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일신아동문학상에 응모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3/1~3/20일까지 전국에서 181명(동시:114명, 동화:67명)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예심을 거쳐 동시 12편, 동화 6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으며,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동시 부문 : 문성해 (일산)
당선작/(「일러줄까?말까」 외 49편)
■동화 부문 : 이영미 (인도네시아 거주)
당선작/『나의 오랑우탄 엄마』
■최종심에 오른 작품
동시: 신혜영/ 「개나리 별」 외 50편 , 연지민/ 『푸른 목도리 여우 만난 날』
동화: 김은지/ 『달;집을 짓다』
■심사위원: 본심
동시: 장석주 문학평론가, 김용희 아동문학평론가
동화: 유성호 문학평론가, 배익천 아동문학가
:예심
동시: 김겸 문학평론가, 박완호 시인, 김륭 시인, 김금래 아동문학가
동화: 박혜선 아동문학가, 문영숙 아동문학가, 김성진 아동문학가, 정란희 아동문학가
목일신문화재단 · 목일신아동문학상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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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동시 부문
-발상의 참신함과 시적 공감-
목일신아동문학상이 5회째를 맞으며 여느 아동문학상과 차별화하면서 독자적으로 기반을 잘 다져왔다. 그것은 어떠한 제도나 관행에 묶이지 않고 오로지 독자에게 질 좋은 아동문학 작품을 만나게 하는데 그 문학적 의의를 두었기 때문일 듯하다.
이번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에는 114명이 응모하였다. 먼저 네 분의 예심위원들이 공정한 심사를 통해 12명의 작품들을 본심에 올려놓았다. 본심에서는 그중에서 3명(연지민, 신혜영, 문성해)을 가려 뽑은 뒤, 다시 최종 당선작 후보로 2명(신혜영, 문성해)의 작품들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신혜영과 문성해의 작품들은 대체로 정제되고 수준도 고른 편이어서 신뢰감을 주었다. 거기에다 발상이 참신하고 기존의 문법을 벗어나고자 한 노력도 엿보였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찰력이 바탕이 되어 말놀이 격을 넘어선 시적 진정성도 나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작품은 시적 화자를 다루는 개성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동시는 ‘작품 밖의 존재(작자)’와 ‘작품 속의 존재(화자)’가 서로 다른 시문학이어서 화자를 다루는 문제가 그만큼 까다롭다. 자칫 잘못 다루면 아동시 수준에 머물거나 말놀이성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동시 수준을 극복하면서 동시의 격을 높이려면 발상 면에서 획기적이거나 평범한 소재를 언어 미학으로 승화시키거나 어린이다움(동심)의 정서, 곧 동심적 서정을 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신혜영의 작품들은 어른스러운 어조가 동심적 생동감을 주지 못한 단점이 되고 있어 결국 문성해의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문성해의 작품을 읽으면 그 엉뚱한 발상과 사물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에 미소 짓게 한다. 특별히 꾸미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시적 의미와 명쾌한 동심적 서정이 공감을 자아낸다. 곧 「일러줄까? 말까?」에서처럼 본 대로 느낀 대로 드러내는 천진한 호기심과 진솔한 감정, 「사막」, 「따라가면 나온다」에서 보듯 자연스러운 시적 전개 과정에서 무리 없이 드러내는 시적 의미, 「나비」에서와 같이 참신한 발상과 제재에 대한 새로운 동심적 해석 등이 그렇다. 그런 동심적 해석은 말놀이성에 그치지 않고 ‘개연성 있는 비약’으로 시적 의미를 드러내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이것이 동시의 시적 가능성의 세계이기도 하다. 곧 문성해의 작품들은 동심적 서정을 어떻게 운용하여 대상을 의미화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 외에도 동심적 서정은 꿈과 위안이 되기도 하고 애틋한 연민의 정서이고 모성애, 자신과 타인, 가족과 이웃, 동식물과 사물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기도 하다. 그런 사랑의 감정은 아동문학에서 더없이 소중한 정서의 하나이다. 앞으로 동심의 순수한 정감과 함께 세상에 대한 따뜻한 인간미를 드러내는 그런 작품들도 기대해보면서 문성해를 제5회 당선자로 이의 없이 선정했다.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심사위원 장석주(문학평론가) ‧ 김용희(아동문학평론가
심사평/동화 부문
-따뜻하고 신비로운 마법이 펼쳐내는 감동-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본심에는 모두 일곱 분의 작품이 올라와 있었다. 이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형상화와 주제 의식에서 남다른 성취를 보인 두 분의 작품을 주목하였다. 이분들 작품이 언어의 완결성과 가능성 그리고 주제의 개성과 진정성을 두루 보여주었다고 판단하여 수상작 후보로 좁혀간 것이다. 이분들의 작품은 개성적인 상상의 품과 활력을 결속하는 유연성을 함께 보여준 가편들이었다. 여러 차례 토론과 서로의 의사 표시를 통해 심사위원들은 이영미의 동화 나의 오랑우탄 엄마를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분이 앞으로 펴내게 될 작품집이 우리 아동문학계에 든든한 원군이 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응원의 말씀을 드린다.
이 작품은 인도네시아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그곳 밀림에서 주인공이 오랑우탄을 만나 가장 근원적인 사랑과 치유의 테마를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을 담아낸 이야기이다. 우리 존재의 기원과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생태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동시대적 의제까지 포괄하는 힘이 강하게 느껴진 역작이다. 오랑우탄의 서식지에서 발견해가는 깨달음과 감동의 울림이 매우 크고 깊은 작품으로서 문장의 호흡이나 매무새가 단정하고 깔끔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 동화 문학의 수준과 차원을 한 단계 높인 이 작품은 모험적인 요소도 다분하지만 이국적 세목을 재현하고 그들의 마음의 결을 들려주는 사실적 긴장감도 높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따뜻하고 신비로운 마법이 펼쳐내는 감동의 울림이 커다란 미덕인 셈이다. 수상을 축하드린다.
이번 심사에는 일상, 역사, 추리, SF 등 다양한 양식과 소재를 균점한 수작들이 망라되어 우리 동화의 현재형과 가능성을 충실하고도 풍부하게 보여주었다. 다음 제6회 응모에도 더욱 풍성하고도 빛나는 성과가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번 응모자 여러분의 힘찬 정진을 당부 드린다. 수상자에게 거듭 축하의 인사를 드리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하여 다양하고도 단단한 기량과 지속성으로 아동문학의 커다란 진경을 보여주기를 마음 깊이 기대해마지 않는다. 은성 목일신 선생은 맑고 투명한 동심의 세계를 우리말의 아름다움으로 담아낸 거장으로서 아동문학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분이다. 이번 수상작이 목일신아동문학상의 품격과 위상을 한결 높여주면서 널리 읽히기를 고대해본다.
심사위원 : 배익천(작가), 유성호(한양대학교 인문대 학장)
<동시 본심>
<동화 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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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당선소감>
동시를 생각하는 날은 언제나 마음의 창이 활짝 열려 있곤 했습니다.
그 햇살 환한 창으로 연푸른 봄 하늘과 새털구름과 여름 천둥이,
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린 날 내가 차면서 집으로 돌아오던 돌멩이들과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난쟁이 아저씨와
달성공원 앞 문지기였던 거인 아저씨 같은 대상들이
나의 눅눅한 커튼을 젖히고 성큼 들어서곤 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커다란 망태기 같은 것에 주워 담기만 하면 되었지요.
언제나 그랬어요.
동시가 내게로 오는 순간은요.
내가 마음에 빗장을 지르고 있는 동안 나의 창밖에서 머물었던
수많은 노래들은 지금쯤 어디를 헤매고 있을까요?
이제는 그 노래들이 머리를 흔들며 돌아서지 못하도록
언제나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아야겠어요.
동시란 내 목소리로 불러야 하는 노래란 것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목일신 선생님께서 올곧은 목소리로 평생 당신의 노래를 부르신 것처럼 말이에요.
무엇보다 세상의 구석진 곳을 굴러다니던 내 노래가
이제는 음계와 음표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고여 있던 웅덩이 물에서 나와 도랑에서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서
다시 구름에서 비로 한 세상을 풍미하였으면 좋겠어요.
목일신 선생님의 노래처럼 누군가의 어린 날을 감싸 안는
부드러운 손바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의 낮은 노래들에게 부드러운 날개를 돋아나게 해주신 장석주 선생님과 김용희 선생님,
그리고 목일신 문화재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준 가족들에게도 한결 같은 마음을 전합니다.
<문성해>
경북문경 출생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당선
시집: <자라><아주 친근한 소용돌이><입술을 건너간 이름><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내가 모르는 한사람>
동시집:<오분만!>
수상: 수주문학상, 김달진 문학상 부문 젊은시인상, 시산맥 작품상
<동화 당선소감>
당선 소감을 써야 하는데 감사하다는 말만 떠올라 큰일입니다.
꿈을 향해 나가는 일은 ‘넘어지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올봄, 한 출판사 문학상의 최종심에서 떨어져 고배를 마셨습니다. 다시 한번 넘어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더 열심히 글에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나의 오랑우탄엄마’를 쓰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담이와 오랑우탄 마야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 유성호 교수님, 배익천 작가님, 목일신아동문학상을 주최하고 주관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임재순 여사님과 사랑하는 김근수 씨, ‘나의 작은 우주’ 김재이, 김아린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암울한 시대에 우리말과 우리글이 가진 아름다움을 실어 동심으로 글을 써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본보기가 되는 ‘목일신 문학정신’을 이어받아 넘어지는 사람을 응원하는 글을 쓰도록 ‘따르릉따르릉’ 달려가겠습니다.
<이영미>
인도네시아에서 살며, 영어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2019년 국립생태원 생태문학 공모전 대상과 2021년 「마음대로 풍선껌」으로 샘터상을 받으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2023년 「오랑우탄 엄마」로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을 받았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마음대로 풍선껌』, 『맹꽁이의 집을 찾아 주세요』,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