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산개세(拔山蓋世)
힘이 산이라도 뽑아 던질만하고 세상을 덮을 정도라는 뜻으로, 기력이 웅대함을 말한다.
拔 : 뽑을 발(扌/15)
山 : 메 산(山/0)
蓋 : 덮을 개(艹/10)
世 : 인간 세(一/4)
(유의어)
개세지재(蓋世之才)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발산(拔山)은 산을 뽑을 만한 정도로 강한 힘의 뜻이고, 개세(蓋世)는 세상을 뒤덮을 만한 기운의 뜻으로 역발산 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줄임말이다.
그러므로 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기상이나 아주 뛰어난 기운을 가리키는 말이다. 역발산개세(力拔山蓋世)라고도 한다.
출전은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이다. 초(楚)나라를 일으킨 항우(項羽)와 한(漢)나라를 일으킨 유방(劉邦)은 중원을 두고 다투던 당대 최고의 장수들이었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세가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드디어 해하(垓下)에서 최후의 결전을 맞게 되었다. 이때 항우는 군사도 적고 식량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한나라 병사들이 사방에서 초가(楚歌)까지 부르자 향수에 젖은 초나라 병사들은 대다수가 전의를 잃고 도망을 갔다.
자신의 운명이 다했다고 판단한 항우는 최후의 만찬을 벌였다. 술 몇잔을 단숨에 들이킨 항우는 초라해진 자신을 바라보며 비분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力拔山兮氣蓋世(역발산혜기개세)
時不利兮騅不逝(시불리혜추불서)
錐不逝兮可奈何(추불서혜가내하)
虞兮虞兮奈若何(우혜우혜내약하)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운은 세상을 덮을 만하도다.
때가 불리하니 오추마마저 가지 않는구나.
추마저 가지 않으니 난들 어찌하리
우미인아! 우미인아! 너를 어찌하리.
전세가 이미 기울었음을 안 항우는 오추마가 나아가질 않는다란 것으로 싸움의 가능성이 없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 적지를 필사 탈출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에 우미인(虞美人; 우희)을 데려가지도 남기고 갈 수도 없어 그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절박한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천하를 호령하던 젊은 한 장수의 평범한 인간적인 면을 느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미인은 다음과 같이 화답하며 항우에게 분발할 것을 촉구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漢兵已略地(한병이약지)
四方楚歌聲(사방초가성)
大王意氣盡(대왕의기진)
賤妾何聊生(천첩하료생)
한나라 병사들이 이미 모든 땅을 차지하였고, 사방에서 들리느니 초나라 노래뿐인데, 대왕의 뜻과 기운이 다하였으니, 천한 제가 어찌 살기를 바라겠나이까
우미인은 말을 마치자마자 칼을 빼들어 자진하고 만다. 이를 바라보던 항우는 우미인의 죽음을 보살펴 주고 이내 굵은 피눈물을 두 주먹으로 훔치면서, 말을 소유하지 못한 병사들은 뒤에 남아 자유로 훗날을 도모할 수 있게 한 다음 자신을 따르는 기병들만을 데리고 적진을 돌파해 간다.
가까스로 오강(烏江)에 다다랐을 때, 항우의 뒤를 따르는 군사는 겨우 28기 밖에 되질 못하였다.
유방의 군사가 뒤쫓아 오는 급박함 속에 오강의 정장(亭長)은 항우에게 후일을 기약하길 충언하며 배에 오르길 간청하였으나, 항우는 돌아갈 자격 없음을 말하고 오추마(烏騅馬)를 정장에게 건넨 후 추격해 온 유방의 군사들과 최후의 결전을 펼치다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의 칼로 목을 찔러 자결한다.
정장에 의해 배에 올라 이끌려가던 오추마도 주인의 죽음을 알았는지 크게 울음의 소리를 낸 뒤 오강에 뛰어들어 죽음을 택하게 된다.
결국 항우는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끌다 마지막 싸움에서 패함으로써 31세의 젊은 나이로 우미인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고, 유방은 한(漢)나라의 고조(高祖)가 되어 진(秦)나라의 통일제국 이후 다시 천하를 재패하게 되었다.
훗날 슬피 숨져간 우미인의 무덤가에서 작은 바람에도 엷게 떠는 비단결같은 꽃잎의 꽃이 피어났는데, 이후 사람들은 이 꽃을 우미인의 영혼이 환생한 것이라 하며 우미인초(虞美人草)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역발산혜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는 항우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한 것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의 대담한 기개를 뜻하는 말이다. 이를 줄여 발산개세(拔山蓋世)라고 하며, 여기서 파생된 말로 개세지재(蓋世之才)가 있다.
참된 용기란 사람이 제힘만 뽐낸다면 소처럼 우직할 뿐이다. 거기에다가 지혜를 보태 바르게 다듬어야 비로소 참된 용기라 할 것이다.
장자(莊子)도 그의 인간세편(人間世篇)에서 당랑(螳螂; 사마귀)은 그 앞발을 번쩍 들고 큰 수레 앞을 딱 가로막고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다며 그 어리석음을 꾸짖었다.
한편 사면초가(四面楚歌) 또한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킨 한신(韓信)의 지용무쌍(智勇無雙)을 엿볼 수 있는 전고(典故)다.
이처럼 진정한 용기는 멧돼지와 같은 용맹이 아니라 지혜와 인내로 사람의 두려운 마음을 버릴 때 드러난다. 바로 두려움을 겁내지 아니하는 굳센 의지라 해야 할 것이다.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전략을 펼친 한신은 소년시절 무예를 연마했다. 그래서 그는 늘 보검을 차고 다녔다.
한번은 푸줏간 집 청년이 길거리에서 한신을 막아서며 “네가 비록 키도 크고 보검을 차고 다니나 필경 겁쟁이다. 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내 머리를 베어 보아라”고 말하면서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는 한신이 감히 검을 뽑아들지 못하는 것을 보자 소리쳤다. “만약 두렵다면 내 사타구니 밑으로 기어나가라.”
이에 한신은 그를 찬찬히 살펴보더니 정말로 사타구니 밑으로 기어나갔다. 거리에서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한신더러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훗날 대장군 한신에게 조소를 보낸 사람은 없었다.
중국 북송(北宋) 때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필부는 모욕을 당하면 검을 뽑아들고 싸운다고 했다. 이는 감정으로 핏대만 올리는 필부의 용기로서 도량과 참음은 말할 나위조차 없다.
온 세상이 정의롭다면 용기가 필요 없을 것이다. 의(義)를 보고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공자(孔子)는 말했다. 그렇다면 의를 보고 행하는 도덕적 양심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 해야 할 것이다.
▶️ 拔(뽑을 발, 무성할 패)은 ❶형성문자로 㧞(발)은 통자, 抜(발)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바깥에 끌어낸다는 뜻을 가진 글자 犮(발)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拔자는 ‘빼다’나 ‘뽑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拔자는 手(손 수)자와 犮(달릴 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犮자는 ‘달리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拔자를 보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갑골문에서는 양손으로 나무를 잡아당기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拔자는 본래 나무를 손으로 잡아 뽑는 모습으로 그려져 ‘뽑다’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뽑힌 나무를 犮자가 대신 표현하게 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拔(발)은 손으로 끌어내다, 잡아빼다의 뜻으로, ①뽑다, 빼다 ②쳐서 빼앗다, 공략하다 ③빼어나다, 특출하다 ④뛰어나다 ⑤덜어버리다 ⑥기울다, 기울어지다 ⑦흩어지다 ⑧빠르다 ⑨가리다, 분간하다 ⑩머무르다, 살다 ⑪쥐다, 손으로 잡다 ⑫그리다, 묘사하다 ⑬빠지다, 빠져 떨어지다 ⑭빨리, 갑자기, 급히 ⑮오늬(화살의 머리를 활시위에 끼도록 에어 낸 부분) ⑯활을 당겨 구부정한 모양, 그리고 ⓐ무성하다, 성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패) ⓑ우거지다(패) ⓒ성(盛)한 모양, 가지와 잎이 무성한 모양(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뽑을 추(抽), 뽑을 탁(擢)이다. 용례로는 빼어 버리거나 뽑아 버림을 발거(拔去), 칼집에서 칼을 빼냄을 발검(拔劍) 또는 발도(拔刀), 뿌리를 뽑음을 발근(拔根), 우뚝 섬을 발립(拔立), 근원을 뽑아버림을 발본(拔本), 세상에서 뛰어남을 발속(拔俗), 털을 뽑는 일을 발우(拔羽), 글을 뽑아서 베낌을 발초(拔抄), 빼어 냄을 발출(拔出), 가려 뽑음을 발취(拔取), 사람을 뽑아 씀을 발탁(拔擢), 줄다리기를 발하(拔河), 괴로움을 덜어줌을 발고(拔苦), 여럿 가운데서 훨씬 뛰어남을 발류(拔類), 내렸던 닻을 거두어 올린다는 발묘(拔錨), 가난하던 사람이 살림의 형편이 나아짐을 발빈(拔貧), 여러 사람 가운데서 뽑아 승진시킴을 발진(拔進), 글 가운데서 요점을 뽑음을 발췌(拔萃), 이를 뽑음을 발치(拔齒), 여럿 가운데서 특별히 빼어남을 발군(拔群), 많은 사람 가운데서 가려 뽑음을 선발(選拔), 유달리 뛰어남을 기발(奇拔), 뭍이나 산이 평균 해면에 비하여 높은 정도를 해발(海拔), 많은 가운데서 뽑아냄을 택발(擇拔), 여럿 중에서 특별히 뛰어남을 탁발(卓拔), 기발함으로 착상 따위가 아주 독특하게 빼어남을 경발(警拔), 나무가 쓰러져 뿌리가 빠짐을 강발(僵拔), 괴로움을 덜어 주고 낙을 주는 일을 발고여락(拔苦與樂), 말로 죄악을 저지른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을 발설지옥(拔舌地獄),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발묘조장(拔苗助長), 근본을 빼내고 원천을 막아 버린다는 발본색원(拔本塞源), 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기상이라는 발산개세(拔山蓋世) 등에 쓰인다.
▶️ 山(메 산)은 ❶상형문자로 산의 봉우리가 뾰족뾰족하게 이어지는 모양을 본떴다. 옛 자형(字形)은 火(화; 불)와 닮아 옛 사람은 산과 불이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山자는 ‘뫼’나 ‘산’, ‘무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山자는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를 그린 것으로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山자를 보면 가파른 능선이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도 이것이 산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山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산의 이름’이나 ‘산의 기세’나 ‘높다’와 같이 ‘산’에서 연상되는 여러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山(산)은 (1)둘레의 평평(平平)한 땅보다 우뚝하게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部分). 메 (2)산소(山所) (3)사물이 많이 쌓여 겹치거나, 아주 크거나, 매우 많은 것에 비유한 말, 또는 그것 (4)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것을 뜻하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메(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②산신(山神: 산신령), 산의 신(神) ③무덤, 분묘(墳墓) ④절, 사찰(寺刹) ⑤임금의 상(象) ⑥산처럼 움직이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산 악(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여러 산악이 잇달아 길게 뻗치어 줄기를 이룬 지대를 산맥(山脈), 들이 적고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 산과 물으로 자연의 산천을 일컫는 말을 산수(山水),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크고 작은 모든 산을 산악(山岳), 산 꼭대기를 산정(山頂),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무덤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산소(山所), 산 속에 있는 절을 산사(山寺), 산과 산 사이로 골짜기가 많은 산으로 된 땅을 산간(山間), 산의 생긴 형세나 모양을 산세(山勢),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촌(山村), 산에 오름을 등산(登山), 강과 산으로 자연이나 나라의 영토를 강산(江山), 높고 큰 산으로 크고 많음을 가리키는 말을 태산(泰山), 높은 산을 고산(高山),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신령스러운 산을 영산(靈山), 연달아 잇닿은 많은 산을 군산(群山), 조상의 무덤이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을 청산(靑山), 돌이나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산을 토산(土山), 유용한 광물을 캐어 내는 산을 광산(鑛山),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들 가까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야산(野山),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산류천석(山溜穿石),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산전수전(山戰水戰),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는 뜻으로 산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명(山紫水明),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을 산해진미(山海珍味),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산천의구(山川依舊) 등에 쓰인다.
▶️ 蓋(덮을 개, 어찌 합)는 형성문자로 盖(개)는 통자(通字), 盖(개)는 간자(簡字), 乢(개), 葢(개)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덮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盍(합; 그릇에 뚜껑을 덮는다는 뜻, 개)로 이루어졌다. 풀로 덮어 씌우다의 뜻이, 전(轉)하여 덮개의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蓋(개)는 (1)의장(儀仗)의 하나. 양산 모양으로 되었으며 사(紗)로 꾸며졌음. 빛깔에 따라서 청개(靑蓋), 홍개(紅蓋), 황개(黃蓋), 흑개(黑蓋) 등이 있음 (2)번뇌(煩惱)를 달리 이르는 말. 곧 번뇌(煩惱)는 수행(修行)하는 이의 착한 마음을 내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에서 이름 (3)본디 인도(印度)에서, 비나 햇볕을 가리기 위하여 양산이나 우산처럼 쓰던 것. 행도(行道) 때에 도사(導師) 등에게 받쳐 주는 것. 나뭇잎, 나무 껍질, 대 따위로 만들었음. 산개(傘蓋), 입개(笠蓋) (4)후에 (3)의 뜻이 변하여 천장에서 불상(佛像)이나 예반(禮盤) 따위를 덮는 나무나 쇠붙이로 만든 불구(佛具). 보개(寶蓋). 대산(大傘). 주산(朱傘). 천개(天蓋). 현개(縣蓋) 등의 뜻으로 ①덮다 ②덮어 씌우다 ③숭상(崇尙)하다 ④뛰어나다 ⑤해(害)치다 ⑥뚜껑 ⑦덮개 ⑧하늘 ⑨상천(上天) ⑩일산(日傘: 자루가 굽은 부채의 일종으로 의장의 한 가지) ⑪모두 ⑫대략(大略) ⑬대개(大槪: 대부분), 아마도 ⑭그래서, 그리고 어찌 합의 뜻으로 ⓐ어찌(합) ⓑ문짝(합) ⓒ땅의 이름(합)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덮을 멱(冪), 덮을 폐(蔽)이다. 용례로는 열매가 완전히 익은 뒤에 터지는 열매를 개과(蓋果), 떨치는 힘이 세상을 뒤엎음을 개세(蓋世), 확실하지 못하나 그럴 것 같은 모양을 개연(蓋然), 전각의 바닥에 까는 벽돌을 개벽(蓋甓), 덮개를 덮음을 개복(蓋覆), 기와로 지붕을 이음을 개와(蓋瓦), 위를 지붕처럼 덮은 차를 개차(蓋車), 이엉으로 지붕을 이음을 개초(蓋草), 뚜껑 또는 덮개로 더러워진 하천에 덮개 구조물을 씌워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일을 복개(覆蓋), 수레를 멈추고 깁양산을 기울이어 잠시 이야기함을 경개(傾蓋), 높은 벼슬아치가 타던 말 네 마리가 끌던 수레를 관개(冠蓋), 일의 큰 원칙으로 말하건대를 대개(大蓋), 수레 위에 받쳐 햇빛을 가리는 자루가 좀 굽은 덮개를 곡개(曲蓋), 조각을 한 네모진 덮개를 방개(方蓋), 집의 위쪽을 덮어 가리는 부분을 옥개(屋蓋), 관 뚜껑을 덮고 일을 정한다는 개관사정(蓋棺事定), 기상이나 위력이 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영웅을 개세영웅(蓋世英雄), 세상을 마음대로 다스릴 만한 뛰어난 재기를 개세지재(蓋世之才), 세상을 뒤덮을 만한 뛰어난 풍채를 개세지풍(蓋世之風), 하늘과 땅을 덮어 가린다는 개천개지(蓋天蓋地) 등에 쓰인다.
▶️ 世(인간 세/대 세)는 ❶회의문자로 卋(세)의 본자(本字)이다. 세 개의 十(십)을 이어 삼십 년을 가리켰으며 한 세대를 대략 30년으로 하므로 세대(世代)를 뜻한다. 삼십을 나타내는 모양에는 따로 글자가 있으므로 이 글자와 구별하기 위하여 모양을 조금 바꾼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世자는 ‘일생’이나 ‘생애’, ‘세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世자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를 함께 그린 것이다. 世자의 금문을 보면 나뭇가지에서 뻗어 나온 새순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世자의 본래 의미는 ‘나뭇잎’이었다. 나무는 일 년에 한 번씩 싹을 틔운다. 나뭇잎이 새로 돋는 것을 보고 봄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나뭇잎이지는 것을 보며 한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世자는 후에 사람의 생애에 비유해 ‘생애’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世자가 가차(假借)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艹(풀 초)자와 木(나무 목)자를 더한 葉(잎 엽)자가 ‘나뭇잎’이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世(세)는 (1)지질(地質) 시대(時代)의 구분(區分)의 한 단위(單位). 기(紀)를 잘게 나눈 것 (2)일부(一部) 국가(國家)에서) 왕조(王朝)의 임금 순위(順位)를 나타내는 말. 대(代). 이세(二世) 등의 뜻으로 ①인간(人間) ②일생(一生) ③생애(生涯) ④한평생 ⑤대(代), 세대(世代) ⑥세간(世間: 세상 일반) ⑦시대(時代) ⑧시기(時期) ⑨백 년(百年) ⑩맏 ⑪세상(世上) ⑫성(姓)의 하나 ⑬여러 대에 걸친 ⑭대대(代代)로 전해오는 ⑮대대(代代)로 사귐이 있는 ⑯대를 잇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대신할 대(代), 지경 역(域), 지경 경(境), 지경 계(界), 지경 강(疆)이다. 용례로는 세대(世代), 세상(世上), 세상에 흔히 있는 풍속을 세속(世俗), 그 집에 속하는 신분이나 업무 등을 대대로 물려받는 일을 세습(世習), 조상으로부터의 대대의 계통을 세계(世系), 주로 명사 앞에 쓰여서 세상에서 흔히 말함의 세칭(世稱), 온 세상이나 지구 상의 모든 나라를 세계(世界), 세상의 풍파를 세파(世波),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세태(世態), 숨어 살던 사람이 세상에 나옴을 출세(出世), 현실을 속되다고 보는 처지에서 현실 사회를 일컫는 말을 속세(俗世),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현재의 세상으로 이 세상을 현세(現世), 죽은 뒤에 가서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내세(來世), 가까운 지난날의 세상을 근세(近世), 잘 다스려진 세상으로 태평한 시대를 청세(淸世), 세상에 아첨함을 아세(阿世), 이 세상에서 살아감을 처세(處世),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세상만사(世上萬事), 자손 대대로 이어져 내림을 세세손손(世世孫孫), 세상의 도의와 사람의 마음을 세도인심(世道人心),세상 물정과 백성의 인심을 세태인정(世態人情), 세상일의 형편을 세간사정(世間事情), 세상이 그릇되어 풍속이 매우 어지러움 세강속말(世降俗末), 대대로 내여 오며 살고 있는 고장을 세거지지(世居之地), 여러 대를 두고 전하여 내려옴 세세상전(世世相傳), 대대로 나라의 녹봉을 받는 신하를 세록지신(世祿之臣), 세상일은 변천이 심하여 알기가 어려움을 세사난측(世事難測), 신세대가 구세대와 교대하여 어떤 일을 맡아 본다는 세대교체(世代交替)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