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다 쓰러지고… 밭일 하다 사망… 온열환자 속출
남부 사흘째 폭염특보 이어져
습도 99%까지 치솟아 숨막혀
“야외활동 줄이고 수분 섭취를”
폭염이 기승을 부린 3일 오후 대구 서구 평리동에서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가던 노인이 한 가로수 아래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사흘째 폭염특보가 이어진 남부 지역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2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5시간 동안 온열환자 5명이 발생했다. 5월 중순부터 이달 1일까지 온열환자가 총 4명 발생했는데, 2일 하루 만에 이를 넘은 것이다.
2일 오후 3시 40분경 광주 서구 마륵동 자전거전용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A 씨(54)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 씨는 현재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열사병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20대 1명과 50대 2명도 이날 오후 광주 지역 공사장에서 일하다 열경련, 열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냉방 시설이 없는 건물 안에서 일하던 30대 남성도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광주·전남 지역에는 장마전선이 물러간 1∼3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습도는 1, 2일 모두 최대 99%까지 올랐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도가 높아지면 체감 온도가 높아지고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들게 된다”고 했다.
온열환자는 광주뿐 아니라 남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3일 전북 고창군 해리면의 밭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B 씨(58)는 작업 후 팔다리에 경련을 일으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구급대 출동 당시 B 씨의 체온은 39도를 넘었다. 2일 전남 보성군에서는 무더운 날씨에 밭일을 하던 보성경찰서 소속 경찰관 C 씨(59)가 쓰러져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원래 심장질환이 있었는데 무더위에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은 되도록 야외 활동은 삼가는 게 좋다. 또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충분한 휴식과 물 섭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고창=박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