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찾은 대전광역시 중구 침산동에 자리한 뿌리공원은 우리 민족 전통의 효(孝) 사상을 고취하고 청소년들에게 뿌리를 찾는 산 교육장을 만들 목적으로 1997년 대전광역시 중구에서 조성한 전국 유일, 세계 유일의 효 월드 ‘효 테마 공원’이다.
10여 만㎡ 부지 위에 족보박물관과 성씨 조형물이 총 244기 설치되어 있고 주변에 흐르는 유등천 주위에는 수달,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이 13종 살고 있다.
광산김(金) 씨(조형물 번호 95번)는 신라 왕자 흥광(興光)을 시조로 받든다. 나라가 장차 어지러워질 것을 알고 광서동(지금의 광주광역시 서일동)에 터전을 잡고 살았기에 광산(光山)으로 관향을 삼게 되었다. 아드님 식(軾) 이후 대대로 고려의 높은 벼슬인 평장사로 오른 이가 여덟 분이라 동네 이름을 평장동이라 했다.
후손은 문정공 태현, 문숙공 주정, 양간공 연으로 나누고 있다. 조선시대에 더욱 가문이 번창하고 많은 인물이 배출되어 삼한갑족의 일컬음을 얻게 되었다. 시조 18대손 정(鼎)은 추성보리공신으로 중대광대호군 광성군에 오르고 약채, 약항, 약시 삼형제가 과거에 올랐다.
약채(若采)는 조선조 초기에 충청도 관찰사를 지내면서 연산에 자리 잡게 되어 세칭 광김(光金)을 중심으로 기호 유학의 본거지가 되었고, 증손 국광(國光)은 경국대전을 지었다. 국광의 5대손 사계 장생(長生) 선생은 기호학파의 거대한 봉우리를 일으켰다.
사계는 송익필, 이이(李珥)의 제자로 성리학, 예학에 두루 통달한 거유로 그 학통이 아드님 신독재 집(集)에게 전해졌고, 두 분의 문학에서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등, 우리나라를 빛낸 큰 학자가 줄을 이어 나와 드디어 기호학파의 거대한 맥을 형성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된 연산의 돈암서원에는 기호 학맥이 남아 있다. 광산김씨의 영예로운 것은 우리 역사를 통틀어 으뜸가는 도학자 18분이 오른 성균관의 문묘에 두 분이 배향되었고(사계와 신독재) 대제학을 일곱 분이나 배출했다.
사계 선생 삼자(三子) 허주 반(槃)의 손자 김만중은 충효 소설 구운몽, 사씨남정기를 지어 우리 문학사를 빛냈다. 그 밖에 정승판서, 장군, 충신열사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