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신사 형님과 무등을 길게 한바퀴 돌자고 했었다.
바보가 또 윤의원과 무등에 가기로 했다 해 신사 형님께 연락 않고 나서
나비야에 차를 주차하고 기다린다.
산을 자주 다니시지 못했다는 윤의원도 서석대를 가보자고 하신다.
셋이서 서서히 증심사 앞을 지난다.
당산나무 앞 벤치에서 하나봉을 까 먹으며 쉰다.
나무 사이로 겨울 햇살이 밝게 쏟아진다.
중머리재 못 미쳐 형님께 전화 해보니 벌써 서석대를 지나 내려오시면서
목교 쪽은 얼었으니 장불재로 오라시며 거기서 보잔다.
장불재까지도 우리가 늦을 듯해 그냥 내려오시라 하니 용추삼거리 쯤에서 보자신다.
옛대피소에서 쉬자 하니 그냥 오르자기에 나 혼자 부지런히 오른다.
중머리재엔 사람이 꽤 많다. 산악회의 산행도 많이 취소된 모양이다.
한참을 기다리니 둘이 올라온다. 벤치 하날 잡고 간식을 먹고 오른다.
혼자 기다려주지 않고 내 걸음으로 걷는다.
용추 삼거리가 가까워지는데 신사 형님의 빨간 등산복이 보인다.
장불재까지는 에스코트가 가능하시다는데 난 그냥 삼거리에서 간식 먹고
용추봉 들러 같이 내려가자고 같이 올라간다.
섬거리 너덜까지 가서 너른 바위를 확인하고 중봉을 건너다 본다.
하늘이 파랗고 중봉이 가깝다.
우리가 지난 삼거리 좋은 자리는 어른들이 차지해 우린 용추봉 쪽으로 조금 지나 자릴 잡는다.
윤의원꼐서 찰밥과 묵은 갓김치를 ㄹ가져 와 맛있게 먹는다.
어제 우리가 떠난 후 용봉동 장독대로 옮긴 후 맥주 집까지 들러 술을 또 많이
드셨다는 신사 형님의 짐에서 크고 작은 맥주 두개가 나온다.
여성들은 안 마시고 둘이서 나누는데 내가 더 마신다.
서석대는 따스한 봄날 가기로 하고 용추봉으로 걷는다.
따스한 햇볕이 좋다.
용추봉에 서서 사진을 찍고 내려가자는데 윤의원이 중봉까지는 가 보자고 하신다.
모두 동의하여 중봉까지 올라간다.
난 줄을 벗어나 노란 풀밭에서 일행의 걸음을 찍는다.
중봉에도 사람이 많다. 신사 형님이 서석대 쪽을 설명해 주신다.
사람이 많은데 정월 대보름이라서인지 모두 돌을 잡고 기도를 하는데 난 먼저 내려와 기다린다.
중머리재에서 당산나무로 걷지 않고 약사사 갈림기로 내려와 또 나비야에 간다.
형님은 사흘째 이 곳에 들르신다 하고 윤의원은 출근부 하나 마련하시라고 하신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지만 바비큐 2인분에 도토리묵수제비를 먹는다.
신사 형님이 기증한 중암 선생의 술통 글을 읽고, 술을 사양하시는 형님께
맥주 하날 더 시켜 소주에 타 마신다.
여성 둘은 사이다를 맛있게 마셔 빈병이 다섯개가 되어
신사 형님의 평소 지론대로 사람 수보다 빈병 수가 많았다.
바보가 운전하여 형님을 한국아파트 앞에 내려 드리고 집에 와 난 목욕탕으로 간다.
잠깐 졸은 줄 알았는데 눈을 뜨니 거의 한시간 가까이 잤다.
몸이 많이 개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