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부장 허우영]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나라 학부형들은 지난 1954년 초등학교 의무교육 시행 이래 처음으로 가장 길고 힘든 1학기를 보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말 안 듣는 초등학생 2명을 양육하고 있는 필자 또한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따로 학교에 가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봄학기를 맞이했다. 당장 온라인 수업을 위해 아이들 컴퓨터 2대를 장만했고, 등교 전날에는 한 주일의 온라인 수업의 결과물을 점검하느라 부부싸움을 해야 했다. 주변에 다른 학부형의 사정도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모두들 한 목소리로 "왜 숙제는 엄마가 하고 월급은 교사가 받느냐"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아이들은 학교에 못 가면서 가장 아쉬운 것으로 급식을 먹지 못하는 것을 꼽았고, 가장 좋은 것으로는 흰우유를 먹지 않아도 된다고 털어놨다. 무상급식 시행으로 이제 학교는 공부보다 다양한 메뉴의 점심식사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뀐 지 오래다. 초등생들은 특식이 나오는 목요일을 가장 기다린다고 한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아이들이 공짜인 흰우유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초반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로서 우유는 거의 부의 상징이었기에 21세기 초등생의 생각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과거 있는 집안의 자식만이 급식비를 내고 당당히 우유를 마실 수 있었는데 지금 애들은 공짜로 우유를 줘도 먹지 않고 버린다고 하니 애들 말대로 '헐'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 큰 아이가 우유급식 미신청 공문을 들고와 서명을 해달라고 했던 적이 있다. 우유를 마시지 않고 사물함이나 책상 서랍에 흰우유를 놓고 가는 학생들이 많아 학교에서 취한 결정이었다.
당시 내가 대신 마실 테니 집으로 우유를 가지고 오라며 공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어린시절 학교에서 완전식품인 우유를 마시면 몸이 튼튼해지고 키도 큰다고 배웠기에 아직도 우유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지만, 21세기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솔직히 주변을 둘러보면 우유보다 고영양식이 많아 '우유=키큰다'는 명제도 잘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올해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우유급식은 사라져 아이들은 반기고 있으나 낙농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결국 낙농진흥회는 내년 원유기본가격을 리터당 21원 오른 947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올해 원유기본가격은 현행 리터당 926원을 유지하면서 내년 8월1일부터 인상분을 적용하면 우유가격부터 커피, 아이스크림, 빵 등 가공품들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유는 학생보다 어른이 즐겨 마시는 커피의 주요 성분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우유급식에 대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때다.
출처 : 굿모닝경제 - 굿모닝 코리아, 굿모닝 경제!(http://www.kpinews.co.kr)
첫댓글 흰우유를 먹으면 배가 많이 아파서 먹고 싶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우유급식 신청서를 엄마께 가져다 드리고 먹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지만 엄마는 항상 내게 우유를 먹어야 키도 크고 튼튼해진다며 우유급식을 강요했다 그렇게 돈을 내고 우유를 먹지 않았고 매일매일 우리 반 뒷 쪽에 있던 사물함이나 빈 책상에는 흰 우유가 한 가득이였다 나처럼 우유를 먹고 싶지 않은데 부모님의 강요로 신청한 아이들이 한 가득이였던 것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색깔우유가 나오는 날에는 우유급식을 신청하지 않은 아이들이 색깔우유를 가져다 먹었고 그렇게 우유급식을 신청하더라도 우유를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엄마는 우유를 먹지 않을 거면 집에 가져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집에 우유를 매일매일 가져왔고 어떤 날은 까먹고 가방에서 꺼내지 않아 가방 안에서 터진 적도 있었고 어떤 날은 학교에서 가져온 우유를 아무도 먹지 않아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우유들이 가득했다 초등학교 때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때까지도 우유는 내게 기피 대상이 되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만약 내가 유치원 교사가 되어서 아이들에게 우유급식을 실시할 때 어떻게 해야 보다 효과적으로 아이들에게 우유를 배식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