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바이러스<일요 칼럼>
“목사님, 안녕하세요? 이것 좀 드셔보세요!”
교회 화단 옆에는 이웃 유치원에서 만들어둔 텃밭 하나가 있다. 거기엔 감자며 옥수수 그리고 수박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열매가 맺히면 유치원 아이들에게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열매들이 자라는지 실물 교훈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체험학습장인 셈이다.
이 학습장을 관리하시는 분이 상추를 수확했다면서 상추 한 소쿠리 가지고 왔다. 상추야 우리 텃밭에도 있지만 고마웠다. 이분은 사실 유치원 차를 운행하시는 기사분이다. 이분이 들어오기 전에는 유치원 텃밭이 방치 상태였는데 이분이 들어온 후부터는 그 밭이 그림같이 변했다.
가끔 화단에 물을 주다가 이웃 텃밭을 보면 식물들이 목이 말라서 거의 쓰러지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기사분이 매일 출근하는 게 아니라서 주말에는 밭에 심어둔 야채들이 계속되는 가뭄에 허덕일 때가 많다. 그래서 이웃도 모르게 그 밭에 물이 필요해 보이는 식물에 가끔 물을 주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는 수박 넝쿨이 시들시들해 보여서 꽃밭에 물을 주다가 그쪽 수박에도 물을 주었다.
어린 시절 늘 아프시던 엄마는 남들처럼 맛있는 고구마며 감자 같은 것들을 우리 집에 삶아둘 여력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친구들 집에 놀러 가서 그런 집에는 흔하디흔한 고구마 하나 얻어먹고 싶어도 체면에 하나만 달라고 선뜻 요청하지 못했다. 자꾸만 고구마를 쳐다보는 내 모습을 눈치채고 “고구마 하나 먹을래” 하며 소쿠리에 있는 고구마를 집어 주시던 친구 엄마가 참 고마웠다. 남들에게는 별로 힘든 일이 아닐지 몰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간절한 소망이 되는 경우도 있고 혹자에겐 예삿일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 될 수 있다.
평소에 자기 밭에 가끔 물을 준다는 것을 알았을까? 오늘은 그 이웃이 상추를 주면서 오히려 "목사님,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건넨다. 무슨 말씀이냐고 "제가 더 고맙지요"라고 대답하고 반갑게 받았다.
교회 앞을 지나다니는 마을 분들이 계신다. 이런저런 농사를 지으시고 한 번씩 수확한 농산물들을 주고 가신다. 물론 교회 출석하는 교인들은 아니다. 그동안 아내가 맺어 둔 인연 때문이고 알게 모르게 나눈 인정 때문이다. 아주 작은 나눔과 베풀어진 인정이 즐거운 이웃 관계를 만들고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행복한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간다. 유독, 자기 것만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 내 땅, 내 자식, 내 식구, 내 소유 등 자기 외에는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냉정한 사람들은 자신이 손해가 된다 생각이 되면 이웃이고 누구고 없이 공격하고 싸운다. 이기심, 거기에서 불행이 시작되고 거기에서 불행한 삶이 열매를 맺는다.
작고 사소한 이타심이 큰 행복을 가져오고 예상치 않았던 즐거움과 보람으로 되돌아온다. 불행은 무엇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주고 또 주다 보면 신기하게 또 생기고 또 채워지는 것을 경험한다. 이것이 행복의 원리 생명의 원리다.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눅 6:38)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자주 드러내는 이기적 관심에 대하여 하나님은 불쾌하게 생각하신다. 이런 정신을 간직하는 각 가정은 그리스도의 생애에서 나타난 순결한 원칙들에 의하여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자들은, 손님 대접하기를 즐겨 하지 않는 사람들은, 많은 축복을 잃을 것이다.”(6증언, 344)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나누고 베푸는 삶, 바로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팟캐스트 방송)---
http://www.podbbang.com/ch/10726?e=24952241
---(Link-2)---
http://file.ssenhosting.com/data1/chunsd/240622.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