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이후 '제2공항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48)씨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일문일답'식의 토론을 제안했다.
제2공항 건설 예정부지에 속한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인 김경배씨는 22일 오전 11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는 일문일답식 토론이 받아들여질때까지 원 지사의 지역구였던 서울 양천구와 청와대, 국회, 국토교통부, 새누리당 당사 등을 찾아가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제2공항 입지 발표 후 지난해 청와대와 국토부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이후 제주도청 정문을 중심으로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김 씨는 "제주의 좁은 땅에 공항이 3개가 되는 것운 최대한 피해야 한다. 현 제주공항과 정석비행장을 포함한 4~5개 후보지를 공시한 다음 돈 문제를 배제하고 환경 등의 문제를 면밀히 검토, 모든 정보가 공개된 상태에서 전체 해당 지역 주민 들이 참여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가장 반대 의견이 적은 곳을 택해 달라”고 제안했다.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제주도청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인 김경배씨가 기자회견 울분을 토하면서 말을 이어나가고 있다. |
주민투표 등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제주국제공항의 포화상태로 치달을 경우 정석비행장을 활용하거나, 8개 항공사의 여객기를 중대형 기종으로 투입하면 위기를 충분히 넘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씨는 “대한항공은 제주도가 있어서 성장한 기업이다. 당연히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앞장서서 고통을 분담해야 하고, 다른 항공사들도 같이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희룡 도지사는 ‘부지 선정 과정에 전혀 개입한 적이 없다’면서, 곧바로 중앙부처를 찾아가 조속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무지막지한 행보를 하고 있다”며 "(원 지사가)정말로 부지선정 과정에서 개입하지 않았다면 '국토부에서 실시한 부당한 부지선정을 거부해서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선정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우리 주민들보다 앞서서 했어야 한다"고 원 지사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한 사람의 도민 관점에서 보는 부지 선정 과정과 제2공항 예정지 발표 후 지금까지 진행과정, 도지사의 발언 등에서 보인 문제점 등을 모아 20~30개 항목을 가지고 모든 언론이 취재할 수 있도록 한 상태에서 일문일답 형식의 토론을 하자는 제의도 거부했다”며 “한 사람의 도민이 제기하는 문제점도 답변할 자신이 없어서 언론 취재를 거부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문제와 관련 지난 18일 서귀포시 연두방문을 위해 서귀포시청을 찾았던 원 지사는 정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 씨는 이야기를 나눈 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물음에 원 지사는 "30개 항목을 가지고 이틀후에 만나기로 했다. 카메라와 함께 오는 문제는 알아서 하시"라고 답변한 것으로 말해 기자들은 둘의 면담이 성사되는 것으로 여겼지만 현재까지 김 씨는 '거부' 입장만 전해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지난 30년간 굴삭기 기사로 일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투자해 제2공항 입지 선정발표 15일전에 1억3000만원의 돈을 들여 구입한 굴삭기를 팔아 투쟁기금으로 쓸 계획"이라며 "이는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굴삭기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제2공항 백지화 시위에 나선 진정성이 의심을 받을 수 있어 팔려고 한다. 굴삭기를 팔아 투쟁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토로했다.
결국 김씨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뿐만 아니라 함께 참석했던 지역주민과 고용호 제주도의원 등은 "김 씨가 공항 발표 이후 하루 한끼를 제대로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절대 생업을 포기하고, 굴삭기까지 팔아가면서 투쟁하는 것보단 지역주민 모두가 하나되어 공동으로 싸워야 한다"고 격려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만큼 김 씨의 기자회견 내내 그의 '제주 제2공항 선정 백지화' 요구가 절실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김 씨와 함께 기자회견장을 찾은 지역주민은 "원희룡 제주지사 측근들 챙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과연 지역에서 직접 찾아와서 주민들을 설득한 적이 있느냐"고 날선 비판을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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