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보이지 않는 옷, '땅스'(thongs) 라고 불리우는 한 유행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미국인들의 상당한 선물 항목 중의 하나로 각광을 받는다고 한다. 내가 이번에 서울에 갔을 때는 이를 들어 볼 기회가 없었지만 전에 우리 대화방에서 내가 물어 보니 어느 분은 T 팬티라고 하는 것 같다고 했었다. 한국에도 지금 유행하는지는 내가 아직 모르겠다. 발가락에 끼는 여름용 슬리퍼를 땅스라고도 부르지만 여기선 줄 처럼 끈으로 만든 G선(G-strong)의 팬티를 말한다.
이 땅(thong)은 글자 그대로 끈 처럼 생긴 허리를 묶고 가랑이 가운데를 가리는 우리네 보수적 관점으로는 대단히 급진적인 속옷 패션(fashion)이다. 초자유의 세계로 세상에 소문난 미국에서도 지금 까지는 그것을 일반적으로는 떠들어 말하지 못했던 소수의 숨은 유행이었었다. 할리우드(Hollywood, CA)의 프레드릭스(Frederick's) 같은 데서만 팔았던 특수 상품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인 보통 사람들의 평범하고 흥행하는(popular) 그 많은 대중 백화점 월마트(Wal-Mart)에 까지 내 걸리면서 부터 이제 더 이상 공석에서 피하는 화제 거리가 아닌 대중 유행으로 자리를 당당히 잡게 되었다.
그 족보를 따지자면 스트립 쇼(strip show)와 같은 데서 시작 했다지만 진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빌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으로 부터 인해서였다. 그의 기괴한 로맨스로 유명한 마니카 루이스키(Monica Lewinsky)가 1995년 11월 15일 저녁에 클린턴에게 그녀가 입고 있던 땅의 팬티를 슬쩍 한 번 보여준 일별(一瞥)이 그 유행의 기폭제(起爆劑)가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것이 클린턴을 몰아 세우려던 그 스타 보고서(the Starr report)에 그가 단 둘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니카의 그것(thong)을 보았다는 것 때문에 그 땅은 마침내 여자 속곳 들 세계에 일약 수퍼스타덤(superstardom)에 오르게 되었다.
원조는 그 할리우드의 프레드릭스에서 1981년 첨으로 '가냘픈 팬티'(Scanty Panty)로 선을 보인 것인 데, 청교도의 나라의 가치 척도로 치면 죄많은 G선(G-string)의 팬티였었다. 그러나 이제는 소위 "편하다"(comfort)는 표현으로 보편화 된 첨단의 유행이 아닌가. 물론 그 뒤에는 돈을 벌려는 사업가들의 무섭고 집요한 노력이 있었겠지만, 실로 간지럽고 게기지 않겠는가, 그런 끈이 끼어서 내가 상상만 해도 말이다. 재봉틀에 솔기를 내면서 실로 박던 데서 이제는 열을 가해서 눌러 만듦으로 솔기 조차 없애니까 많이 안락한 감을 주겠지만, 팽창하고 수축할 수 있는 천으로 까지 만드는지는 몰라도.
그러나 얄팍한 테잎 처럼도 만들고 여러가지로 안락하고 편하게 만들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사람들의 가상한 산업이라고 해야 하겠다. 양치질을 잘 해도 구강에 냄새가 나고 이가 썩는 것은 칫솔이 닿지 않는 이와 이 사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잇발 사이를 가는 실로 씻어 내는 플라스(floss)라는 것을 만들었던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치아가 조밀한 사람은 그 실 조차 사이에 들어가기가 어려워서 플라스틱으로 아주 얇은 테잎 같이 만들어서 쉽게 들어 가게 만들었던 것을 우리가 기억한다. 땅스도 그렇게 얇게 만든다니까.
자고로 권력과 돈과 여자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뒷골목 철학이 있었나 보다, 세계의 최고 권력이 여자를 만나면 예기치 않는 새로운 유행도 빚어 내니까 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먹다가 죽은 쉐바스 레걸 이라는 위스키가 한국에 유행한 것도 그런 이치가 아닌가. 이로서 급속히 그리고 강력히 땅스가 생필품의 주요 아이템이 되어 간 것이다. 속옷 산업가는 말했다던가, "오로지 눈으로 볼 수 없는 사업"이 속옷 장사라고 했지만 시시하게 보이는 상품들 보다도 얼마나 알차게 재미를 보는가, 이 놀라운 세상에서 말이다. 사람들은 겉에 보이지 않는 감추어진 유행에도 그렇게 놀랍도록 민감하니까.
빅토리아 씨크릿 체인점에서만도 지난 한 해 동안 2천만개를 팔았고, 할리우드의 그 프레드릭스에서는 2001년 전체 팬티 판매고 중에 90%가 땅스의 매상이었다니 그 유행의 속도를 가히 짐작하지 않겠는가. 식료품 가공 회사로 유명한 세라 리(Sara Lee) 라는 회사가 엉뚱하게도 지난 해 월마트 백화점 체인에만 공급한 땅스가 지난 한 해 만에 1억 2천 3백만개를 팔았다니 그 스타 보고서가 나온 1988년에 팔린 총 땅스의 갑절인 것만 보아도 빌과 마니카의 영향을 상상할 수가 있다.
땅스는 어디에서나 편재해 있을 정도이다. 미국의 어느 도시의 귀퉁이를 걸어 가도 우리가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십중팔구는 그 속으로 땅을 입은 여자들을 지나치게 될 것이다. 특수 싸이즈로 알려진 '꼭 내 싸이즈'Just My Size) 라는 가게에선 대형 64인치 엉덩이 싸이즈도, '발리'(Bali) 가게에서는 불뚝 배통 나온 사람(tummy bulge)을 위해서도 얇게 만든 끈 팬티를 '쉐이퍼'(shaper) 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으며, 심지어 임산부를 위한 싸이즈도 있다니 땅스는 미끈한 스트립 쇼걸들에게만 맞는 게 아니라 이제는 누구에게나 맞는 모든 싸이즈가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왜 이렇게 끈 팬티를 여자들은 입을가? 전문가들은 유행에 연쇄 작용이기도 하단다. 배꼽 드러내는 웃옷이 유행이듯이 요즘 불루 진(jeans)을 입는 여자들을 보면 바지 춤이 허리에서 엉덩이가 다 나올 정도로 까지 내려 가고 있으니 전통적인 큰 팬티를 입을 수가 있겠는가, 바지 보다 팬티가 위로 올라 가게 하기 전에는 말이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여자들의 선호 못지 않게 남자들 때문에 땅스를 입게 된다는 동기라고 한다. 자기 아내나 애인의 뒤로 스커트나 바지 엉덩이에 팬티 라인이 불거저 나오는 게 보기 싫어서 도리어 남자들이 땅을 입으라고 권한다는 것이다. 라 펄라(La Perla) 가게에선 그 T자 처럼 생긴 G선의 그 땅 한개에 60불에서 140불 까지 받는 데 그 판매고의 삼분지 이가 남자 고객들이 올려 준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한 술 더 떠서 속곳의 환상을 창조해 내어 억수로 사업을 잘 하는 빅토리아 씨크릿에서는 이번 크리스마스 대목에 또 다른 환상의 땅을 팔고 있으니, 그걸 입은 여자를 황홀하게 하기 위하여 따로 리모트로 징글벨 음악이나 크리스마스 캐롤이 메들리(medley)로 흘러 나오도록 하고는 그 땅에 부착된 아주 작은 눈꽃송이 같은 데를 누르면 그 음악이 꿈 속 같이 들려 오도록 분위기를 만들기 까지 했다니 말이다. 결국 여자들의 유행이라고 남자들이 더러는 웃지만, 실상 남자들의 환상 때문에 여자들이 그러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또 남자들의 속옷을 사는 건 대부분 여자들이니 호형호제(呼兄呼弟)이지. 놀랍게도 남녀 평등 세상이 되었으니, 질세라, 이미 지난 해 부터 남자들을 위한 땅스가 나왔다고 하니 그다지 남자들이 샘 낼 것 조차 없겠다. 글쎄, 여자들도 남자들이 땅을 입는 걸 또 좋아 할래나? 아무튼 내가 생각해도 세상은 점점 더 재미 있게 되어 가는 것 같다. 땅스로 인하여 즐기는 사람, 웃는 사람, 그리고 돈 버는 사람, 이래 저래 빌 클린턴은 풍운아였나 보다, 우리를 많이 웃기게 하더니 아직도 그의 여운이 이렇게 반향되고 있으니...
첫댓글 돈과 권력과 여자가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말은 맞네요......한 풍운아가 세계를 흔들고 있군요...긴 글 쓰느라 고생하셨어요....몰랐던 지식 알고 갑니다...메리 크리스마스!!!!
글씨가 뮤서워.........
입은건지는 ,,, 새로운 가리개 라는거지여...... 몰상스럴꺼가텨.... 메리 크리스....,,,
요약해 주시면 안 될까요?
첨으로 듣는소리네...........하여든 우린구석기시대당 ! 맞징?