사랑님은 가시밭길
내마음은 꽃밭이오
홀로인 맘 달래려다
눈물한번 훔쳐보네
어허둥기 내둥기야
사랑둥기 내둥기야
이내세월 속절없이
구름타고 흘러갈때
산새들의 고운노래
내벗이나 되어다오
제목 가을
혜담 김 민 경
산 넘어 너머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몰고오니
여름아고맙다
천지에 뜨겁던 열기는 식어가고
그토록 더웟던 나무들도
이제겨우 한숨을 돌리는듯
바싹 마른 잎들도 고개들고앉아
가을바람을 반긴다
여름아 고맙다
더워서 이내 잠못들엇던 여름밤들의 기억도
한줌 가을바람에 잊혀질수 있고
한낮 뙤약볕의 고통도
한줌 가을햇살에 미소지을수있으니
여름아 고맙다
김장하는 날
혜담 김민경
찬서리 호되게 맞은
배추녀석들
물이 제대로 올라
속속이 꽉 들어차잇어
한놈의 무게가 거뜬하다
저리 자신감 보여도
속절없이 숨죽어갈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만
절로 나온다
굵은소금을 켜켜히 뿌리고
한숨 두숨 죽고나니
코끗을 자극하는 샛노란
고갱이들은 한껏 움츠려잇다
고춧가루 고운빛으로
엄마가 솜씨부렷던 것들을
기억해내며
배추에게 입힐옷들을 단장해본다
그옛날은 왜그리도 추웟는지
손이 꽁꽁 얼어붙을만큼
추운날만 골라서 김장을한것같다
지금에야 세월좋으니
따뜻한집에서 뜨신물받아가며
넉넉히해도 부담없건만
엄마김장하는날은
동네잔칫날 다를바없으니
그래도 그시절 김장하는날이
참으로 그립다
고무장갑으로 듬뿍 한입싸서
우리들 입에 넣어주던
엄마의 손길이 그립고
수돗가에 마당한가득
천지가 배추절인통으로
쌓여있어도 나는 먹기만 하엿던 나이니
그날 먹어본 맛으로
지금까지 나는 손수
김장을 담아보게된다
잘익은 김치하나
일년내내 밥상에 올라가야하는
중대사 이니
나는 오늘도 김장을
다 끝내고나서
추억을 회상해본다
그리운어머니
..... ....,
새벽부터 아버지는
엄마심부름 하시느라
더 바빳던것같다
오빠들한테는 참으로
엄하셧던 아버지
옛날 아버지라 그랫던가
그래도
엄마앞에선 아버지는
심부름꾼엿던것같다
그리운 아버지
6월에 피는꽃
혜담 김민경
한줄기 비가 쏟아지고 나서야
여기저기서 꼭 담은 입술을 벌리듯
꽃잎은 세상구경에 나선다
뾰족히 내민 혀처럼
빼곡히 박힌 씨앗들이 금방이라도
와락 쏟아질것처럼
봉우리는 터질듯한 기세다
나비와 벌들이 주위를 맴돌다
애매한 풀밭에 주저앉는다
어제는 그토록 비가 퍼붓더니
오늘은 언제그랫냐는듯
바람한점 없이 고요하다
꽃잎이 잠에서 깰까봐
나는 숨을 잠시 멎고 꽃을본다
꽃잎에 작은 솜털이
보드랍고 투명하다
아침 이슬이 아직 마르지않아
풀밭은 넉넉히 젖어있다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이 여린것들이 이겨낼 수는 있을까
고독해진다
6월의 꽃들은 뜨거움을 이겨낸
열정의 꽃이라도 되는것처럼
홀로 싸우고 있다
삶이 흔들리고 지쳐있을때
6월의 꽃처럼
우리는 홀로 싸우고 견디는법을
배워야한다
고독하다는건
살기위한 더 강한 침묵같은것
혀끝으로 달콤함과 냉철함이
공존하듯
삶은 꽃과도 같고
꽃이되기도 한다
사람의 향기만큼 더 진하고
아름다운게 또 어디 있을까
꽃처럼 어여쁜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
6월에 피는꽃은
너를 닮아서 좋고
나를 닮아서 좋다
진달래꽃
해담 김민경
산에 산에 진달래꽃
고운빛 드러내어
새들도 춤주는 그곳으로
나 데려가렴
골짜기 산비탈진 기슭으로
옹기종기 피고지는 진달래꽃
꽂잎 따다가 내 님
열두폭 치마에 수놓고 가렴
개울가 노랫소리에
진달래꽃 춤을추고
바람도 구름도 그늘진 풀숲에 쉬어갈때
진달래꽃 무덤아래
나도 재워주렴
봄은 향기로오고
님은 그리움으로 온다
저 들판에
움추렷던 것들이 몸을 일으키며
일제히
기지개를 펴고
드높은 하늘 아래 구름은
가시밭길 아래로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기세
홀로이 서성거리다가
내 머리맡 그림자로 멈추고 있어
난 멈칫 놀라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서있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많은것들의 노여움 처럼 들리는
이 소리에
귀기울여 보건만
세상은 녹녹치 않게
내게 침묵만 주고있다
이 어둠이 지나야
아마도
새 봄날을 맞이 할것이다
봄은 향기로 오고
내 사랑은 그리움 잔뜩 싫고 온다
눈 감아도 봄은
내 코 끝에 머물러 나를
간지럽히고
내 사랑은 멀리서도
내 눈앞에 나를 지켜보고
서있다
눈물겹다
봄에 피는 꽃망울이
꽃향기 그윽할때쯤은
내 사랑도 봄을닮았으면 좋으련만
봄은 향기로웁고
내 사랑은 더욱 더 그리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