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고 16회 바이콜릭스 멤버들 중에 많은 회원들이 왜 그만 두웠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 노쇠해서 그만 두웠는지 아니면 몸에 이상이 와서 그만 두웠는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자전거를 그만 둘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80세 노인도 일주일에 서너번 약 140 km(하루 35km)를 운동하는데 우리는 젊은 편이 아닌가.
나이에 상관없이 체력이 뒷바침 될때까지 두바퀴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릴 것이다. 07시 30분 응봉역에 도착하니 바이크 손대장은 워밍업을 하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하늘은 흰 구름과 검은 구름이 가득하고 해는 구름에 갇혀 운동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바이크 손대장은 의정부 라이딩시 제일 먼저 들리는 곳이 있다. 응봉 체육공원으로 가는 자전거길 옆에 금계국꽃이 흐드러지게 핀 단풍나무 아래에 한 줌의 재로 묻혀있는 애니(강아지)의 무덤이다. 바이크 손대장 아파트에서도 바라볼 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의자에 앉아 잠시 애니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한다. 15년동안 애지중지하게 키운 강아지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재롱을 피우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고 한다. 매일밤 두 팔을 벼개로 삼아 애니를 재우곤 하였는데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덜커덩 덜커덩 어깨춤과 엉덩이춤을 추면서 살곶이 다리를 조심조심 페달링하는데 바이크 손 대장의 캐논데일은 아랑곳하지않고 쏜살같이 부드럽게 달린다. 바이크 손대장은 중랑교까지 내 자전거(seven)와 바꿔타자고 하여 쾌히 승락하고 캐논데일(Full shock)을 타고 달려보았다.
풀샥은 승차감이 부드럽고 페달링이 유연하여 빠른 속도로 달려 기분이 좋았다. 내 자전거는 하드테일(Hard tail)로 스타트와 순발력이 빠르지만 충격흡수 장치가 없어 거친 노면과 급경사 내리막길일 때는 매우 조심해야 된다. 그러나 풀샥(Full shock)은 초기 순발력이 떨어지지만 ,
속도가 붙으면 쏜살같이 달리며, 내리막길일 때도 바람처럼 달린다. 중랑교에서 휴식하고 시속 25-30km까지 지속적으로 밟아 보았다. 풀샥을 따라가기가 역부족이었다. 저만치 멀리 가는 바이크 손대장, 오늘 따라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였다. 나는 엉덩이가 아파 자주 들었다 놨다 하다보니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었다.
패드 속옷을 입지 않고 기능성 속옷을 입은 것이 원인이었다. 도봉산과 수락산이 잘 보이는 곳에서 멋진 사진을 담고, 의정부 신의교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경 이었다. 쇄도우수 김명수와 스카이 천이 용문역에서 라이딩 출발할 시간대였다.
복귀 도중에 칠 팔십대 라이더를 만났는데 ,나이 들면서 가장 좋은 운동은 자전거 밖에 없다고 자랑거리를 늘어놓는다. 이유인즉, 다리 근육 힘을 길러주는데는 두 바퀴가 최고라고 하면서, 틈 나는대로 하루에 30-40km를 달린다고 한다. 나이에 연연하지않고 노당익장을 과시하는 당찬 파워맨들 이었다.
다양한 라이더들이 눈에 많이 띄웠다. 젊은 아빠와 어린 아들과 딸. 젊은 엄마와 어린 아들,그리고 20대에서 팔십대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젊은 아빠와 엄마가 어린 아들괴 딸들을 데리고 함께 즐기는 가족단위 라이딩의 모습이 정겹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의정부 라이딩 할때는 복귀시 반드시 들리는 곳이 있다. 중랑구에 있는 바이크랜드다. 바이크랜드에서 자전거 정비를하고 중랑천으로 돌아와 바이크 손 대장의 단골인 참새방앗간 노점상에 들렸다. 마침 기타와 하모니카로 무장한 70대 노신사 신창록씨를 우연히 만났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어릴적부터 기타치고 하모니카를 자주 불렀다고 한다. 연주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바이크 손대장과 잠시 우정을 나누며 기타 솜씨를 서로 겨루기도 하였다. 신창록씨는 이곳에 매일 들려 손님들에게 음악으로 기쁨을 선사해주는 천사와 같은 사람으로 소문 나있다.
시원한 막걸리와 번데기로 안주 삼아 갈증과 피로를 풀었다. 자전거 타는 시간보다도 정비하고 휴식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응봉역 근처에 있는 크우익 식당에서 늦은 시간대에 점심 식사를 하였다. 일요일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주로 자전거, 테니스 등 운동하고 오는 단체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오겹살 구이에 순두부찌개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꿀맛같은 식사였다. 대화 잇슈는 라이딩에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바이크 손대장이 구상하고 있는 계획은 일본 규수 여행을 포함하여 동해안, 응봉산과 오음산을 연계한 임도라이딩 등 이었다.
오늘 라이딩은 52km로 체력 소모가 많았지만, 끝나고 나면 언제나 기분은 상쾌하다. 성동고 16회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
애니의 무덤앞에서 앉아있는 바이크 손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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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교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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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머프차 의 자전거사랑 에 감명 받았오 의정부길 에서 만난사람과 쉽게 어울리는 모습이정겹구려
스머프 차의 자전거와 바이크손에 대한 예찬은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지. 그리고 모든 걸 하냐 마냐 할 때 읖조리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할 때"라는 옛부터의 금언 또한 결코 허황된 게 아니라는 걸~ 이만큼 살았으면 다 잘 알테지~! 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