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감응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진다.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앞면을 트는 것을 보면 성씨를 물은 다음에 다시 본관을 묻고, 고향을 묻고, 출신학교 등을 묻곤 한다.
이렇게 하여 공통점이나 비슷한 점이 발견되면 친해지고 마음을 열게 된다.
특히 남자들은 복무했던 군이나 출신학교, 출신지역 등에서 유달리 친밀감을 느끼고 유대감을 가진다.
연대, 고대, 해병대, ROTC, 특정 향우회 등의 집단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지 탐색하는 습성이 붙은 것 같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원리를 '유사성효과'라고 한다.
자신과 비슷한 속성을 공유하는 대상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고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미국 텍사스주의 샘휴스턴 대학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이름의 유사성이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는 실험이었다.
설문을 작성하여 받는 사람의 이름과 흡사한 이름으로 설문을 보냈을때와
상이한 이름으로 보냈을 경우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었다.
결과는 비슷한 느낌의 이름으로 발송된 설문 회신율이 월등히 높았다고 한다.
또 한 예는 미국의 미시간 대학 학생 기숙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미국 전역에서 모인, 서로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어떤 교우관계를 맺는가를 추적해서 조사한 것이다.
학생들은 먼저 같은 방이나 가까운 방의 사람부터 친해져서, 시간이 지나 서로의 태도나 성격, 사고방식 등을 알게 되면서 자신과 같은 취미나 관심, 태도,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에게 친근감과 호의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말은 생김새뿐만 아니라 행동이나 생각등 모든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사성 효과는 정신적, 생리적 차원에서 동조화 되는 '거울효과'로 발전하기도 한다.
`거울효과(Mirror Effect)'는 무의식적으로 호의를 가진 상대를 따라 하는 걍향이다.
취미나 관심, 사고방식이나 이념 등 정신작용과 옷차림, 걸음걸이, 제스처, 얼굴 표정,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 목소리나 말의 속도, 말투 등 행동이 동조화 되는 현상이다.
지난 주말에 아들 내외와 손자가 지리산에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갔다.
손자의 재롱 보는 재미가 젊어서 아들을 키울 때와는 또 다르다.
이제 두 돌이 채 안된 놈이 하는 짓마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울고 웃는 것이나 떼쓰는 것, 몸짓 하나 하나가 신기하고 신비롭다.
나와 아들이 뒷짐을 지고 걸으면 밤톨만한 것이 앙징맞은 두팔로 뒷짐을 지고 뒤따라 걷는다.
돌팔매질도 골프스윙도 어설픈 제스처로 따라한다.
오늘날 유사과학이자 미신으로 치부되는 풍수지리의 중심 테마는 '동기감응(同氣感應)'이다.
금남경(錦囊經)에는 동기감응을 '구리 광산이 서쪽에서 무너질 때 신령한 종이 동쪽에서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銅山西崩 靈鐘東應)'라고 했다.
동기감응은 우주만물의 같은 기운은 서로 감응한다는 것이다.
같은 유전자를 지닌 동물끼리 집단을 이루고 살고 있으며, 식물들도 군집을 이루어 모여 있고, 원소가 동일한 무기물도 한 군데 모여 광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유사성 내지 동질감을 가지는 존재들이 서로 닮으려 하고 닮아가는 것은 자연스런 이치일 것이다.
첩첩산중 별밭골 비개인 하늘에는 구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언덕배기 비탈에는 올망졸망 병아리꿩이 종종종 어미 꿩을 따라가고, 산 허리를 타고 까치떼가 무리지어 나르고 있다.
지리산 별밭재에서 池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