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은 개관때부터
빠뜨리지 않고 관람했다
이 뮤지엄 뭔가 굵직굵직한 전시회를 잘 기획한다
(아마 내 취향의 전시회를 기획한다는 의미겠지)
동양최초의 전시
혹은 이 화가의 작품을? 하고 놀라면서
달려가게 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맥스달튼의 일러스트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포스터를 나름의 해석으로 그려낸 재치가
많은 영화매니아들을 감탄시킨 듯 하다
순수미술하는 화가들은
가치를 덜 두겠지만
감상자의 시각에선 눈앞의 작품앞에서
미소짓고 감탄하고 하나쯤 갖고 싶고 그러면 좋은작품 아니겠는가
제일 예쁜 색감은 역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이다
가물가물하여 전날 일부러 네플릭스에서 찾아보고 갔다
내용보다는 색감이 너무 예뻐서 더 감탄했던 영화
웨스앤더슨 감독 작품을 많이 그리고
실제 영화포스터 작업도 했는지
그의 작품이 꽤 있다
특히 요 핑크핑크한 멘들스 케잌 상자는
웨스앤더슨의 미장센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치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는 모양의 케잌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보다 저 상자 하나쯤 갖고 싶어진다
파란 리본끈으로 묶고 풀어주는 방법도 독특했던 것 같은데
그의 영화포스터작품들을 살펴보자
그림만 보고도 '아하 이 영화' 하고 미소지을 준비하세요
이터널 션샤인
처음엔 감정기복이 심한 여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의 그리 단정치 못한 행동이나
기억을 지워주는 기상천외한 회사직원들의 행동이 거슬렸는데
뭔가 시간의 변화에 따른 감정을 쫓다보니
다시한번 천천히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영화
그렇지만 다시 보려면 에너지소비가 많이 될 것 같아
큰 각오를 해야할 듯한 영화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오드리햅번의 매력과 티파니라는 보석가게 이름을 각인시킨
지금도 티파니는 보석브랜드의 대명사?
내용보다는 화면의 아름다움이나 배경에 더 끌렸던 영화
킹콩
킹콩이 올라갔던 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작년에 올라가서 뉴욕을 내려다봤을텐데
언제 갈 수 있을런지
닥터 후
넷플릭스의 유명한 시리즈라고 하는데
난 본적이 없어 궁금해진다
전시회를 다니다보면 보고싶어지는 영화가 생기고
영화를 보다보면 보고 싶어지는 그림이 생기고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 생기는 거 아니겠는가
예술이란 이렇게 유기적인 관계인게다
다즐링 주식회사
이 영화도 곧 찾아보겠지
새
히치콕 감독의 새는
줄거리는 다 잊었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공포스런 까만 새떼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던
그 모습만 기억에 남는다
어린시절
줄 맞추어 날아가던 기러기 떼들의 아름다운 비행 기억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던 공포의 그 장면
007
제임스본드를 세계 영화인들에게
마치 실존하는 전설적인 인물처럼 각인시킨 영화
뻔한 스토리인데도
새 버전의 영화가 나오면 어김없이 달려가게 만드는 영화
그랜드부다베스트호텔 코너가 역시 젤 예쁘다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살려 그려준 액자들을 바라보며
한사람 한사람 찾아보는 재미가 좋다
다음 포스터를 단박에 알아보는 사람은
눈썰미 엄지척 해드립니다
그렇습니다
기생충
한국 전시회를 위해 팬서비스라고나 할까
한국 영화를 모티브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포스터 작업과정이 매우 즐거웠다고 인터뷰했답니다
박사장의 저택은 구조가 단순하고 미니멀해 보여도
건축한 적으로 매우 복잡해서 모든 층과 방을 올바르게 배치하기 위해
영화를 몇번이고 돌려봤다고 합니다
실제 작업하는 그래픽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무척이나 복잡해보였다
맥스달튼이 고뇌하며 작업한 흔적이 보인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지하에 숨어사는 가정부 남편이 변기옆에널어놓은 빨래
벽을 온 몸으로 밀고 있는 가정부의 모습
박사장 아들이 그린 벽에 걸린 그림 등이
너무나 디테일하게 표현되어있어 웃음이 절로나온다
하나하나 발견하는 기쁨
한국 관람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맥스달튼의 완벽한 서비스였다
이 포스터는
영화의 주인공 커플인데
하나하나 찾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어! 사랑과 영혼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해리가 셀리를 만날 때
카사블랑카
가위손 등등
영화속 주인공들이 함께 모이니 재미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버틀러와 스칼렛
사랑과 영혼의 몰리와 샘
천국으로 떠나지 못한 샘의 모습엔 후광이 빛난다
카사블랑카의 릭과 일자
오래된 영화라서 흑백이다
타이타닉의 로즈와 잭
보트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잭을 부르던 로즈의 감긴 목소리가 생각난다
잭~~
잭~~~
사운드오브 뮤직의 마리아와 본트랩대령
아직 사랑고백 하기 전의 수줍은 모습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맥라이언의 곱실곱실 풍성한 머리가 생각나는 영화
그녀의 로맨틱영화들 다시 찾아보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한 전시룸은 바로 여기다
유명 화가들이 아뜰리에와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
지베르니
자신이 가꾼 연못에서 그림에 몰두하는 모네
캬~~~
내가 저 초록다리 위에 서 있었지
그러고보니
저 다리를 그린 작품을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 봤었지
딸애가
엄마, 며칠 후면 우리 저기 갈거야
가서 실제로 볼거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오래된 추억을 소환해가며
작품을 감상한다
지베르니 모네의 집을 가 봤다고 이리도 흥미를 갖고 본다
앤디워홀의 팩토리에서의 작업모습
스텐실작업으로 마구 찍어낸 작품들이 천정에 매달려있는 게
대량생산의 팩토리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프리다칼로는 불편한 몸이기에
앉아서 그리고 있다
난 그녀의 작품을 감상하기가 좀 어렵다
고통이 느껴져서
잭슨폴록은 담배를 물고 물감 뿌리기에 여념이 없다
머릿속으로 구상을 하고 물감을 뿌렸을까
아님 물감을 뿌리면서 구상을 하는걸까
나는 그게 좀 궁금했었다
쿠사마 야요이는
큰 캔버스 안을 점으로 가득 메워가는 중이다
보고 있으면 동심으로 가게 해 주는 그림과 호박작품들
작품을 한번 미리 둘러보고
도슨트를 듣는 계획이라서 잠시 쉬기로 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그린 작품 앞에 앉아 보고 또 보기
정작 도슨트시간이 되자
특별히 어려운 작품도 아니고 피곤하기도 해서
중간에 나왔다
이 정도면 충분했어 하면서...
입구에 나와서는
그랜드부다베스트 호텔 로비보이 체험하면서 웃어보기
난 안할거야 하다다
모자를 쓰고 제일 재미있게 노는 엄마
기왕 놀거면 잘 놀아야지
이번 굿즈 선택은 패브릭포스터다
종이보다 걸기가 더 수월하고 고급스러워보인다
마티스의 포스터는 이제 퇴장합니다
아까워서 화장대 앞에 붙여놨다
딸애 방에도
이번 전시 엽서가 더해져 더 풍성해졌네
다음전시를 기다리며 당분간은 맥스달튼의 일러스트에 푹 빠져지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